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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0-12-02 10:39:37

    수정 : 2020-12-02 11:07:41

[법원] ‘2020년 노동 판례’는 “전교조 법외노조통보처분 취소 판결”

2020-12-02 10:39:37



‘2020년 노동 판례’는 “전교조 법외노조통보처분 취소 판결”
[2020년 12월호 vol.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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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노동법률] 곽용희 기자



    노동법 실무 전문가 12명이 뽑은 올해의 노동판례에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이 선정됐다. <노동법률>은 매년 12월 특집 기획 '노동판례 12선'에 참여한 전문가들에게 올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판결 세 가지 선정을 요청한 후 이를 취합-집계해 소개하고 있다.

    전교조 판결(대법원2020.9.3. 선고 2016두32992 판결)은 전문가 12명이 던진 총 36표 가운데 총 7표를 획득했다. 참여한 전문가 절반 이상이 이 판결을 올해의 판결로 꼽은 셈이다. '기아-현대자동차 산재 사망자 유족 채용'과 관련한 손해배상청구 소송(대법원 2020.8.27. 선고 2016다248998 판결)이 4표로 뒤를 이었다.

    3표를 받아 공동 3위를 차지한 두건의 판결은 모두 형사 사건이다.

    한 건은 쟁의행위 관련한 사건으로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원청인 공사의 부지 내에서 쟁의행위를 벌여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사건(대법원 2020.9.3. 선고 2015도1927 판결)이다.

    다른 건은 산별노조 간부가 지회가 속한 개별 기업 공장에 들어가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사건(대법원 2020.7.29. 선고 2017도2478 판결)이다. 두 판결 모두 근로자들이 무죄를 받아 눈길을 끈다.

    이 외에 복수 표를 얻은 판결은 ▲한국도로공사 안전순찰원 불법파견 사건(대법원 2020.5.14. 선고 2016다239024 판결) ▲버스기사 통상임금 시간급 산정 사건(대법원 2020. 1. 22. 선고 2015다73067 판결) ▲고용정보원 내부평가급 통상임금성 부정 판결(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7다206670 판결)이 뽑혔다.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노동3권 의미 해설한 점 눈에 띄어"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3년 10월 해직교원 9명이 가입돼 있다는 이유로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한 바 있다. 해당 법외노조 통보가 절차적, 형식적으로 적법한지, 해직교사 9명을 이유로 수 만명 규모의 노조가 법외노조가 되는 것이 정당한지를 두고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를 열고 공개변론을 거쳐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근거가 된 노동조합법 시행령이 헌법 상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했다며 무효라고 판단했다. 통보가 적법하다는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이 판결로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을 포함한 해직 교사들은 학교로 돌아가게 됐고, 전교조는 합법노조로서 지위를 되찾았다(대법원 2020.9.3. 선고 2016두32992 판결).

    이 판결을 선정한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법무법인 여는)는 "노동3권의 의미와 법치주의의 원칙 등 의미 있는 설시가 많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조상욱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도 "오랜 시간을 끌었던 노동부 '노조아님 통보'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논의가 주목할 만하다"며 "대법원의 공정성에 관한 근본적 고민을 안겨준 판결"이라고 소개했다.

    '기아-현대자동차 산재 사망자 유족 채용' 판결은 4인의 선택을 받아 2위를 차지했다. 근로자 이 모 씨는 기아차에 입사한 후 현대차로 전직해 근무를 이어나가다 벤젠 노출로 인한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하던 중 2010년 사망했다. 이후 이 씨의 유족이 기아-현대차를 상대로 "단체협약에 따라 이 씨의 딸을 특별 채용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여기서는 산재 근로자 유족을 특별 채용하는 현대-기아차 단체협약 규정의 효력이 쟁점이 됐다.

    특히 1심과 2심은 해당 조항이 구직 희망자들에게 취업기회를 박탈한다고 지적해 고용세습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를 열어 "이 조항은 업무상 재해에 추가적인 보상을 정한다는 상호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라며 원심을 뒤집고 유족 측 손을 들어준 바 있다(대법원 2020.8.27. 선고 2016다248998 판결).

    이 판결을 선정하고 사건을 수행하기도 한 오태환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는 "단체협약에 기재된 고용승계 규정의 유효성을 다룬 판결로 향후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3표를 얻어 공동 3위를 차지한 두 판결은 앞서 언급했듯 모두 형사 사건이다. 먼저 대법원에서 지난 9월 3일 선고된 '원청 사업장서 하청업체를 상대로 쟁의행위를 한 사건'이 선정됐다. 이 사건은 한국수자원공사와 청소 및 시설관리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도급인인 공사 본관에서 용역업체를 상대로 쟁의행위에 나선 사건이다. 근로자들은 대체근로자들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 업무를 방해하고, 대체근로자들이 수거한 쓰레기를 본관 건물에 투기하는 등 공사 업무방해하고 퇴거불응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도급인 사업장은 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 장소이자 삶의 터전이므로, 파업이 (그곳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판시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 근거로 "도급인인 한국수자원공사도 이들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로 이익을 누리려 사업장을 근로장소로 제공한 것이므로, 쟁의행위로 일정 부분 법익이 침해돼도 사회통념상 용인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을 직접 담당했던 권두섭 변호사는 "간접고용 노동자가 자신이 노동을 제공하는 원청 사업주의 사업장 내에서 노조활동-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지 그 정당성 판단기준을 최초로 판단한 판결"이라고 선정 의미를 설명했다.

    3위에 오른 다른 사건은 산별노조 간부의 공장 출입을 두고 주거침입이 아니라 정당한 조합활동이라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간부들이 지회가 활동 중인 유성기업 영동공장에 들어가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들은 당시 금속노조 안전보건 담당자들로 유성기업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에 대한 증거수집을 위해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근로조건 유지-개선을 위한 조합활동"이라며 "이로 인해 시설관리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올해도 노동 판결 '풍년'---예년 대비해 선정 분산돼

     
    올해는 전교조 사건이나 산재 유족 관련 사건처럼 장기간 끌어 오던 사건들이 마무리 된 경우가 많았던 점이 눈에 띈다. 두 사건 모두 전원합의체와 공개변론을 거쳐 결론이 났다.

    이외에도 대법원 판결이 없던 영역에서 최초로 나온 사건들도 다수 선정 돼 눈에 띈다. 간접고용 노동자가 원청 사업장에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는 판결, 산별노조 간부가 소속 지회 사업장에 출입할 수 있다는 판결, 교섭대표 노조가 소수노조를 배제하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일 수 있다는 판결 등이 그렇다.

    2019년에는 1위와 2위가 모두 임금(복지포인트, 택시 최저임금 위반) 사건이었고, 3위에도 불법파견 사건이 올랐던 바 있다. 이에 반해 올해는 통상임금-근로시간 판결 보다 쟁의행위나 노동조합과 관련 사건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전교조 판결 탓도 있지만, 임금성과 관련된 쟁점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비록 판결은 아니었지만, 타다 드라이버와 관련된 중노위 판정이 앞으로 플랫폼 노동관련 근로자성과 사용자성에 관한 향후 지난한 논란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판결만큼 주목해야 할 사건이라고 의견을 밝힌 전문가도 있었다.

    선정에 참여한 조상욱 변호사는 "2020년에는 워낙 중요한 판결이 많아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진 사건이 많았다"며 "11월 말 이후에 선고 대기 중인 사건 중에도 중요 순위에 들 만한 사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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