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더불어민주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노동시장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정년 연장 입법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이재헌 기자 jh59@)
 
노동계가 노년층의 소득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 정년을 60세에서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인 65세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정년 연장을 법제화하지 않고 노사 교섭에 맡기면 노동시장의 불평등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노동시장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정년 연장 입법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정년 연장, 교섭에 맡기면 노동시장 불평등 악화…"법적 정년 연장 필요"
 
발제를 맡은 김성희 L-ESG 평가연구원 원장은 정년 연장을 노사 교섭에 맡기면 노동시장 불평등이 악화될 수 있다며 법적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근로자들은 지금의 교섭력으로도 65세 정년 연장이 가능하다"며 "정년 연장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퇴직 압력에 쉽게 노출되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년 연장을 법으로 통과시키지 않고 교섭에만 맡기면 노동시장 불평등이 악화된다"며 "모든 근로자들이 정년 연장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정년 연장을 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법적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에 대한 강행 조항을 함께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 정년이 60세로 연장됐지만 중장년 근로자들의 주된 일자리 평균 퇴직 연령은 60세에 크게 미치지 못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55세에서 64세인 중장년층의 주된 일자리 평균 퇴직 연령은 49.4세였다. 여성의 경우 47.4세로 평균 퇴직 연령이 더 낮았다.
 
김 원장은 "법적 정년이 60세도 늘었지만 주된 일자리 평균 퇴직 연령은 40대 후반인 상황"이라며 "65세로 법적 정년을 연장해도 법적 강행규정이 함께 도입되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근로자들에 대한 조기퇴직 압력이 커 지금처럼 근로자들의 실제 퇴직 연령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행규정 도입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방안도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청년 고용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은 고령 노동자 계속 고용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지만 인건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중소기업의 정년 연장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의 제도적 지원 대책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적 정년, 연금 수급 개시 '65세'로"
 
이날 토론회에서는 노년층의 소득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법적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법적 정년은 60세지만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3세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5년마다 1년씩 증가해 2033년에는 65세로 늦춰진다. 법적 정년이 늘어나지 않으면 60세에서 65세까지 노년층의 소득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노호창 호서대 법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법정 정년과 연근수급 개시 연령 간 차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연금수급연령이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법적 정년이 높아지지 않으면 노후 소득 공백이 발생해 노년층의 생존권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 정년 연장의 효과가 반감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법적 정년을 65세로 맞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에 맞춰 법적 정년을 연장하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개정안을 발의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적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의 차이는 노후 소득 공백을 만들고 이것이 노후 빈곤율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며 "법 개정으로 노후 소득 공백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노후 소득 공백 문제는 빠르게 해결돼야 할 문제"라며 "개정안이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빠르게 심사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