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불러오는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HOME > 법률
  • 등록 : 2026-10-02 07:00:00

    수정 : 2026-10-02 07:01:53

“AI 결과물 ‘걸러내는’ 힘이 진짜 실력…기업 평가체계 재설계할 시점”

2026-10-02 07:00:00



[인터뷰] 김나정 국민대 경영대학원 부원장ㆍ리더십과코칭MBA 주임교수
[2026년 10월호 vol.0]
  • PDF
  • 장바구니에 담기
  • 프린트
  • 작은글씨
  • 큰글씨

  • ▲김나정 국민대 경영대학원 부원장ㆍ리더십과코칭MBA 주임교수(노동법률)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은 업무 방식을 넘어 일자리 지형과 조직 문화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이제 AI를 단순한 '작업 도구'로만 바라보는 시각으로는 현장의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 학계에서도 인간과 AI를 분리해서 보는 대신, 둘 사이의 상호작용과 관계 자체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를 도입했다고 저절로 성과가 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AI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기 때문이다. 

    근로자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 역시 달라진 만큼 기업의 평가·보상체계도 이에 맞게 변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근로자에게 "AI를 적극 활용하라"는 식의 추상적인 지시만을 내릴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변화의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인사 제도의 근본적인 설계부터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AI 전환기가 본격화되면서 조직과 리더의 역할도 시험대에 올랐다. 김나정 국민대 경영대학원 부원장은 AI 시대의 리더십과 코칭을 연구한 전문가로, AI 시대의 리더십은 지배와 통제가 아닌 '조화와 수용'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환의 길목에서 기업과 리더, 근로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노동법률>은 지난 9월 15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경영관에서 김 부원장을 만나 이에 대한 해답을 들어봤다.

    Q. 경영학의 여러 분야 중 인사조직, 조직행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어렸을 때부터 동일한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를 관찰하고 고민하는 것이 즐거웠다.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에 주목해, 사람이 일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조직과 어떠한 관계를 맺게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특히 한 시점에서 관계를 정의했더라도 경력단계와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일과 조직을 대하는 태도나 관계가 변화한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인사조직과 조직행동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경영학에서는 주로 통계, 설문을 통한 양적 연구 방법을 많이 사용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현상 이면의 원인을 깊이 파악하고 싶어 '왜' 혹은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며 현장에 밀착된 질적 연구를 즐겨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창성이라는 개념에 주목해인간·비인간을 넘나들어 이루어지는 창작 협업 활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질적 연구를 통해 기존의 이론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와 현장감 있는 목소리를 담아내는 연구가 좋다.

    Q. AI가 화두가 된 이후 인사조직, 조직행동 연구 주제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나?

    인사조직과 조직행동 분야에서도 AI는 매우 중요한 화두로 다루어지고 있다. 저명한 경영학 저널에서도 조직행동 차원에서의 AI 연구를 특집호로 비중 있게 다룰 정도다. 과거에는 AI를 단순한 기술적 도구로 여기던 관점이 지배적이었으나, AI를 동료로 인정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인간과 AI를 각각 독립된 존재로 놓고 '누가 무엇을 하는가'를 나누는 방식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포스트휴머니즘에 기초해 둘이 주고받는 관계 자체를 분석 단위로 삼아야 한다는 관점이다. AI는 관계가 실행될 때 비로소 나타나는 조직 역량이라는 것이다. 즉, 조직에 AI를 도입했다고 AI가 있는 것이 아니며, 사람이 맥락을 주고, 의심하고, 고쳐 넣을 때 비로소 그 조직에 AI가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과 AI를 분리된 존재로 보는 것을 넘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는 '관계성' 자체를 연구해야 한다는 관점이 강조되며 연구 트렌드가 진화하고 있다.

    1990년대 전산화 작업 기술이 위주였던 시대와 2010년대 빅데이터를 이용한 '테일러리즘 2.0'이 각광받던 시대에는 기술을 단순히 사용해야 하는 도구로 바라보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022년 이후에 급속도로 발전한 AI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사고 영역까지 넘어온 인지적 차원의 기술이다. 이로 인해 학계에서도 AI를 단순한 도구를 넘어 동료로 인정하고, 인간과 AI가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관계성 자체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관점이 대두되고 있다.

    Q. AI가 발전하면서 실업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사회 전반에 생기고 있다. 청년층 고용보험 가입자가 48개월째 감소하고 있고, 공인회계사 등 전문직이 수습처를 구하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어떤 일자리가 남고 어떤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나?

    서구에서 발표한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단순 작업을 수행해 데이터를 모으던 신입사원(엔트리 레벨) 포지션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데이터 정리, 보고서 초안, 컴플라이언스 검토 등 주니어가 하던 업무를 AI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일자리 감소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일자리가 사라지고 어떤 일자리가 남을지에 대해서는 '봇 시팅[Bot-sitting, AI돌봄활동(김나정 역)]'과 '봇 쉬팅[Bot-shitting, AI방임(김나정 역)]'이라는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AI에게 업무를 지시한 후 산출물에 대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봇 시팅이다. 봇 시팅은 인간과 AI의 관계성에 주목한 인사조직 내 새로운 연구 방향성과 일치하며 아직 널리 알려진 개념이 아니라서 AI돌봄활동으로 번역해 봤다. 반면, 맥락과 방향성에 대한 이해 없이 생성된 헛소리(Bullshitting)와 같은 AI의 결과물을 시간 제약 등의 이유로 검증 없이 그대로 복사해 업무에 사용하는 인지적 굴복, 혹은 인지적 유기 상태에 가까운 행위가 봇 쉬팅이며, 이는 AI방임으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봇 쉬팅으로만 업무가 가능한 일자리라면 AI로 빠르게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달리 AI의 작업물을 근로자가 검수하고 발전시키는 AI돌봄활동을 거쳐 최종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일자리라면 AI가 쉽게 대체하기 어렵다.

    Q. AI가 신입사원의 일자리를 잠식한다면 시간이 지났을 때 기업에 관리자급 인재 수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AI 도입으로 인한 신규 직원 감소가 조직에 가져올 영향에는 어떤 것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나?

    지금의 현상이 10여 년 넘게 이어지면 관리자의 의사결정 능력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올 수 있다. 현재의 관리자급 직원들은 신입시절 고달프고 단순한 작업에 긴 시간을 투자하며 자신만의 전문가적 정체성과 의사결정 직관을 체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소위 1만 시간의 법칙을 그대로 실천하면서 업무 역량을 갖춰나간 세대다. 그러나 지금 일자리에 진입하는 세대는 AI가 이 단순하고 고달픈 작업을 대신 해주고 있어 과거의 방식으로 업무 역량을 수련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엔트리 레벨의 직원들이 향후 관리자가 됐을 때 어느 정도의 의사결정 능력을 가질지 고민해 봐야 한다.

    또한 근로자들이 AI와 소통하며 업무를 하는 시간은 늘어나지만 상사와 대면해 업무를 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근로자 간 대면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은 AI가 발전시켜 줄 수 없다. 그런데 신입사원들이 AI를 활용하는 것에만 몰두한 나머지 조직 내에서 동료, 상사와 소통 없이 AI만을 활용해 업무를 하게 되면 10년 뒤 과연 결과물을 감별할 수 있는 판단기준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Q. 우리나라의 AI 활용률이 낮아 AI에 의한 일자리 감소가 본격적으로 일어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챗GPT 유료 가입자 수는 세계 2위를 기록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생성형 AI 도입률은 37.1%로 전세계 16위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AI 활용도를 진단한다면 어느 정도로 볼 수 있나?

    통계에 나타나는 활용률보다 실제 현장에서는 훨씬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본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섀도 AI(Shadow AI)'다. 섀도 AI는 회사가 공식 도입하지 않은 AI도구를 직원이 업무에 쓰는 현상을 말한다. 조직이 파악하지 못하는 사용이므로 도입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참고로, 독일 콘스탄츠대 조사에서 AI사용자 중 자기가 주로 쓰는 도구가 회사 공식 도입 도구라고 답한 비율이 55%, 나머지 45%가 회사 바깥의 도구였다. 실제 현장을 보면 고성과를 내는 인재일수록 개인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선제적으로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을 업무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련 통계에 나타나는 30.7% 수준의 도입률은 표면적인 수치일 뿐이고,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활용도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AI 도입 증가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섀도 AI 현상으로 통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잡히고 있는 것으로 본다.

    Q. 조직에서 섀도 AI 현상은 왜 일어나나? 근로자들이 업무에 AI를 활용한다는 사실을 감추는 이유는 무엇인가?

    업무에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조직에 솔직하게 말했을 때 생기는 비용이 말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어떤 관리자 밑에 있는지에 따라 AI 활용이 능력으로 평가받기도 하고 문제가 되기도 한다. 기준이 조직 구성원마다 다른 상황에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된다. 만약 조직 내 한 근로자가 "저는 이 보고서를 AI를 사용해 초안을 잡았습니다"라고 말하면 원래는 얼마나 걸리는 일이었는지, 어떻게 AI를 활용했고 검수는 어떻게 했는지 추가적인 질문들이 따라오고 자신의 업무가 AI로도 할 수 있는 일로 평가받아 일의 가치가 깎일 수도 있다. 

    또한 AI 산출물을 검수하고, 봇 시팅을 하는 시간이 회사의 성과지표 어디에도 잡히지 않고, 회사가 업무 속도만을 강조한다면 복잡한 절차와 해명만 필요하고 성과 지표에는 포함되지 않는 귀찮은 보고를 누가 하겠는가. 조직이 AI를 쓰는 것에 대한 지침을 명확하게 만들지 않고, 봇 시팅에 쓰이는 시간을 어떻게 근로시간에 포함할지, 봇 시팅 능력을 성과 기준에 포함할지를 결정하지 않으면 업무에 AI를 활용한다고 사실대로 말하는 근로자는 없을 것이다. 


    ▲김나정 국민대 경영대학원 부원장ㆍ리더십과코칭MBA 주임교수(노동법률)

    Q. 기업들은 이제 신규 채용할 때 AI를 활용하는 역량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고 싶어한다. 기업이 AI 활용 능력이 높은 인재를 선별해 채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단순히 채용 면접에서 AI 활용 경험을 묻는 것은 효과가 적다. 연구에 따르면 AI 사용률은 학력과 직무 유형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AI 활용 경험만 묻는 것은 학력과 직무 이력을 다시 묻는 것에 불과하다. AI를 활용하는 역량에서 중요한 것은 AI가 단독으로 내놓은 결과물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낼 수 있는가다. 그렇다면 단순히 AI를 활용하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 AI가 내놓은 산출물을 어떻게 판단하고 검수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글쓰기 복잡성의 분산이 AI 사용 이후 21~50% 줄어들었다. 즉, 글들이 서로 비슷해지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 중 무엇을 버렸습니까? 왜 그것을 버렸습니까?"를 질문하고 이것에 대해 논리적으로 대답하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AI 활용력이 높은 인재를 선발하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채용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해보면 어떨까 싶다. AI가 만든 그럴듯하지만 오류가 있는 초안을 주고 이를 30분 안에 검토하게 하면서 무엇이 의심스러운지 표시하고,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적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AI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닌 AI를 잘 의심하는 사람을 뽑을 수 있다. AI라는 도구 자체를 잘 아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AI가 틀렸을 때 그것을 잘 알아보고 AI가 만드는 산출물을 평가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전자의 능력은 6개월이면 학습시킬 수 있지만 후자의 능력은 최소 1만 시간 이상은 투자해야 생기는 능력이다.

    Q. 기업이 AI를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AI 툴(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을 활용하는 방법과 자체 AI를 개발하는 방법 중 더 추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현재 글로벌 AI 시장은 이틀에 한 번 꼴로 바뀐다는 말이 돌 정도로 숨 가쁘게 새로운 버전이 출시되고 기술 발전 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에, 기업이 자체 개발을 통해 이 속도를 신속하게 따라가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래서 자체 AI를 개발하는 방법은 추천하기 쉽지 않다. 기술의 빠른 발전을 따라잡을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자체 AI 개발을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보안이 중요한 업무 환경을 가진 기업들은 개방형 AI를 업무에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허용된 문서 범위 안에서만 답하도록 제한하는 방식의 도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Q.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근로자, 노조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경우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기업이 노조, 근로자와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독일이나 프랑스 등 노조 활동이 적극적인 국가에서도 신기술 도입 시 어느 단계부터 협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직장 내 구성원들의 입장이 서로 크게 다르기 때문에 기업이 AI 도입 계획을 다 마련한 뒤 근로자와 노조에 사후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은 조직 내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후적으로 계획을 통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AI 도입 계획을 수립하는 시점부터 근로자, 노조와 명확하게 논의하는 것이 갈등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조직행동 측면에서 노사 간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AI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어느 정도의 기간과 규모로 도입할 것인지 등 초기 논의를 노사가 함께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생산 공정에 피지컬 AI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작업 방식 촬영 등 학습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자신을 대체하기 위한 AI 도입을 위해 촬영을 감수해야 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근로자의 거부감을 최소화하면서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2010년대 미국 기업들이 신체 이동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수집할 때도 사생활 침해 논란이 거셌고 AI시대가 도래한 후에도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 연방법 차원에서는 '업무 목적이면 원칙적 허용, 특정 권리 침해 시에만 사후 제재'라는 최소한의 바닥선만 제공하고 있어서 실질적인 규제 강도는 주법이 결정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직원 및 구직자에게 일반 소비자와 동등한 개인정보 권리를 보장해 입사 시 데이터 수집에 대한 상세 통지서를 교부하고 수령 확인서에 서명을 받아야 하고 근로자는 본인의 CCTV 촬영본이나 작업 로드 데이터의 열람과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근로자의 작업을 AI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는 경우 자료 활용의 투명성을 논의의 중심에 두고 근로자 스스로 본인의 작업 데이터를 AI 학습에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을 포함해 다방면에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Q. 근로자들이 업무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무에서 AI를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외부 교육, 내부 교육 중 어떤 것이 적절하다고 보나?

    쏟아지는 다양한 AI 툴에 대한 기능적 학습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외부 교육 업체를 연결해주거나 유용한 채널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교육과 논의다. 구성원이 AI와 상호작용하는 봇 시팅 시간을 정식 근무 시간으로 볼 것인지 등에 대한 기업 내부의 정의가 필요하다. 나아가 도구 활용법을 넘어 우리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대면으로 어떻게 방향성을 잡고 협업해야 하는지, 그리고 의사결정 과정을 어떻게 이해해 향후 유사 업무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핵심 역량 강화는 반드시 조직 내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Q. 조직 내 중장년 관리자들까지 AI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근로자의 나이와 일 몰입도 사이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고, 중장년이라 하더라도 본인이 과업 수행에 필요하다고 느끼면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학습한다. 기업이 봇 시팅 역량 등 AI 활용 성과를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등 업무 평가 기준에 반영한다면 중장년 관리자들도 적극적으로 AI를 배우려고 할 것이다. 신기술 습득력에 있어 연령에 따른 차이가 다소간 존재할 수는 있으나 단순히 연령이 높다고 해서 신기술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AI를 배울 동기부여를 조직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중장년 관리자들은 상대적으로 AI에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불안감이 적고 기존 성과 평가 기준상 AI 활용 능력이 중요하지 않아 AI로 업무를 할 동기가 적을 수 있다. 이 동기부여 문제를 해결하면 중장년의 AI 활용률도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를 일치시켜야 한다.

    Q. AI 시대에는 기업 리더의 역할도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I시대에 조직에 필요한 리더의 모습은 무엇인가? 어떤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가야 할까?

    AI시대에는 업무 전문성이 매우 고도화되기 때문에 리더가 구체적인 과업을 일일이 지시하기보다는 구성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성장 열의를 발휘하도록 이끄는 '코칭 베이스 리더십(Coaching-based Leadership)'이 중요하다. 특히 구성원들이 AI에 의존해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AI방임에 머물지 않고, 제대로 된 AI돌봄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AI 산출물의 해석 기준과 분석 방향을 리더가 훈련시킬 수 있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AI의 산출물이 개인 수준의 창의성은 높여주지만, 집단 전체로 보면 특이한 생각을 배제하고 안전한 평균값에 수렴하게 만들어 조직 창의성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들이 AI의 평균값을 벗어난 혁신적 사고를 하고 본인만의 명확한 판단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Q. AI 시대에 살아남을 기업은 어떤 기업인가?

    AI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AI의 산출물이 틀릴 수 있고 조직의 고유 방향성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AI 시대에 고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의 핵심 역량이다. AI의 결과물에 맹목적으로 의존해 문제조차 제기하지 못하는 기업은 고유의 목적성을 상실하고 그저 평균값에 수렴하는 평범한 조직으로 전락할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리더와 조직원들이 AI의 산출물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평균값을 벗어나는 독창적 사고를 통해 틀린 부분을 수정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조직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
    •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하시면 노동법률이 제공하는 더 많은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로그인

    이재헌

     기자

    목록보기 버튼

    인터뷰 LIST

      • 1

        “AI 결과물 ‘걸러내는’ 힘이 진짜 실력…기업 평가체계 재설계할 시점”

      • 2

        이병훈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국민 신뢰받는 HRD 전문기관으로 도약”

      • 3

        ‘하나로 뭉친’ 노동이사들…더 든든하고 힘 있는 노동이사제로

      • 4

        ‘위계 구조’와 ‘고용 불안’이 만든 합작품… 괴롭힘 보호 울타리 밖 현실은

      • 5

        계약관계 넘어 전 국민으로…고용노동교육원, ‘노동교육 2.0 시대’ 연다

      • 6

        한국ILO협회 “ILO 정신으로 노동의 미래 잇는 가교 될 것”

      • 7

        불확실성에도 외국인 투자 늘어났다…외투기업 노사가 ‘상생’하려면?

      • 8

        “이제 노무사회 패싱은 없다”…‘노동부·환노위’ 거친 이완영 회장의 포부

      • 9

        한국 사회가 실노동시간 단축 과제를 마주해야 하는 이유

      • 10

        김소연 백면노조 위원장 “산별 집단교섭 경험 토대로 원청 교섭까지”

    제보 및 기사문의

    - 이동희 기자
    • 광고, 제보
    • (02)2231-2463, 이메일:dhlee@elabor.co.kr
    • 구독
    • (02)2231-7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