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률] 오태환ㆍ윤지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1. 들어가며

1998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 제정된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이른바 사내도급에 대한 불법파견 관련 분쟁이 본격화됐고, 그로부터 이미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관련 분쟁에 대한 법원의 판결들 또한 많은 변화와 변천 과정을 거쳐 왔다.

대법원은 2015. 2. 26. 도급계약에 대해 그 실질이 근로자 파견관계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①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돼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는지, ③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 다섯 가지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그런데 위 판단기준 중 근로자파견을 인정함에 있어 가장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징표라고 할 수 있는 '(사용사업주로서의) 상당한 지휘·명령 행사 여부'에 관해 최근 법원 판결에서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접촉과 사용사업주에 의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보다 면밀하게 구분하려는 변화의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판례 법리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