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생명안전기본법안(수정, 박주민의원ㆍ한창민의원ㆍ용혜인의원 대표발의)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근로자가 연차 유급휴가를 시간단위로 분할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간 개별 기업이 취업규칙, 단체협약을 통해서만 시행했던 시간단위 연차 사용을 근로기준법에 규정한 것으로, 공포 후 1년 후 시행된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근로기준법 등 고용노동부(장관 김영훈) 소관 4개 법률안이 의결됐다.
시간단위 연차 허용ㆍ휴게 선택권 확대
먼저,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시간단위 연차 사용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유급휴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간단위 및 일수의 범위에서 분할해 청구한 때 이를 부여해야 하며,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사용자가 연차 유급휴가의 청구 또는 사용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이를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한, 4시간 반차를 사용한 근로자가 30분의 휴게시간 없이 곧바로 퇴근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이 개정됐다.
그간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하루에 4시간 근무할 경우 '30분 휴게시간'을 의무적으로 채운 후에 퇴근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근로기준법이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휴게시간을 채우기 위해 회사에 추가로 30분 더 머물러야 하는 불편이 발생해 왔다.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근로자가 반차나 조퇴 등으로 하루 4시간만 근무할 경우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했던 30분 휴게시간을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향후 근로자가 즉시 퇴근을 선택하면 4시간 근무 후 30분 휴게시간 없이 퇴근할 수 있다.
노동부는 "그간 일 단위 사용을 전제로 규정된 연차휴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간단위 및 일수의 범위에서 분할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자가 연차를 청구하거나 사용한 노동자에게 임금 삭감, 인사상 불이익 등 불리한 처우를 하는 행위가 금지된다"며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맞춰 휴게 및 연차 사용에 대한 노동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휴식권의 실질적 보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시간단위 연차 사용은 공포 1년 후, 휴게시간 선택 관련 내용은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
"비닐하우스 숙소 퇴출"…외국인 근로자 주거 환경 개선
외국인 근로자에게 불법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간 비닐하우스 등 불법 가설건축물에 거주한 외국인 근로자가 화재, 폭염, 한파 등 재해에 노출되자 이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개정안은 가설건축물대장 및 건축물대장상 주거시설에 적합한 건축물을 숙소로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공포 1년 후 시행된다.
자치단체의 외국인 근로자 주거환경 개선, 상담, 교육 등 지원사업에 대해 노동부 장관이 행정적ㆍ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함께 마련됐다. 자치단체 지원 관련 내용은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
"캄보디아 취업사기 막는다"…거짓 구인광고 모니터링 강화
거짓 구인광고로부터 구직자를 보호하기 위해 직업안정법이 개정돼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 앞으로 취업포털 등 직업정보제공사업자는 구인 사업장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산업재해 발생건수 공표 사업장인 경우 그 사실을 게재해야 한다. 또한 구인자의 신원과 정보가 불확실한 구인광고, 도시명 등 근무지 정보가 불명확한 국외 취업광고는 게재할 수 없게 된다.
직업정보제공사업자는 구인자의 기업정보와 직업정보 등에 허위ㆍ과장 여부가 있는지 모니터링해야 하고, 정부는 거짓 구인광고에 대해 수정이나 게시 중지, 삭제를 명령할 수 있게 된다.
노동부는 "이번 법 개정으로 캄보디아 취업사기 등 고수익을 미끼로 한 불법ㆍ거짓 구인광고가 원천 차단될 것"이라며 "정부는 구인광고 모니터링을 위한 기술적ㆍ재정적 지원을 통해 구인광고의 신뢰도를 높이고 구직자의 권익 보호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회적기업 협회 설립ㆍ공제사업 근거 마련
사회적기업 육성법 개정으로 사회적기업이 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자발적으로 협회를 설립하고 공제사업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공포한 날부터 시행되며, 협회 설립과 공제사업 수행 관련 내용은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
협회는 사회적기업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권익 보호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공제사업을 통해 경영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사회적기업의 자율적인 경제 활동을 촉진해 지속 가능한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게 된다. 사회적기업의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도 연 2회에서 1회로 완화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법률은 노동자와 구직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불편과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는 노동자의 휴식권 보호를 강화하는 등 '일과 삶이 공존하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지속 노력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