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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0-03-02 16:41:45

    수정 : 2020-03-02 17:47:26

임금체불로 처벌받는 자는 누구인가

2020-03-02 16:41:45



임금체불로 처벌받는 자는 누구인가
[2020년 3월호 vol.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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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노동법률] 정대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임금을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지급하지 않는 것을 임금체불이라고 한다. 임금은 사용자-근로자 사이에 민사상 채권-채무 관계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근로기준법은 임금이 근로자 생존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근로조건이라는 점을 고려해 임금체불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임금체불죄는 크게 ①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인정되는 '금품청산의무위반죄' 및 ②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지 않고, 임금을 매월 1회 이상 정기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인정되는 '임금지급의무위반죄'로 나눌 수 있다.

    임금체불은 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대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 대해 형사처벌을 구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근로자가 임금체불을 당했을 때 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로 진정 또는 형사고소를 해 형사절차를 밟는 것은 근로자가 임금체불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용이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안에 따라 임금체불에 대한 민사소송이 제기되는 경우도 있으나, 노동청에 의한 조사 및 시정지시, 또는 임금체불죄 형사책임이 자주 문제 된다. 특히 최근 연장근로시간, 포괄임금제, 통상임금 범위 등 시간외근로수당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이 발생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임금체불이 문제 되고 있다.

    그런데 임금체불이 인정되는 경우 임금체불죄로 처벌받는 자(임금체불죄의 주체)가 누구인지 또는 면책 가능성은 없는지 등에 대해 혼란스러운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바, 이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임금체불의 주체 - 사용자

    임금체불죄의 주체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다.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사업주를 위해 행위하는 자를 말하며, 실무상 아래와 같은 자들이다.

    - 사업주 - 개인사업주, 법인
    - 사업 경영담당자 -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회생회사의 관리인, 상법상 지배인 등
    -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 - 학교법인 산하 사립학교의 교장, 회사의 공장장 등

    즉, 민사상 사업주가 임금에 대한 채무자이고, 사업 경영담당자나 사업주를 위해 행위하는 자는 민사상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지만, 임금체불의 주체로서 형사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대표이사라고 하더라도 탈법적인 목적을 위해 명목상 등기됐을 뿐이고, 회사의 모든 업무 집행에서 배제돼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업 경영담당자가 아니라고 판단될 수도 있다.

    한편, 임금체불죄에 있어서도 행위 주체는 원칙적으로 자연인이기 때문에, 사업주가 법인인 경우 법인의 범죄능력 유무가 문제 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115조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사업주에게 벌금형을 처할 수 있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법인도 임금체불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2. 사용자 지위를 상실 또는 취득한 경우 임금체불의 책임

    임금체불의 주체는 해당 임금체불 행위 당시의 사용자다.

    예를 들어, 회사의 연장근로수당 산정 체계가 위법해 계속적으로 연장근로수당의 임금체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자가 변경되는 경우, 변경 전-후의 각 대표자는 본인이 사용자로서 대표자 지위에 있던 기간의 임금체불에 대해 각각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대표자 지위를 상실하더라도 본인이 종래 대표자 지위에 있는 기간 발생한 임금체불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으나 실제로는 회장으로서 회사를 사실상 경영해 온 경우, 그러한 자는 사용자로서 대표이사 사임 이후에도 계속해서 임금체불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반면, 새로 선임된 대표자는 대표자로 선임되기 전 과거에 발생한 임금체불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과거 임금체불로 인해 회사의 근로자에 대한 미지급임금 채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로 대표자로 선임됐더라도, 근로자가 퇴직할 때 회사가 과거 미지급임금을 포함해 금품청산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퇴직 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미지급임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대표자로서 금품청산의무 위반으로 인한 형사책임을 지게 된다. 

    이처럼 과거의 임금미지급으로 인해 임금지급의무 위반에 따른 형사책임을 부담하지 않지만, 금품청산의무 위반으로 인한 형사책임이 문제 될 수 있는 점은 주식양수도, 영업양도 등 M&A 과정에서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3. 근로감독관의 시정지시 후 범죄인지

    근로기준법은 임금체불에 대해 형사처벌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무상 근로감독관은 임금체불이 확인되더라도 근로감독관집무규정에 따라 14일 이내의 시정기간(다만, 평균임금 산정 등 임금 계산상의 단순 착오로 인한 체불인 경우 25일 이내의 시정기간)을 부여하고 시정하도록 서면지시를 먼저 한다. 그리고 사용자가 시정기간 내에 시정 완료하면 내사종결하되, 기한 내에 시정하지 않으면 범죄인지하게 된다.

    또한, 임금체불죄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범죄인지 이후라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명시적인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에는 형사처벌하지 않는다(단, 최저임금법 위반죄의 경우에는 반의사불법죄가 아니므로 임금체불에 관한 처벌불원 의사가 있더라도 처벌이 가능하다).

    결국, 임금체불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곧바로 형사처벌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니고, 사용자는 근로감독관의 시정지시에 따른 미지급임금의 지급 또는 근로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통해 형사처벌을 면할 수도 있다. 

    4. 고의(故意) 부정을 통한 면책 가능성

    사용자가 임금체불 의사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적법한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 근거해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믿어 왔으나, 근로기준법에 비춰 임금을 과소 지급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있다. 나아가, 근로감독관이 임금체불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사용자에게 시정지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근로감독관의 시정지시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사용자의 임금체불 여부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판단될 것인데, 미지급임금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더라도 임금체불에 대한 고의가 없다면 형사책임을 부담하지 않을 수 있다. 임금체불죄에 있어서도 일반 형법의 원칙에 따라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고의가 필요한데, 사용자가 임금을 미지급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대법원은 일부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아 임금체불 형사책임이 문제 된 사안에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전제하면서 "민사적으로는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유급휴일 근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유급휴일 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그 밖에도 퇴직금 분할지급약정, 포괄임금약정 등과 관련해 임금체불의 고의가 문제 된 사안들이 있으나, 단순히 법률상 불분명한 점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임금체불 문제는 기업 내 다수의 근로자에게 공통적으로 문제 되는 경우가 많고, 기업 및 대표자에게 형사책임을 부여하는 등 기업 경영상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점을 유념해 사전에 임금지급 체계를 점검하고 임금체불로 인한 형사책임이 문제 되지 않도록 대응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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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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