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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6-09-07 18:25:00

    수정 : 2026-09-29 17:25:21

[단독] ‘철도 공공성 요구’ 노조 파업 정당…법원 “노란봉투법 취지 고려”

2026-09-07 18:25:00



“수서행 KTX 운행 요구한 파업, 불법파업 아냐”…철도노조 조합원 징계 무효 판결
사건번호 : 회원전용 서비스입니다.
[2026년 10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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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9월 16일 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공동파업,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에 참가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서행 KTX 운행 등 철도 공공성을 요구하며 벌인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은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개정 노동조합법 취지를 고려할 때 노동쟁의 대상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 즉 철도 공공성을 위한 요구로까지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임성실)는 지난 3일 철도노조 조합원 B 씨 등 25명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징계 무효 확인 소송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23년 9월 철도노조는 공사와의 교섭이 결렬되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나흘간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철도노조는 '수서행 KTX 운행'을 교섭 요구안으로 내걸었는데, 공사는 수서행 KTX 운행 요구가 노사 교섭과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없는 정부 정책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공사는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했다. 이어 파업을 주도한 B 씨 등 조합원들에게 견책, 감봉 1개월, 정직 1개월 등의 징계를 내렸다. 조합원들은 수서행 KTX 운행이라는 철도 공공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 파업은 정당하다며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철도 공공성도 파업 목적 정당성 판단 요소"

    법원은 수서행 KTX 운행을 요구 조건으로 내건 파업은 정당하다며 조합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파업의 주된 목적이 '2023년 임금협상 결렬'에 있다고 봤다. 요구안에 수서행 KTX 운행 등 정책 사안이 포함됐더라도, 이를 제외했다면 파업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노조 요구안은 기본급 인상이나 수당 개선 등 '근로조건과 직접 관계있는 사항'과 수서행 KTX 운행 등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상의 결정사항'으로 구분된다"며 "노조가 공사에 수서행 KTX 운행 등을 요구했다는 사정만으로 임금협상이 명목상 목적에 불과했다거나, 이를 제외하면 파업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사가 철도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기업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재판부는 "철도 안전과 공공성 또한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라며 "수서행 KTX 운행이나 철도 민영화 중단 요구는 고속열차 좌석 부족 해소, 철도 안전성 강화 등 철도운행 사업의 공공성과 관련돼 있다"고 판시했다.
     
    특히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의 입법 취지를 반영해 판단한 점이 눈에 띈다.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 제5호는 노동쟁의 정의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도 포함하도록 개정됐다.
     
    재판부는 "노동조합법 개정 이유가 헌법상 노동3권을 실질화하기 위함인 점을 고려하면 철도노조 파업이 노동조합법의 개정 전에 발생했더라도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노동조합법 개정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한국이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제87호 결사의 자유 협약ㆍ제98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협약) 취지도 함께 짚었다.
     
    재판부는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 결정에 따르면 근로자가 파업권 행사를 통해 옹호하는 직업적ㆍ경제적 이익은 근로조건 개선이나 직업적 성격을 가진 집단적 요구에만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에게 직접적인 관심사항인 기업이 직면한 경제ㆍ사회정책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과도 관련돼 있다"며 "ILO의 기준은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데 하나의 고려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정부 정책 사안을 요구로 내건 파업의 정당성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사건에서 조합원 측을 대리한 김덕현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철도공사의 공공성과 철도 안전을 고려해 공공성에 기반한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판결"이라며 "개정 노동조합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해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한 점도 유의미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통해 법원은 개정 노동조합법의 의미에 대한 일각의 왜곡과 축소 시도가 우리 헌법과 노동조합법, 우리나라가 비준한 ILO 기본협약 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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