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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1-02-04 10:09:44

    수정 : 2021-02-04 13:52:56

임원 선발에 대한 생각

2021-02-04 10:09:44



임원 선발에 대한 생각
[2021년 2월호 vol.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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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노동법률] 한준기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 교수 / 에임즈인터네셔널코리아 고문


    임원에 대해

    임원보다 더 기업의 문화 형성과 성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직 구성원 그룹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임원의 역할을 매우 상징적이면서도 기업의 경쟁력 있는 성과를 설명하는 상당히 유용한 지표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불확실성이 일상의 노멀(Normal)이 된 오늘의 현실에서는 임원을 제대로 선발한다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하고 민감한 과제가 돼버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현실에서는 여전히 큰 진전은 없어 보인다. 기업의 일반적 채용 의사 결정이 절대적인 기준이나 프로세스와 이따금씩 타협하는 부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비즈니스 성패의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 임원의 선발 과정만큼은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된다. 기업성과에 영향을 주는 통제할 수 없는 여러 복잡한 변수 출현의 와중에서도, 그래도 임원 선발만큼은 아직 기업의 통제 영역에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세 가지 중요한 질문

    우리는 세 가지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채용하고 있는가, 선발하는가?
    우리는 임원을 확보하는 일을 어쩌다 한 번의 이벤트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채용이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층적인 선발이라는 개념에 더 무게를 두자. 진정한 선발이란 기존의 케이스를 포함해서 팀장급에서 내부 승진 제도를 통해 신임 임원으로 임명하는 사람까지도 범위를 확대시키고 심혈을 기울여 평가하고 심사하게 될 것이다. 그 자리에 임원이 앉아있든 없든 '차세대 유망주'를 포함해서 그 직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조직 안팎의 선수들로 구성된 '인재 풀(Pool)'을 구축하게 된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축구팀을 구성하는 코치의 입장을 생각해 봐라. 베스트11이 있고, 후보군이 있고, 또 상비군이 있을 것이다. 그 모든 대상자를 보고 또 보고 검증할 것이다. 글로벌 기업 인력 운영 책임자로 오랜 현장 생활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엄청난 고액 연봉을 받는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전 세계를 돌며 인재를 찾는다는 것이다. 거의 '헤드헌터' 수준이다. 흡사 프로 스포츠 세계의 코치와 스카우트들이 숨은 진주를 발굴하기 위해 경기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라도 날아가는 것을 연상시킨다.

    둘째, 최적의 선발 도구와 바른 의사 결정 과정에 근거하고 있는가?
    임원 선발은 일반적인 포지션이 공석이 돼서 사람을 인터뷰해서 채용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선발 도구와 치밀한 검증 과정과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소홀히 여기면 훗날 엄청난 부메랑이 돼서 상상하지 못했던 금전적, 시간적 손실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중요한 임원 포지션 선발만큼은 어세스먼트 센터(Assessment Center)을 통해 평가하는 절차를 거쳐 볼 것을 권한다. 어세스먼트 센터란 어떤 장소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화 한 복수의 평가도구 기법을 사용해, 훈련된 다수의 평가자가 피평가자의 행동 특성을 관찰-평가하는 기법이다. 오랜 기간 동안에 연구자들과 실무자들에 의해 다른 선발의 도구에 비해서 변별력이 뛰어난 것으로 입증이 됐으며, 이미 유수의 다국적기업에서는 핵심 포지션의 선발이나 승진 그리고 핵심 인재를 육성시키는 도구로 유용하게 사용을 하고 있다.
    이러한 도구와 함께 임원에 대한 평판조회(Reference Check) 역시 달라져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전문 업체 의뢰를 포함한 복수의 채널을 활용해서 평판을 조회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최종 공식 의사 결정은 가능하면 선발 과정에 참여했던 모든 이해관계 당사자의 완전한 합의를 이끌어내 결론을 내리는 것이 좋다. 석연치 않음이 있고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때로는 의사 결정 보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셋째, 선발된 임원의 연착륙(Soft-landing)을 위해 어떻게 지원해주고 있는가?
    임원의 선발이 끝나면 다 끝나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역량과 경험을 그가 보유를 했고 우리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서 그가 필요하다는 명제가 분명히 있다면 그 지점부터 가장 중요한 작업이 다시금 시작돼야 한다. 신임 임원의 조직에서의 조기 적응과 성공을 위한 프로그램이 가동돼야 한다. 지원자가 회사가 제시한 고용 조건에 동의를 했다면 이제 남는 것은 바로 공식적으로 정해진 날짜에 출근해 조직의 새로운 일원으로 출발하고 적응하는 단계(Onboarding)가 시작되는 것이다.

    과거보다 경력 사원의 이-전직이 훨씬 더 상시화가 되고 있고, 특히 임원 정도라면 '진짜 선수' 라는 생각에 방치를 넘어 '어디, 얼마나 잘하는지 지켜보자' 하는 심사로 현미경부터 들이대기 시작한다면 정말 쓸데없는 짓을 하는데 과도한 비용과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은 것이다. 공식적으로 고용계약서에 자신의 사인을 했다고 해도 약속했던 입사일 직전에 입사를 고사하거나 입사한 후 불과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회사를 떠나버리는 상황을 심심치 않게 목격했고 이제 더 이상 그리 낯선 현상이 아니다. 그가 진짜 자신만의 원투 펀치가 있다면 경력 사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의 노동시장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대안을 찾을 수 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나야 할 때

    사실 완벽한 임원의 확보 전략의 구현은 요원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껏 어쩌면 다소 별 생각 없이 되풀이했던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나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했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에 이르렀다. 왜 임원을 선발해야 하는지를 망각한 채 시간에 쫓겨 제대로 선발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채용을 하고, 훈련되지 않은 면접관들이 감(感)으로 면접을 보는 등 검증되지 않은 선발 도구와 과정 속에서 어느 정도 타협해서 선발을 하고, 조직에 입사하고 난 뒤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은연중에 막으며 '알아서 잘해보라'는 식으로 방임을 한다면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疑人勿用 用人勿疑(의인물용 용인물의)"라는 말이 있다. "의심하는 사람이면 쓰지를 말고, 쓰는 사람이면 의심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명확한 방향을 수립하고, 확신을 갖고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확실한 자신감을 갖고 사람을 선발하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마땅한 대안은 없고 사람은 필요하니까 "일단 뽑아보고 나중에 아니다 싶으면 그 때 내보내면 되는 것 아닌가?" 하면서 채용을 결정하는 경영자들도 기업 현장에서 적지 않게 보았다. 필자는 직원을, 특히 임원들을 피도 눈물도 없이 매정하게 잘라버리는 세계적인 유수의 다국적기업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그들은 참으로 사람을 잘도 해고시켜 내보내지만, 20여년의 세월 동안 사람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일단 먼저 뽑고 써보자는 접근을 했던 사례를 단 한 건도 목격하지 못했다. 그것이 그들이 때로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수많은 인재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비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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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기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 교수 / 에임즈인터내셔널코리아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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