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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17-12-29 14:59:42

    수정 : 2018-02-02 10:54:45

[피플] “노동자가 끝까지 희망 붙잡을 수 있도록 도울 것” ... 김승현 노무법인 시선 대표 공인노무사

2017-12-29 14:59:42



“노동자가 끝까지 희망 붙잡을 수 있도록 도울 것” ... 김승현 노무법인 시선 대표 공인노무사
[2018년 1월호 vol.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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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사건 외 기업 자문, 기업 컨설팅을 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노동조합이나 법률원 출신 노무사가 협업 변호사와 일하며 노동사건만 연구하고 해결하는 전담 사무실입니다."

    노무법인 시선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사업성이 최우선이기 마련인 자격사 시장에서, 소위 '돈이 되는' 사용자 사건을 거절하는 이상한 문구로 보인다. 하지만 이 사무실의 대표 김승현 노무사는 노동자쪽 사건만 전담하는 노무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2년 전 언론을 타고 불거진 강서구 아파트 경비원 집단 해고 사건에서는, 입주자인 동시에 아파트 경비원들의 대리인 자격으로 집단 해고를 추진한 동 대표 등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문제점을 지적해 이름을 알렸다. 그 외에도 '헬스장 PT 트레이너의 근로자성 인정' 사건에서는 대법원 판결을 끌어내는 등 의미 있는 노동 사건을 많이 진행했다. 결국 그는 대표적인 '노동자 사건 전문 노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승현 노무사를 만나 노무법인 '시선'이 바라보는 방향을 알아 봤다.
     

    Q  노무사의 길을 걷게 되기 전까지 독특한 경력을 걸은 것으로 알고 있다.

    A  20대 초반까지 음악을 했던 경력 때문에 독특하다고 말씀들 하시는 게 아닐까. 정확한 전공은 재즈 기타다. 한때 홍대, 이태원 재즈 클럽에서 연주자로 활동했다. 간혹 가수들과 방송 활동도 하면서 한 2년 정도를 보냈는데, 꽤 행복했던 기억이다.
    그러던 20대 중반에 삶이 달라지는 일이 있었다. 오래전이라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중권 교수나 이명선 아나운서 등이 출연해 나름 유명세를 탄 '칼라TV'라는 곳에서 일했다. 처음부터 취업하러 간 것은 아니었지만 일을 도와주다 보니 어느새 취업이 돼 있었다. 처음에는 음향을 봐주러 갔지만, 리포터가 없을 땐 리포트도 했고, 나중엔 촬영과 작가 역할까지 했다.
     

    Q  노동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갖게 됐나?

    A  진보적 색채를 가진 대안언론에서 일한 덕에, 당시 가장 이슈가 된 노동현장을 취재할 일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기륭전자 비정규직 파업, 그리고 쌍용자동차 파업 현장이다. 재능학습지 교사, 콜트콜텍 파업현장 취재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방송장악시도와 관련된 촬영도 꽤 많이 했다. YTN 노조원들이 필사적으로 주총을 막던 모습, KBS 정연주 사장 해임 때 노조원들의 투쟁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또 용산 참사 현장을 단독으로 취재했고, 그 화면을 방송 3사에 내내 방송하기도 했다. 지금도 당시 촬영물들이 유튜브에 아직 있다(편집자 주: '김승현 리포터 피격'을 검색하면 경찰에 피격당하는 김 노무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노동현장과 사고현장을 누비고 다니니 분쟁 현장에 늘 가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철거현장에서는 용역의 불법 폭행, 파업현장에서는 구사대의 폭행, 시국사건에서 경찰의 폭행까지 다양한 분쟁에도 휘말렸다. 그러다 보니 경찰에 불려가 조사받는 일이 많았고 시국사건에 연루돼 검찰 공안실에 가기도 했다.
    지금도 간혹 노동부나 경찰에 가면 조사를 잘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하는데, 대리인이 아닌 당사자로 형사절차와 민사절차를 겪으면서 어느 정도 요령을 숙지한 것이 도움이 된 게 아닐까?


     

    Q  그 과정에서 노무사라는 자격사를 취득하게 됐나?

    A  경찰과 법원이라는 곳을 드나들며 소송을 준비하고 대응하는 과정이 불편하면서도 적성에 맞았다. 그리고 수년을 싸워 승소했을 때 느낌도 알게 됐다. 그때 막연히 시작한 것이 법학이다. 처음엔 특정 시험 합격이란 목표 없이 그저 재미로 시작했다. 그리고 대학에 편입해 법학학사도 취득했다. 재미 삼아 공부하다 보니 등록금 딱 한 번 내고 장학생으로 졸업했다는 것은 나름 자랑거리다.
    법학을 익혔겠다, 보고 경험한 것은 노동현장이니 다음 순서는 자연스러웠다.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했고, 애초 목표는 1년 만에 합격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결국 2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돌아갈 칼라TV는 그사이 없어졌다. 이왕 노무사가 됐으니 이제 노무사업을 할 수밖에.
     

    Q  노동자쪽 사건만 전문으로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있나.

    A  오해하지 말라고 먼저 말씀드리면 '인권을 위해'라거나 '인권노무사'와 같은 거창한 타이틀을 위해서는 아니다. 그냥 노동자 사건을 할 때가 마음이 편하고,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일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사용자 쪽에서 만든 시스템이나 준비한 법률 논리를 깨고 주장을 관철시키는 희열이다.
    그렇다고 사용자라 해서 적으로 생각하거나 혐오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노동자와 사용자의 차이는 사회-경제적 균형의 차이에서 오는 불편함이지 인격-도덕성의 차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Q  사용자의 상담 요청도 받나?

    A  사용자가 사무실에 문의를 해오면 상담을 친절하게 해준다. 다만 그 상담의 내용을 마음에 들어 하는 사용자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얼마 전엔 노동조합이 신설된 사업장이 노동조합을 잘 아는 노무사를 찾는다며 연락이 와 자문을 구하기에, "부당노동행위를 하지 말고 노동조합을 경영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 어떠냐?"는 자문 취지를 전달했더니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
     

    Q  아파트 경비원 집단해고 사건을 당사자로 진행해 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A  그저 20년 이상 거주한 아파트에 이웃 같았던 분들이 하루아침에 모두 쫓겨난다는 현실이 많이 불편해서 뛰어들었다. 지금도 소송당사자로 2건의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피소를 여러 차례 당했다. 법적인 소송은 아직 까지는 완승 중이다. 다만 마음 아픈 것은 여전히 일자리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경비원 아저씨들이다. 매일 같이 상황을 물어보고 법원에 변론 모습을 지켜보러 오신다.
    노동사건이지만 노동법상 쟁점으로 다툴 수 없고 사실상 주택법, 집합건물관리법 영역에서 싸워야 하는 것도 힘겹다. 이 싸움이 시작된 것도 1월부로 딱 2년째다. 성과도 있었다. 무인경비시스템 설치결의 무효확인 소송 1심에서 승소한 사례가 꽤 많은 경비원들의 일자리를 지켜 냈다고 한다. 이 판결이 상급심에서도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Q  토○○○, 헬스장 트레이너 사건, 서강대 교직원 사건, 사내 괴롭힘 정신질환 산재 등 굵직한 노동사건을 주로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상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A  토○○○와 같은 화장품 회사에서 행사 판촉하는 노동자, PT헬스트레이너의 경우 이미 노동부 실무에서 분쟁사례가 된 경우가 꽤 많다. 하지만 명확한 법원 판단을 받은 경우는 없어서 아주 낮은 금액으로 합의하고 사건을 종료하거나, 노동자가 스스로 포기해 권리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명확한 법적 판단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변화를 느끼기도 한다. 지난 PT트레이너 근로자성 인정 대법원 판결 이후 동종 사건으로 노동부를 찾았을 때 PT수당도 임금이라는 사실을 쉽게 인정해 주는 모습을 봤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PT수당이 임금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설득하기 위해 꽤 노력이 필요했는데, 근로감독관이 내가 담당한 사건을 언급하며 곧바로 인정해 주었을 때 2년간의 싸움이 헛되지 않았다는 보람을 느꼈다. 
     

    Q  특히 사내괴롭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가 뭔가?

    A  현재 수행하는 90% 이상 사건의 본질적 모습은 사내괴롭힘이다. 표면상 징계, 인사명령이지만 근본적 모습은 사내 괴롭힘이다. 이런 현상은 노동 법제상 해고제한 법리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사내 괴롭힘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 비해 사내괴롭힘 제재 방안이 없는 것도 문제다.
    결국 사내괴롭힘 사건을 연구하고 적극적 법인의 과업으로 삼고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 노동법상 부당한 처우를 받는 의뢰인이 원하는 직장생활을 계속하거나 원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Q  아무래도 근로자 사건을 하다 보면 감정이입이나 동일시되는 경향이 없지 않을 것 같다.

    A  비교적 이른 나이 때부터 송사를 접해 왔고, 최근에 경비원 해고와 관련해 3건에서 피고소인이다 보니, 법적 분쟁과정에 있는 의뢰인들의 스트레스, 분노 등을 좀 더 공감하는 편이다. 이와 같은 경험은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된다. 의뢰인에게 어떤 자세로 분쟁에 대비해야 하는지, 불안한 감정의 원인이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고,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뭔지 목적 안내도 용이하다.
    한편 노동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감정은 직업 자체에 따르는 스트레스 같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감정이 앞서면 상대에게 날카롭게 응수할 수 없다. 때문에 사건에 대한 이성적 몰입을 하기 위해 "일을 일처럼 하자"고 늘 다짐한다.


     

    Q  근로자 사건을 대리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A  근로자들은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고민하다 노무사를 찾아오는 것이다. 노동자는 기본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다. 억울한 일이 있어도 생계를 이어나가야 한다. 따라서 가급적 신속하고 빠르게 승기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희망을 붙잡고 싸움을 이어나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신속한 구제방안은 신속성과 반비례해 오판이나 잘못된 법리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 이러한 일 때문에 억울하게 스스로 권리구제를 포기하는 사례가 가장 안타깝다.

    Q  품이 많이 드는 사건을 위주로 하고 있다. 근로자 사건만 수임하다보면 운영에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

    A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다. 빠르면 1년 안에 문 닫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생존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나름 뿌듯하다.
    확실히 노동자 사건은 품이 많이 들고 상대편인 회사의 대리인들에 비하면 수임료가 낮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운영 자체에 큰 어려움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노동자를 위한 경쟁력 있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쉽게 망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는다. 
     

    Q  이번 정부가 노동정책에서 기존에 비해 진보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간단히 평가한다면?

    A  지난 10년 너무 어려운 시기를 겪어오다 보니 반갑고도 반갑다. 현재 변화를 위한 정책을 확정하고 적용 시점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정부가 생각하는 바를 충실하게 현장에까지 투영했으면 좋겠다.
     

    Q  근로자 보호의 일선에 서 있다 보면 정책, 제도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을 것 같다.

    A  무엇보다 특별사법경찰관 제도에 대한 전면적 고찰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근로감독관의 역할은 수사기관이 아닌 판사에 준하는 역할이다. 타 수사기관인 경찰에 비해 수사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언제 기소를 하는지, 어떤 의견으로 송치하는지, 왜 그런 사유가 있었는지를 숨기기에 급급한 사례가 종종 있어서, 의뢰인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있다.
     

    Q  '시선'의 현안과 추후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A  노동자도 쉽게 법률분쟁을 하고, 부담 때문에 분쟁을 꺼리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노동사건 해결을 의뢰인이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사건에 대한 종합 전략, 효율적 업무방식이 필요하다.
    또 사내 괴롭힘 문제에 종합적 대응을 위한 센터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피해의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많은 분야의 전문가가 모두 포함될 예정이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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