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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4-06-17 10:36:54

    수정 : 2024-07-01 11:55:20

[단독] 법원 “‘금속노조 탈퇴’ 포스코 간부 제명은 무효...선택의 자유 침해”

2024-06-17 10:36:54



노조 조직형태 변경은 집단탈퇴 아냐...조직형태 변경 금지는 선택의 자유 침해
[2024년 7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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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모여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포스코지회 조직변경을 시도한 지회 전 간부 6명을 노조에서 제명한 것은 위법이라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앞서 법원이 포스코지회 조직형태 변경 효력 정지 가처분을 인용한 것과는 상반된 결론이다.
     
    법원은 제명이 위법하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노조 하부조직의 조직형태 변경을 집단탈퇴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는 판단까지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제41민사부(재판장 정회일)는 포스코지회 전 간부 A 등 6명이 금속노조를 상대로 낸 제명결의 무효 확인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직형태 변경으로 특정 지회가 집단탈퇴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집단탈퇴로 본다면 단결권의 주체인 근로자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이 왜곡되고 노동조합 설립 내지 조직형태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고 판단했다.
     
    "기업별노조로 변경은 집단탈퇴 아냐" 금속노조에 제동 건 법원

    A 씨 등은 2021년 10월 포스코지회 조직형태를 산별노조에서 기업별노조로 변경하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했다. 금속노조는 노조 규약상 조직형태 변경은 불가능하다면서 안건을 철회하지 않으면 이들을 제명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A 씨 등은 대의원대회를 개최했고 결국 조직형태 변경이 의결됐다. 금속노조는 이를 이유로 A 씨 등을 제명했다.
     
    고용노동부와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에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산별노조가 하부 조직인 지회의 조직형태 변경을 금지할 수는 없다며 금속노조에 A 씨 등에 대한 제명 처분을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원칙적으로 산별노조의 하부조직은 스스로 조직형태 변경을 통한 집단탈퇴를 할 수 없다. 하부 조직은 산별노조 운영 편의상 구성한 것일 뿐 단체교섭, 단체협약 체결 등은 모두 산별노조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201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산별노조의 하부조직이라도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 기업별노조로 조직형태 변경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 집단탈퇴의 길이 열렸다.
     
    이에 금속노조는 하부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있어 하부조직의 조직형태 변경을 금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하부조직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집단 탈퇴 금지를 위법이라고 보는 고용부 판단이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 손을 들었다. 하부조직의 조직형태 변경을 징계 사유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 판단을 요약하면 이렇다. 조직형태 변경을 집단탈퇴로 볼 수 없다. 조직형태 변경을 집단탈퇴로 규정하고 금지한다면 근로자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이 왜곡되고 노동조합 조직형태 선택 자유가 침해된다.

    "조직형태 변경은 노동 3권 구체화하는 제도, 활용 필요해"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조직형태 변경은 근로자의 권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근로자에게는 단체의 조직ㆍ가입, 노동조합 설립의 자유가 보장돼 여러 조직형태 중 어떤 조직형태를 갖출 것인지, 그리고 그 조직형태를 유지 또는 변경할 것인지 선택은 단결권의 주체인 근로자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에 맡겨져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노동조합법이 총회 의결을 거쳐 조직형태 변경을 가능하도록 한 것은 근로자의 노동조합 설립 내지 조직형태 선택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모든 국민이 가지는 결사의 자유와 노동 3권을 구체화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권리를 부여하는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직형태 변경을 집단 탈퇴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직형태 변경에 반대하는 근로자는 조직형태 변경 후 이를 탈퇴하고 산별노조에 가입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금속노조는 개인적인 자격으로 금속노조에 잔류하게 된 조합원을 위해 활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을 모아 하부조직을 재건할 수도 있다"며 "지회의 조직형태 변경을 집단탈퇴로 해석하지 않는 것이 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을 해친다거나 노조의 단결력 유지ㆍ강화를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근로자의 권리 향상을 위해 조직형태 변경 제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나왔다. 재판부는 "노조 조직형태는 노조의 자율적 의사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근로자가 해당 근로여건에서는 기업별 노조의 조직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 향상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산별노조 소속에서 기업별노조로 간소하고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조직형태 변경 제도를 활용하게 할 필요도 있다"고 부연했다. 

    조직형태 변경 무효 소송 결과는 아직...가처분 판단 유지될까

    이번 법원 판단으로 포스코지회의 조직형태 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그러나 조직형태 변경 무효 소송에 대한 법원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금속노조가 포스코자주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노동조합 조직형태 변경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했다. 포스코자주노동조합은 A 씨 등이 포스코지회를 기업별노조로 변경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당시 법원은 조직형태 변경 절차를 문제삼았다.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포스코지회의 향후 노동조합으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소속 근로자들의 지위와 신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A 씨 등은 대의원회에서 이를 의결했다는 이유다. 특히 대의원회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 됐다.

    법원의 결정으로 포스코지회의 조직형태 변경 효력은 1심 판단이 나오기까지 정지된 상황이다.

    A 씨는 "산별노조라고 해서 기업별 조직의 세부적인 사정을 전부 파악할 수는 없어 기업별 조직의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해 줘야 한다"며 "아직 조직형태 변경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조직이 진행 중인 집단탈퇴 금지 산별노조 규약 시정 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속노조뿐 아니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에서도 집단탈퇴를 금지하는 규약이 문제돼서다.
     
    앞서 고용부는 이들 노조에 대해 집단탈퇴 금지 규약 시정명령 절차를 추진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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