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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03-03 15:49:51

    수정 : 2023-03-03 17:20:11

파견근로자의 사용사업주에 대한 임금채권에 대해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될까?

2023-03-03 15:49:51



파견근로자의 사용사업주에 대한 임금채권에 대해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될까?
[2023년 3월호 vol.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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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박정택ㆍ이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1. 들어가며


    적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에서 사용사업주가 파견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상태에서 파산한 경우 파견근로자도 사용사업주의 청산 절차에서 체불 임금 중 일부를 우선적으로 변제 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돼 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2. 사실관계

    C 사(파견사업주)는 2016년 D 사(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해 D 사에 소속 근로자를 파견했으나, D 사는 3개월이 지나도록 C 사에 파견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에서 파산했고, 파견근로자들은 2개월 치 임금 중 일부를 지급받지 못했다. 근로복지공단이 해당 파견근로자들에게 C 사를 대신해 체불된 임금 중 일부를 지급한 것이 전부였다. D 사는 파산선고를 받은 후 청산 절차에 들어갔는데, D 사 자산에 대한 근저당권을 넘겨받은 자산유동화전문회사 B 사는 D 사의 자산을 매각한 뒤 우선순위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매각대금을 배당했다. B 사는 배당 우선순위를 정한 관련 법에 따라 임금채권-조세채권-별제권(근저당권 등의 채권) 순으로 매각대금을 배당했으나, 파견근로자의 체불 임금에 관한 채권은 배당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자 D 사의 파산관재인이 파견근로자의 최종 3개월분 임금에 관한 최우선변제권을 주장하며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했다. 파산관재인은 D 사에 파견된 파견근로자들의 체불 임금도 근저당권자인 B 사보다 우선해 변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쟁점1]. 또한 근로복지공단이 C 사 대신 파견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임금(대지급금 채권) 역시 B 사보다 우선해 변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쟁점2].

    3. 1심 및 항소심 법원의 판단(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8. 7. 12. 선고 2017가합1339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11. 22. 선고 2018나2046583 판결)

    1심 법원은 파견근로자의 최종 3개월분 임금 부분 중 근로복지공단이 대지급금을 지급하지 않은 금액 부분에 대해서 적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지 않은 파견근로자의 임금에 관해서도 최우선변제권을 인정했다[쟁점1]. 반면, 근로복지공단이 파견사업주를 대신해 대지급금을 지급한 금액 부분에 대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이 취득한 대위권에는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쟁점2].

    항소심 법원은 별다른 판단 없이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4. 대법원의 판단(대법원 2022. 12. 1. 선고 2018다300586 판결, 이하 '대상판결')

    가. [쟁점1] 파견근로자들의 임금채권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총재산에 대한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지 여부(긍정)

    대상판결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제34조 제2항에 따라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해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파견근로자의 사용사업주에 대한 임금채권에 관해서도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이 정하는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며, 이는 적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그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파견법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근로자파견으로 정의하고 있을 뿐(파견법 제2조 제1호), '적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할 것을 근로자파견의 요건으로 들고 있지 않다.

    ·원칙적으로 파견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지만, 파견사업주가 사용사업주의 귀책사유로 인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사업주가 파견사업주와 연대해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파견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파견법 제34조 제2항의 취지다.

    ·적법하지 않은 파견의 경우 파견법 제34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면 파견법이 규정한 제한을 위반해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사용사업주는 오히려 임금지급책임을 지지 않는 결과가 돼 법적 형평에 어긋난다.

    나. [쟁점2] 근로복지공단의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임금에 관해 대지급금 지급 후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취득하는 대위권에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지 여부(긍정)

    대상판결은 근로복지공단이 대지급금을 지급한 금액 부분에 대해 최우선변제권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을 아래와 같은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제415조의2 본문이 근로자에게 임금 및 퇴직급여 등 채권에 관해 별제권 행사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해 배당금을 수령할 권리를 부여한 취지는 근로자가 직접 우선변제권 있는 채권액을 배당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최우선임금채권을 두텁게 보장하려는 것이다.

    ·채무자회생법 제415조의2 단서의 취지는 근로복지공단이 별제권 행사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근로자와는 달리 배당금을 직접 받을 수 없다는 뜻일 뿐, 근로복지공단이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해 변제받을 권리를 부정한 것이 아니다. 

    5. 대상판결의 의의와 시사점

    대상판결은 적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에서 (1)사용사업주가 파견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상태에서 파산한 경우 파견근로자도 사용사업주의 청산 절차에서 체불 임금 중 일부를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권리가 있고, (2)근로복지공단이 대지급금 지급 후 취득한 대위권에 대해서도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한다는 파견법의 입법 취지 및 "파견사업주가 사용사업주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때에는 사용사업주는 파견사업주와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파견법 제34조 제2항의 문언 등을 주된 논거로 제시했다.

    대상판결 사안에서 파견근로자들은 사용사업주인 D 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자파견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바람에 파견사업주인 C 사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근로복지공단이 C 사를 대신해 일부 임금을 지급하기는 했으나, 파견근로자들은 D 사의 귀책사유로 장기간 임금이 체불된 상태에 놓여 있었다. 대상판결은 D 사는 파견법 제34조 제2항에 따라 C 사와 연대해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해야 하고, 위 파견근로자들이 D 사에 대해 가지는 미지급 임금채권은 최종적으로 3개월분 임금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에 따라 D 사의 총재산에 대해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상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파견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해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서 '적법한 파견'과 '적법하지 않은 파견(불법파견)' 간 법률관계의 균형을 근로관계의 '실질'에 터 잡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점이다. 파견법은 파견사업주가 사용사업주의 귀책사유로 인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 파견근로자 보호를 위해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가 연대해 임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파견법 제34조 제2항). 대상판결은 이러한 파견법의 취지에 비춰 적법하지 하지 않은 파견(불법파견)의 경우 위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면 파견법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오히려 임금 지급 책임을 회피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적법한 파견과 적법하지 않은 파견 간의 법적 형평을 고려할 때, 불법파견을 저지른 사용사업주가 도리어 채무를 지지 않는 모순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대상판결은 파견법과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비춰 '파견근로자 보호'라는 관점을 균형 있게 고려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원칙적으로 파견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지만, 파견사업주가 사용사업주의 귀책사유로 인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사업주가 파견사업주와 연대해 임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파견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파견법 제34조 제2항의 취지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38조가 임금채권에 대한 최우선변제권을 인정한 취지는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파견법과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 및 파견법 제34조 제2항의 규정에 비춰 사용사업주의 파산으로 인한 청산 절차에서 사용사업주에 파견된 파견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해서도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한다는 파견법의 입법 취지 및 근로자의 최소생계 보장이라는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를 구체적인 사안에서 치열하게 고민해 도달한 결론으로 이해된다.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의 파산으로 인한 청산 절차'라는 구체적인 분쟁 상황에서 파견근로자의 사용사업주에 대한 임금채권 및 근로복지공단이 대지급금을 지급해 취득한 대위권의 최우선변제권을 확인하는 법리를 최초로 판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로써 적법하지 않은 파견의 경우에도 파견근로자들은 사용사업주의 청산 절차에서 체불 임금 중 일부를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게 돼 파견사업주뿐 아니라 사용사업주와의 관계에서도 임금채권에 관해 두터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파견근로자를 파견받아 사용하는 사용사업주(원청)는 '힘 있는 대기업'일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실제 거래현실에서는 기업 간 매우 다양한 형태의 계약들(도급계약, 근로자파견계약 등)이 통용되고 있다. 대상판결 사안과 같이 사용사업주가 파견사업주에게 파견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파산하는 등 경제적으로 상당히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사용사업주가 파견사업주에게 파견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파산하게 되면 그 연쇄작용으로 파견근로자의 임금도 장기간 체불되고, 그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청산 절차에서 파견근로자가 임금채권의 최우선변제권을 주장해 매각대금 배당의 우선순위가 문제되는 분쟁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청산 절차에서의 배당 우선순위 문제는 다소 예외적 상황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배당 절차에서 어떤 권리를 우선시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실제 분쟁 상황에서 실무상 중요한 이슈로 대두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파견근로자를 파견받아 사용하는 기업으로서는 상시적인 사업 운영의 관점뿐 아니라 파산으로 인한 청산 절차 등 예외적 국면에서도 파견근로자의 임금채권에 관한 최우선변제권을 인정한 대상판결의 취지를 고려해 사업장 내 불법파견 관련 법률 리스크를 철저하게 점검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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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택ㆍ이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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