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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6-09-15 14:51:02

    수정 : 2026-09-15 14:52:12

‘원청 사용자성’ 노동위 과부하…“처리 속도내야” vs “엄격 판단 먼저”

2026-09-15 14:51:02



사건 491건 접수ㆍ재심 두 달 새 2배 급증…‘20일 처리 기한’ 두고 노사 시각차
[2026년 10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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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사진=뉴시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청 사용자성을 다투는 사건들이 노동위원회로 대거 몰리면서 사건 처리가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사건 처리 방식을 놓고 노사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노동계는 교섭 지연을 막기 위해 현행 20일 처리 기한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경영계는 기한을 다소 늘리더라도 사용자성 판단기준부터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개정 노동조합법으로 원청 사용자성을 다투는 사건이 491건 접수됐다.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에 원청이 응하지 않자, 노조 측이 교섭요구 사실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잇달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현행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교섭요구 사실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이 접수되면 노동위원회가 10일 이내에 결정을 내리도록 정하고 있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 10일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최대 처리 기한은 20일이다.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사건 추이 또한 증가세가 뚜렷하다. 재심 사건은 지난 5월 19건에서 지난 7월 40건으로 급증했고, 8월 첫 주에만 9건이 접수돼 전월 같은 기간 대비 건수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노 "최대한 신속해야" vs 사 "정확하고 엄격히 판단"

    이처럼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에 접수되는 사건이 단기간에 늘어난 가운데, 현행 20일의 처리 기한을 유지할 것인지를 놓고 노사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노동계는 처리 기한 연장이 사실상 교섭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성덕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대표변호사는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을 하면 판단이 나올 때까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사실상 정지된다"며 "제도 시행 초기에 다수 사건이 단기간에 몰려 노동위원회가 과부하되고 판단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법 시행 이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문 변호사는 "예상대로 법 시행과 동시에 다수 사건이 발생해 힘에 부치는 모습은 보이지만, 그래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적시에 적절한 판단이 내려지고 있다"며 "교섭 의제별 사용자성 판단에 다소 부족한 점들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례가 쌓이고 유형별로 정리되는 등 판단에 속도가 붙고 당사자들의 수용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문 변호사는 "노동위원회의 업무량이 많아 기피업무로 여겨지고 있고, 그로 인해 심사업무를 맡게 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이탈해 남아 있는 인력들의 부담이 더 극심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심사인력을 크게 충원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것 외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 처리기간을 20일에서 30일로 늘리는 식의 대응은 해결책이 될 수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20일 기한이 연장되면 교섭 타결이 늦어져 노조의 정당한 노동권 행사가 제약을 받는다"며 "기간 연장은 대부분 교섭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원청 사용자에 대한 교섭 요구가 발생하면 빠르게 원하청 관계 여부만 확인하고 바로 시정해야 한다"며 "많은 인력이 필요 없는데 노동위가 법원처럼 실체 여부를 판단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노동위는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의 존재 여부, 공고 기간, 공고 방식의 적정성 등 객관적ㆍ절차적 사실을 확인하는 정도만 하고 곧바로 시정명령을 내려야 한다"며 "교섭 의제에 따라 진짜 사용자 판단 여부는 결국 법원에서 판단하게 될 문제이고, 노동위 단계에서는 바로 교섭을 개시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영계는 처리 기한을 연장하고 사용자성 판단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위가 사용자성을 정확하게 따져 보지 않는 사례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일단은 획일적으로 전체 심리 기한을 연장하는 게 필요한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도 "특정 사건들이 몰려 20일 내 처리가 곤란한 경우에는 연장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법에서는 구체적ㆍ실질적으로 지배할 때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있는데, 근로조건이 아닌 것들을 요구한다든가 산업안전 의무를 이행하는 것으로 사용자성을 인정한다든가 하는 것들이 더 문제"라며 "일부 판정에서는 산업안전을 요구하면 인정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본부장은 "충분히 기한을 연장하는 게 필요하긴 하지만 꼭 20일인 게 더 큰 문제라기보다는 판단의 준거로서 법이나 행정에서 얘기하는 지배ㆍ결정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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