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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6-05-06 11:25:00

    수정 : 2026-05-29 09:45:54

사장이 괴롭히면 감독관이 직접 나선다…노동부, 괴롭힘 사건 처리지침 개정

2026-05-06 11:25:00



노동청 ‘직접 조사’ 늘어난다…“기업들, 괴롭힘 처리 더 정교해져야”
[2026년 6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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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원인이 경기 수원시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서 직장 내 괴롭힘 상담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다. (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지침을 개정해 근로감독관이 직접 조사할 괴롭힘 사건의 유형을 구체화했다. 이번 처리지침 개정으로 괴롭힘 사건에 대한 고용노동청의 개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조사 절차 마련을 기업의 과제로 꼽았다.

    개정 지침, 감독관이 '직접' 조사할 괴롭힘 '구체화'

    노동부는 지난달 '2026년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 처리지침'을 발표했다. 개정 지침에는 ▲근로감독관이 직접 조사할 괴롭힘 사건의 유형 구체화 ▲사업장의 괴롭힘 조사ㆍ조치에 불복한 신고 사건의 검토 기준 구체화 ▲사용자가 괴롭힘 행위자로 신고된 사건에 대한 처리 기준 등이 담겼다.

    개정 지침은 근로감독관이 직접 조사해야 할 괴롭힘 사건으로 다섯 가지를 규정했다. 개정 지침에 규정된 사건은 △사용자의 괴롭힘 사건 △최근 3년 이내 조사 의무 위반 이력이 있는 사업장의 반복 위반 사건 △중대한 피해 또는 사회적 물의 사건 △조사 거부 또는 명백히 객관적이지 않은 조사가 진행된 사건 △지방노동관서의 기관장 또는 부서장이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 등이다.

    노동부는 괴롭힘 신고자가 사업장의 조사ㆍ조치 결과에 불복해 노동청에 괴롭힘 신고를 한 사건에 대한 검토 기준도 구체화했다. 개정 지침은 조사ㆍ조치 결과가 명백히 불합리한지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조사ㆍ조치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취업규칙 절차를 위반했는지 △조사 과정에서 진정인, 주요 참고인에게 진술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거나 주장, 증거가 합리적 이유 없이 배제됐는지 △판단 과정에서 괴롭힘 행위자의 개입 사실이 있었는지 △판단의 사실관계를 확증하는 증거가 허위인지 여부를 제시했다.

    노동부는 판단기준에 따라 사용자가 괴롭힘 조사를 명백히 불합리하게 한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른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개정 지침은 사용자가 괴롭힘 행위자로 지목된 사건에 대한 처리 기준도 제시했다. 지침은 사용자나 사업경영담당자가 괴롭힘 행위자인 사건은 근로감독관이 선제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용자가 조치 의무를 하도록 규정했다. 이후 사용자의 조사ㆍ조치 내용에 대해 근로감독관이 지도하고 확인한다.

    노동청 개입 늘어날 전망…"기업들, 객관적인 자체 절차 마련 중요해져"

    이번 개정 지침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노동청의 개입을 확대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김영민 법무법인 태평양 공인노무사는 "이번 개정 지침이 근로감독관의 직접 조사 실시 범위를 특정함으로써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노동청의 개입 여지가 늘어났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보다 엄밀한 대응이 필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청의 개입이 확대되면 사건 처리 기간이 지연되고 외부 법률서비스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준영 커넥트 노무법인 공인노무사는 "노동청의 개입이 늘어나면 이미 업무 과중으로 지연이 많은 노동청의 사건 처리 지연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노동청의 개입이 늘어나면 외부 조사 등 관련 법률서비스 시장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청이 직접 조사하는 사건이 늘어남에 따라 기업의 직장 내 괴롭힘 대응도 정교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지금처럼 괴롭힘 조사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자체적으로 객관적인 처리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민 노무사는 "기존에는 괴롭힘 신고가 들어오면 기업들이 조사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고 회사는 조사 과정에서 특별히 할 일이 없었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할 것"이라며 "근로감독관이 직접 조사를 하게 되면 기업의 괴롭힘 조치 의무 이행 여부까지 들여다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 보다 이제 기업에서도 괴롭힘 문제 처리 절차를 정교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괴롭힘 조사를 외부 기관에 맡기더라도 절차적인 불합리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기업에서도 직접 들여다봐야 한다"며 "절차적인 불합리가 없는 객관적인 절차 마련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영 노무사도 "근로감독관이 직접 조사를 한다고 해서 기업의 조사 의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은 객관적인 조사자를 선임하고 업무 성과와 괴롭힘 행위를 분리해 객관적으로 괴롭힘 문제를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 지침이이 여전히 허위신고 문제와 소규모 사업장 비용 부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영민 노무사는 "최근 허위신고 등 괴롭힘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 개정에 허위신고에 대한 대책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김준영 노무사는 "영세사업장의 경우 조사 절차에 응하면 휴업을 해야 해 비용 문제가 크게 발생한다"며 "이번 개정 지침에 조사 절차에 응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영세사업장에 대한 구제 방안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 지침은 피해자 보호 강화에도 부족한 점이 있다"며 "사건 조사 기간 중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이를 직접적으로 강제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데, 이에 대한 대안도 제시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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