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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4-04-05 10:17:55

    수정 : 2024-04-05 10:18:01

평가의 법적 성격과 실무상 쟁점

2024-04-05 10:17:55



인력운영
[2024년 4월호 vol.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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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윤경환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

    1. 들어가며

    기업 경영에 있어서 인적자원, 물적자원, 조직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 발전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하다. 이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적합한 인력을 선발하고, 선발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신상필벌 원칙을 확립하고, 인력을 육성하고, 부적합한 인력은 방출하는 다양한 인적자원 관리 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적합한 인재를 어떤 기준으로 선발할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할 것인지, 기여도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지, 인력 육성은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지, 부적합 인력을 어떤 기준으로 방출할 것인지 등 그 세부적인 평가기준 및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방식은 기업별로 차이가 크다. 필자는 인적자원 관리에 있어서 대표이사, HR 담당임원 등 기업의 사용자들이 고민하고 고충을 토로하는 여러 문제 상황을 접하는데, 그중 일부는 채용에서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평가기준과 관련된 문제다. 각 기업이 직면한 사업 환경, 기업 상황 등이 다르므로 인적자원을 평가하는 특정한 방식의 정답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기업 내부에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평가기준이 부재하거나 미비한 상황은 법적 분쟁을 발생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하에서는 기업에서 평가와 관련한 실무상 법적 쟁점이 되는 사항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2. 평가의 법적 성격

    사용자 입장에서 평가는 능력 있는 근로자를 채용하고, 능력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를 측정해 그 결과에 따라 보상하고, 근로자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인사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다. 이에 사용자는 평가를 사업의 환경, 사업의 목표와 전략, 평가의 목적과 타당성, 구성원의 니즈와 수용성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변화시킬 수 있는 사용자 고유의 인사경영 활동으로 인식함에 따라 기업의 여러 상황에 따라 다소 주관적이고 자의적이더라도 평가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반면에 근로자 입장에서 평가는 보상의 차등지급, 승급이나 승진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기도 하며, 배치전환, 징계, 해고 등 인사조치의 근거가 되는 등 근로자의 이익과 중대하게 연결된 제도다. 이에 근로자는 평가제도 변화 및 평가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평가의 공정성, 적정성, 합리성을 보다 많이 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법원은 "인사고과는 해당 근로자를 상대로 한 전인격적, 복합적인 평가로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이라고 할 것인바, 모든 평가요소를 객관화하기 곤란하여 원칙적으로 그 평정을 위한 평가기준이나 항목의 설정, 점수의 배분 등에 있어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 할 것이고, 이러한 인사고과의 결과는 보수수준 등 각종 인사관리에 활용·반영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할 것인데, 평가대상에 해당하는 참가인 회사 소속 모든 근로자들에 대하여 동일한 기준에 의해 이루어진 참가인 회사의 인사고과평가 결과가 어느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하여 그 평가 자체를 일정한 규칙이나 관습 등의 위반에 대하여 일정한 제한을 가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의미하는 제재로서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서울행정법원 2011. 7. 14. 선고 2010구합32587 판결)"고 판시해 기본적으로 평가를 사용자의 인사권으로 파악하고 사용자의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평가가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근로자에 대한 인사고과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 할 것이나,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무실적이나 업무능력 등을 중심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정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그것이 해고에 관한 법적 규제를 회피하고 퇴직을 종용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의 불순한 동기로 남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사용자의 인사고과가 헌법,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정의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여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때에는 인사고과의 평가 결과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어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수원지방법원 2013. 1. 29. 선고 2012나6377 판결, 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3다22195 판결)"고 판시해 평가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3. 평가 관련한 실무상 쟁점사항

    평가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인적자원 관리에 있어서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고 있으나,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정한 평가기준이라는 내재적인 한계를 현저하게 위반하는 경우에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기업이 평가를 설계, 운영함에 있어서 여러 법적 쟁점사항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① 채용 과정에서의 평가

    기업에서 평가과정을 통해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인적자원 관리에서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특히, 최근에는 채용절차법이 강화되고 공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 인식, 채용비리에 대한 법적 책임과 사회적 비난 등 여러 요인들을 감안하면 기업에서 채용 과정에서의 평가는 더욱 중요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채용 과정에서의 평가기준이 없거나 미흡함에 따라 채용절차법, 남녀고용평등법 등 법령을 위반하거나 채용비리 문제, 채용취소 및 본채용 거절에 따른 부당해고 문제 등 여러 법적 분쟁이 발생하여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보게 된다.

    실무상 채용에서의 평가기준은 채용절차법, 남녀고용평등법 등 법적 기준을 위반하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어서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갖춤으로써 인력을 선발하는 기준 및 수습이나 시용기간 중 업무적격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해 향후 법률적 분쟁을 예방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할 필요가 있다.

    ② 인사운영(인사배치, 승진, 보상, 교육 등) 과정에서의 평가

    기업에서 채용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성과에 대해 보상하고, 역량을 육성하는 등 일련의 인사운영 과정은 기본적으로 평가에 기반한다. 앞서 평가의 법적 성격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평가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그 평정을 위한 평가기준이나 항목의 설정, 점수의 배분 등에 있어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평가기준이라는 내재적인 한계를 현저하게 위반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불공정한 평가결과에서 기인한 인사배치, 승진,,  보상, 계약갱신 거절 등 인사처분의 효력이 부인되고 위법할 수 있다.

    실무상 인사운영 과정에서의 평가는 사용자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으로 평가결과를 활용하는 목적에 맞게 상대 vs 절대, 성과 vs 역량, 정량 vs 정성, 개인 vs 집단 등 다양한 평가방식을 활용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평가는 적재적소 인력배치, 동기부여, 성과보상, 육성 등 긍정적인 방식으로 활용해야 하며, 개별 인사처분에 대한 법률적 분쟁에 대비해 합리적이고 업무 관련 범위 내에서 평가기준을 설정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③ 징계, 해고에서의 평가

    기업이 신상필벌 원칙을 확립하고, 부적합한 인력을 방출하는 인적자원 관리활동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에 일부 사용자들은 평가를 징계, 해고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단순한 평가결과에 따른 징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부당해고 등에 해당하기 십상이다. 이는 평가가 단순히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수치만이 아닌 필연적으로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되고, 피평가자의 태도 등 정성적인 요인이 포함되며 현재뿐만 아니라 피평가자의 잠재역량 등 미래가치까지 반영하는 등 평가결과에 다양한 요소가 반영되는 평가의 속성에서 기인한다.

    이에 따라 실무상 평가를 징계 및 해고를 위한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부적합하고 경계해야 한다. 다만, 평가를 앞서 인력운영 과정에서 적재적소 인력배치, 동기부여, 성과보상, 육성 등 긍정적인 방식으로 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평가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등이 개선되지 않고, 개선의지도 보이지 않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에는 징계 및 해고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4. 마치며

    기업 경영에서 평가는 능력 있는 근로자를 채용하고, 능력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를 측정해 그 결과에 따라 보상하고, 근로자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인사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며, 근로자에 대한 보상 및 인사조치의 근거로 활용된다. 따라서 평가는 기본적으로 법령을 위반해 차별, 부당노동행위 등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평가기준 등이 그 목적에 맞게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설계돼 조직 내 긍정적인 방식으로 활용돼야 한다. 이러한 공정한 평가에 따른 합리적인 인사관리가 선행된다면 기업 내 인사운영 과정에서의 법적 분쟁은 많은 부분 해소될 수 있으며, 합리적인 인사관리가 실시된 이후에는 예외적으로 평가가 부적합한 인력을 방출하는 최후의 수단으로도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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