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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12-06 09:32:21

    수정 : 2023-12-06 11:10:40

효과적 고용조정을 위한 통합적 협상의 실행방안

2023-12-06 09: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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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호 vol.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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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률] 안진수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

    들어가며

    경제불황, 시장환경 변화와 사업구조 재편 등 이슈가 인력 구조조정 즉 고용조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사용자에 의한 일방적인 고용조정은 노동법상 '해고'에 해당한다. 경영 상황에 의한 해고는 경영상 해고, 통상해고로 구분할 수 있는데, 모두 근로기준법상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과도한 적자의 누적이나 사업 폐지의 위기 등 객관적으로 명백한 상황이 아니라면 해고의 방식으로 고용조정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고용조정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에 의해서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합의해지'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합의해지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 해지의사가 합치해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방식이다. 사용자의 계약해지 의사로 시작되는 고용조정은 결국 '근로자의 퇴직 의사'를 확보하는 협상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랜 기간 고용조정 협상 과정의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이 문제가 됐고, 경우에 따라 부당해고로 인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고용조정 과정이 '사용자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될 위험도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문화의 훼손은 오히려 조직의 생산성을 위협할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협상은 분배적 협상과 통합적 협상 방식으로 구분되는데, Plus-sum, Win-Win 협상으로 이해되는 통합적 협상의 방법론이 법적 안정성과 고용조정의 효과성을 담보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하에서는 합의해지형 고용조정 방식의 법적 정당성 기준과 유형을 확인하고 통합적 협상의 방법론으로 효과적 고용조정을 진행하기 위한 실행방안을 제안해 보겠다.

    1. 합의해지의 정당성 요건과 유형

    법원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해고로 보고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있다.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받은 경우에도 '사용자가 강요에 의해 사직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이를 해고로 판단하고, '사직권유 면담 당시의 상황, 작성·제출 과정, 퇴직금 이외의 퇴직위로금 지급 여부 및 수령 과정'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근로자가 당시의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판단해 퇴직 의사표시를 했다면' 근로자의 퇴직 의사를 인정해 사직 또는 정당한 합의해지로 인정하고 있다.

    합의해지 방식의 고용조정 절차는 통상 희망퇴직으로 진행되는데, 절차의 진행 방식에 따라  순수 희망퇴직형과 권고사직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순수 희망퇴직형

    순수 희망퇴직형은 대상자를 특정하지 않는 방식이다. ①희망퇴직 대상, 퇴직조건, 기간을 공고하고(청약의 유인) ②근로자들의 희망퇴직 신청서를 접수해(퇴직청약) ③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 이를 승인-통보(퇴직승인)하는 절차가 일반적이다.

    순수 희망퇴직형은 공고된 퇴직조건을 고려한 자발적 퇴직 신청에 기반하므로, 해고로 인정될 여지가 없어 법적 안정성을 갖춘 방식이다. 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대상과 규모를 특정할 수 없으므로 원하지 않는 과도한 역량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신청자들 중 다수 인원의 퇴직 신청을 거부하고 사실상 선별적으로 퇴직 신청을 승인한다면 정당한 절차로 인정받기 어렵기에 최소한의 예외 인원을 제외하고는 희망퇴직 신청을 승인하는 형태로 운영해야 한다.

    2) 권고사직형

    권고사직형은 특정 대상자들에 한해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절차다. 먼저 사용자는 ①연령, 근속년수, 평가결과, 부서의견 등을 고려해 대상자들을 특정하고, ②대상자들에게 특정 퇴직조건으로 면담을 통해 희망퇴직을 권고한 후(청약) ③대상자의 수락(승인)으로 근로계약을 종료하게 된다.

    권고사직형 희망퇴직은 사용자의 판단에 따라 원치 않는 역량 유출 없이 고용조정을 진행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퇴직 권고 과정에서 과도한 강요와 위협이 있다면 부당해고나 직장 내 괴롭힘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법하고 정당한 방식으로 면담을 진행하고 근로자의 자발적 퇴직 의사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통상 소속 부서장에 의해 진행되는 근로자들과의 퇴직 면담은 전형적인 협상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통합적 협상의 관점에서 절차를 설계하고 운용하는 것이 수용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2. 통합적 협상 관점의 고용조정 실행방안

    통합적 협상은 협력을 통해 서로 원하는 결과를 얻고, 그 결과 전체의 이익을 크게 만드는 Plus-sum Game이다. 서로의 정보를 숨기고 경쟁관계에서 진행하는 분배적 협상과 달리 통합적 협상에서는 정보를 공개하고 몇 가지 원칙과 방법론에 기반해 절차를 진행한다. 이러한 통합적 협상의 방법론들은 적절하게 사용될 때 고용조정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1) 이해관심사에 초점을 둔 전직지원방안 설계

    통합적 협상에서는 표면적 의사인 '입장'보다 내심의 의사인 '이해관심사'에 기반해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옵션을 제시한다. 고용조정에 반대하는 근로자의 실질적 이해관심사는 고용불안과 생활불안에 대한 우려인데, 이를 고려해 퇴직조건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 기업의 80% 이상이 효과적 고용조정의 수단으로 전직지원제도(Outplacement)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처럼 전직지원 관점에서 퇴직조건을 설계한다면 근로자의 이해관심사인 고용불안과 생활불안을 해소해 퇴직 의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회사가 제공하는 퇴직조건도 이러한 취지를 명확히 해 '퇴직위로금'의 형식이 아니라 '전직지원방안'으로 구성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신속한 이직을 돕기 위한 '전직지원컨설팅', 퇴직 후 이직기간 생활안정을 위한 '전직지원금' 구조로 퇴직조건을 설계한다면 대상자의 이해관심사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2) 합리적 계획수립과 완전한 공개

    희망퇴직을 수용하지 않으면 그 다음에 어떠한 일이 있을지 모른다는 둥 불확실한 미래의 제안은 대상자에게 일종의 위협이 되고 부정적 감정과 반응을 야기하게 된다. 통합적 협상은 정보의 공개를 통해 합리적 결정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고용조정의 계기와 현재의 상황, 고용조정 절차와 향후 계획까지 모두 공개하는 것이 대상자의 합리적 판단에 기한 자발적 퇴직 의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용조정 목표 미달성 시 목표 달성을 위해 퇴직조건을 상향해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전형적인 분배적 협상의 관점이며, 대상자들의 기대만 높일 뿐 효과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희망퇴직 목표 미달성 시 대상자 확대, 하향된 퇴직조건으로 추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설계하고, 이를 대상자에게 모두 공개하는 것이 '지금이 최선'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조속한 고용조정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

    3) 사람에겐 부드럽게, 문제에는 강경하게

    통합적 협상에서는 '사람'과 '문제'를 분리할 것을 제안한다. 사람의 감정은 합리적 결정을 방해하고 입장 차이를 심각한 분쟁으로 발전시킨다. 구조조정 대상의 투쟁 원인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장기간 소송을 진행한 사건의 이면에서 해소되지 않는 감정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고용조정의 전 과정에서 부정적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배제하고, 대상자들의 감정을 고려해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부정적 감정의 분출은 합리적 문제해결 제안으로 해소할 수 없다. 문제에는 합리적으로 대응하되, 감정에는 그에 맞는 별도의 대응 방식이 필요하다. 모든 감정은 주관적인 것이고, 한편 각자의 입장에서 정당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상자들의 감정에 대처할 때 부정적 감정의 교환과 증폭(Dynamic of escalation)을 차단할 수 있다. 감정에 반응하기보다 한 발 물러나 맞서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면담 중 감정 해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잠시 중단하거나 미루는 것도 오히려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4) 객관적 기준의 활용

    통합적 협상은 객관적 기준에 기반한 옵션개발을 원칙으로 한다. 고용조정 시 퇴직조건은 이러한 관점에서 설계돼야 한다. 퇴직으로 인한 추가금의 수준은 대상자와 회사가 유사성을 인정할 만한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해 설계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연령이나 근속년수에 따라 차등 설계하는 방식의 수용성이 높다. 만약 신문기사 검색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타사의 기준에 못 미치는 퇴직조건을 제안한다면 대상자들을 설득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5) BATNA의 활용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는 협상이 결렬됐을 때 취할 수 있는 최상의 대안을 의미한다. 강력한 대안이 있다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고용조정 대상자들은 다년간 낮은 평가등급을 받은 경우가 많다. 법적 기준에 부합하는 PIP(Performance Improvement Plan)를 제도로서 운영하고 있다면 고용조정 협상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객관적 평가기준에 기반한 역량향상 프로그램을 구비하고, 이를 즉시 운영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퇴직조건을 제안할 수 있다면 대상자의 수용성을 높이고 고용조정의 효과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고용조정을 진행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인력구조를 재편하고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고용조정 후 잔류인력이 겪게 되는 이른바 생존자 증후군(Survivor's syndrom)은 조직의 생산성을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 고용조정 이후 저하된 사기를 회복하고 조직몰입을 제고하기 위해 리텐션 정책이나 조직활성화 활동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깨어진 신뢰와 부정적 경험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통합적 협상 방식의 또 다른 장점은 '관계'의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로자들은 회사가 특정 절차를 어떻게 진행하는지를 보고 자신과의 관계에 어떠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합당한 절차를 진행할 때, 나아가 퇴직하는 직원들이 전직지원 제도에 힘입어 안정적 생활을 이어가는 모습을 근로자들이 볼 수 있다면 고용조정 과정은 실질적으로 전사적 몰입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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