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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18-11-02 09:46:30

    수정 : 2018-11-02 17:47:54

현실적 대안으로서의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 방식

2018-11-02 09:46:30



현실적 대안으로서의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 방식
[2018년 11월호 vol.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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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훈(좌)ㆍ류민희 법무법인 엘에이비파트너스 변호사

    [월간노동법률] 이재훈ㆍ류민희 법무법인 엘에이비파트너스 변호사

    1. 정부 주도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시행

    문재인 정부는 5개년 일자리 로드맵을 발표하며 '비정규직 남용 방지 및 차별 없는 일터 조성'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기업의 정규직 채용 분위기를 조성-확산하는 것을 하나의 세부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사회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공공부문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지난해 7월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등의 지침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로는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파견-용역 근로자는 직접고용-자회사-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에서는 실제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대기업을 중심으로 민간부문에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고용정책기본법'은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에 대해 매년 근로자의 고용형태 현황을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고용형태 공시제도, 위 법 제15조의2), 정부는 위 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상시 1,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는 기존 소속 단시간 근로자, 기간제 근로자, 소속 외 근로자의 고용현황(숫자)만을 공시했던 것에 더해 소속 외 근로자의 주요 업무내용도 공시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비정규직 채용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강화시키고 있다. 나아가 조달청은 지난해 12월부터 '물품구매적격심사세부기준', '조달청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기준' 등을 개정해 공공조달 입찰시 비정규직 사용 비중에 따라 가점-감점 항목을 신설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와 같이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민간 기업들에게도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에 있어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슈가 인사노무 관련 주요 현안으로 제기된다.

    2.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논의 배경 및 방법

    정부는 이중적 노동시장으로 인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정규직 근로자들에 비해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노출돼 있고, 이에 기한 사회양극화로 사회통합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통해 '근로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도모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1차적인 목표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정성 제거 및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의 처우개선이고, 2차적으로는 이를 통해 공공부문의 서비스 질 개선이나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추구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사회통합까지를 목표로 한다고 하겠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이고 이상적인 방법이 직접 고용 방식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는 비정규직 관련 법률이나 그 동안 정립된 판례에도 충실한 방안이다. 그러나 기업의 수익이 고정돼 있는 상태에서 급격히 정규직 직원을 늘리는 경우 일반 기업으로서는 그러한 비용부담을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렵다. 또한, 기존 정규직 직원들의 충분한 이해나 협의 없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오히려 기업 내부 분위기가 저하되고, 이로 인한 조직분위기의 악화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비정규직 채용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하고, 해당 자회사로 하여금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하는 것이다. 정부 역시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등의 지침을 통해 파견-용역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자회사를 설립-활용하는 대안을 적극 제시하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다수의 공공기관에서는 위 방식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진행 중이다. 

    3. 자회사 설립을 통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식에 대한 우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차별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근로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은 그것이 자회사 설립을 통한 형태라고 하더라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입장에서 분명 고용안정의 측면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 방식은 자회사라는 명목 하에 '또 다른 용역업체'를 설립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부문에서도 직접 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모회사와 비교하면 자회사의 경우 조직규모나 운영능력, 자금 등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안정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비정규직 근로자를 모회사와 분리하는 측면에서도 법리적으로는 모회사가 직접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한 경우보다 자회사의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한 경우가 더 보호받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모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근로제공의 내용이나 성격 등에 따라서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나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차별적 처우의 금지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경우 더 이상 기간제 근로자, 파견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차별적 처우 금지를 주장하기 어렵고, 이러한 차별의 판단은 기본적으로 동일 사업장을 기준으로 하므로, 모회사와 자회사 사이에 근로조건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해 이를 차별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잠재 이슈 내지 법리적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자회사 설립에 의한 정규직 전환방식이 공공부문이나 민간부문을 막론하고 계속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그 이면에는 현실적인 이슈에 대한 실효성 있는 해결이라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할 것이다.
     
    4. 현실적 대안으로서의 자회사 설립을 통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식

    당초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논의 배경이나 정규직 전환의 목적과 취지에 비추어 본다면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 방식은 기업의 고용 여건에서나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과도기적인 측면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우선,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의 가장 큰 목적인 고용안정성이 제고될 수 있다. 자회사의 직접 고용을 통해 기존 기간제 근로자는 정규직으로서 기간만료에 따른 고용계약의 종료를 우려하지 않아도 되며, 기존 용역업체나 파견업체 근로자들은 자회사의 정규직 근로자로서 고정된 사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직접 채용의 경우에는 경쟁 채용 절차를 통해 일부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을 수 있으나,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채용의 경우에는 이러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이러한 고용안정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모회사와 자회사 간 협약을 통해 자회사 설립 및 업무위탁의 근거를 명시해 일정 기간 동안의 수의계약을 보장하는 등 자회사 운영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공공부문의 경우,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5일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및 '기타공공기관 계약사무 운영규정'을 개정하고, 고용노동부는 같은 달 18일 '공공기관이 자회사 등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고용 기준에 관한 고시'를 제정함으로써, 공기업 등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정책에 따라 자회사, 출자회사 또는 다른 공공기관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기준과 근거를 마련했다. 나아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설립된 자회사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를 위해 해당 모자회사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부당지원의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일정한 정책적 지원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둘째로, 자회사 방식은 기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 전환을 실시한 한국조폐공사나 여수광양항만공사의 경우, 기존에 용역업체나 파견업체에 지급했던 일반관리비와 기업이윤 등을 모두 근로자의 처우개선에 사용해 추가재원 없이 평균 8.5~13%의 임금 인상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한다. 자회사에 채용된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흐름의 일환으로 설립된 자회사에 대해 세재나 제도적인 측면에서 일정한 혜택을 주는 동시에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해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도모하고, 모회사와 유사한 정도의 복리후생 제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강제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셋째로, 자회사 설립 방식은 급격한 직접 채용에 따른 사회적 분열을 완화시키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시간을 줄 수 있다. 정부의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정책 발표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 서울교통공사 등에서는 해당 공기업으로의 직접 채용을 기대하고 용역업체 등에서 부정한 채용까지 이뤄지고 있는 등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직접 채용으로 인해 기존에 공공부문의 정규직으로 채용됐던 근로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직접 채용에 따라 오히려 신규채용 인원이 감소는 등 다른 측면에서의 사회적 분열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자회사 설립 방식에 의할 경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성과 처우 개선은 일정 정도 보장되는 반면 위와 같은 부작용은 피하며 궁극적인 정규직 전환 정책의 목표 달성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덧붙여 자회사는 기업의 영속성 유지를 위해 회사의 전문적인 영역을 개발할 필요가 있으므로, 오히려 이에 따른 추가적인 인력 고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5. 결 론

    자회사 설립에 의한 정규직 전환 방식이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이나 근로조건 격차 문제를 이상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아닐 수 있지만,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될 수는 있을 것이다.

    노동계의 우려와 같이 실질적으로 비정규직의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고 편법적인 방법으로서 자회사 설립 방식을 활용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모회사와 자회사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모회사는 자회사 설립의 취지에 따라 자회사가 채용한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업무위탁계약, 임금체계, 복리후생제도 등을 정비해야 하며, 자회사가 전문적 업무수행 조직으로서 독자적인 경영 독립성을 가질 수 있도록 전문적인 인력을 통한 경영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새로 설립된 자회사 역시 단순히 모회사에 대한 인력공급의 역할에서 벗어나 독립된 경영주체로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업무영역과 고객 범위를 확대해야 하며, 보다 전문적인 업무를 개척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적정한 승급-승진제도와 임금체계를 운영, 교육제도 마련 등을 통해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할 수 있고, 회사의 서비스의 질과 모회사와 차별화될 수 있는 고유의 전문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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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훈ㆍ류민희

     법무법인 엘에이비파트너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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