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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03-03 15:50:00

    수정 : 2023-03-03 15:50:47

미국 반독점법상 ‘노동 면제(Labor Exemption)’ 법리의 전개(1)

2023-03-03 15:50:00



미국 반독점법상 ‘노동 면제(Labor Exemption)’ 법리의 전개(1)
[2023년 3월호 vol.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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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권오성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

    1. 들어가며


    노동법과 경제법은 모두 '소유권의 절대성'이나 '계약자유의 원칙' 등 근대 시민법 원리를 수정하는 법이라는 점에서 양자를 '사회법'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 부르기도 하지만, 노사관계의 규율을 목적으로 하는 노동법과 경쟁의 촉진 및 경제력 집중의 제한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법은 그 성격을 달리하기 때문에 노동법과 경제법은 각자 독자적인 경로로 발전돼 왔다. 이에 노동법과 경제법을 근대 독점자본주의로 잉태된 '샴쌍둥이'로 비유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노동법과 경제법은 전통적으로 서로 독립된 법 영역이기는 하지만, 프리랜서 등 근로자인지 사업자인지 구별이 모호한 '일하는 사람'의 증가는 경제법과 노동법의 교착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2018년 재능교육 판결을 통해 소위 '종속적 계약자'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이 긍정됨으로 인해 노동법과 경제법이 충돌하는 사례도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법과 경제법의 학제 간 연구(Interdisciplinarity)가 활발히 진행되지 못한 상황이다. 어쩌면 이러한 학문적 미성숙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방해 혐의로 화물연대를 검찰에 고발하게 된 이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미국의 경우 1890년 셔먼법(Sherman Act) 이후 한 세기 이상 노동조합의 활동이 어느 정도까지 반독점 규제의 제약 아래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전개됐다. 따라서 반독점법상 '노동 면제(Labor Exemption)' 법리에 관한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의 변천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향후 노동법과 경제법의 교착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을 위한 시사점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2. 1890년 셔먼법 제정

    미국은 산업의 집중화, 시장 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다양한 기업 형태의 출현 및 집중된 경제력이 초래할 수 있는 정치적 결과에 대한 우려로 1890년 셔먼법을 제정했다. 제정 당시의 셔먼법 제1조는 "주 간(州間) 또는 외국과의 거래 또는 통상을 제한하는 신탁(Trust) 또는 기타 형태의 모든 계약, 조합 또는 음모"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제2조는 "주 간(州間) 또는 외국과의 거래 또는 통상 일부를 독점하거나, 독점하려고 시도하거나 다른 사람과 결합 또는 공모하는 사람은 … 경범죄로 간주한다."고 규정했다. 그런데 이 법은 인적 적용 범위를 '사람(者, Person)'으로 넓게 규정해, 이를 문리해석하면 노동자의 집단행동이나 노동조합의 활동은 물론 기타 노동시장에 관한 경쟁 제한 전반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실제로 셔먼법은 그 시행 초기부터 기업보다 오히려 노동조합을 상대로 더 빈번하게 적용됐다. 연방법원은 노동조합의 보이콧(Union-called Boycotts)을 분쇄하는 근거로 이 법을 원용했고, 마침내 1908년 연방대법원이 소위 'Danbury Hatters 사건'에서 셔먼법의 이러한 적용을 긍정했다. 이 사건은 북미모자공조합(United Hatters of North America)이 로에베(Loewe) 등 모자 제조사를 상대로 전국 규모의 조직화 요구를 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제조사의 제품에 대해 미국노동총동맹(American Federation of Labor, 이하 'AFL')과 제휴해 보이콧 등을 실시한 사안이다. 연방대법원은 셔먼법 입법 과정에서 농부 및 노동자 조직을 적용 범위에서 면제하기 위한 몇 가지 노력이 있었지만 입법에 실패했고, 따라서 노동조합에도 셔먼법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3. 1914년 클레이튼법 제정과 1940년 이전까지의 판례

    가. 제정의 배경


    연방대법원의 Danbury Hatters 판결로 셔먼법 개정을 위한 적극적인 입법청원이 진행됐고 이러한 노력은 1914년 제정된 클레이튼법(Clayton Act) 제정으로 이어졌다. 클레이튼법 제6조는 "인간의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라고 규정했고, 나아가 노동조합의 존재를 금지하거나 노동조합이 '그 적법한 목적을 합법적으로 수행하는 것(From lawfully carrying out the Legitimate Objects thereof)'을 제한하는 취지로 반독점법을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또한, 동법 제20조는 연방법원은 '고용조건(Terms and Conditions of Employment)'에 관한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쟁의(Disputes)로부터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인정션(Injunction)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에 법 개정 운동을 주도했던 Samuel Gompers 당시 AFL 위원장은 '미국 노동자의 대헌장(It is the Magna Carta of America's Workers)'이라면서 이 법을 극찬했지만, 연방대법원은 1921년 Duplex Printing Press Co. v. Deering 판결(이하 'Duplex 판결')에서 회사의 고객에게 상품 불매의 압력을 가한 2차 보이콧 활동은 클레이튼법 제6조의 적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로 클레이튼법이 반독점법 적용면제(Antitrust Immunity)의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는 노동조합의 희망이 좌절된 것이다. 나아가, 동법 제16조는 사용자를 포함한 사인(私人)에게도 반독점법 위반 금지 명령을 요구할 권리를 인정했기 때문에, 오히려 레이버 인정션(노동가처분, Labor Injunction)이 남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레이버 인정션 남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법된 것이 1932년 노리스-라가디아법(Norris-LaGuardia Act)이다.

    나. Duplex Printing Press Co. v, Deering 판결

    Duplex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노동조합이) … 정상적이고 적법한 목적(Normal and Legitimate Objects)을 벗어나는 경우 …" 클레이튼법 제6조에 따른 반독점법 적용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동법 제20조는 "하나의 사용자와 근로자들(An Employer and Employees) 또는 복수의 사용자와 근로자들(Employers and Employees) 사이의 사건"에만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조항은 쟁의와 밀접한 관계(Proximate Relation)에 있는 노동자, 즉 일차적 사용자(Primary Employer)의 근로자(Employees)만을 보호하기 때문에, 일차적 조합활동(Primary Union Activity)만이 보호된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법원이 노동조합의 목적이 '불법(Illegitimate)'이라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일차적 조합활동에 대한 보호도 상실될 수 있다는 취지로 봤다.

    다. United Mine Workers v. Coronado Coal Co. 판결

    Duplex 판결 이후 법원은 노동조합의 2차 보이콧 활동과 핫카고(Hot-Cargo) 협정에 대해 반독점법을 계속 적용했다. 나아가, 연방대법원은 동일한 당사자(United Mine Workers와 Coronado Coal Co.) 간에 3년의 간격을 두고 선고된 두 개의 판결을 통해 2차 보이콧 이외의 사안에 대해서도 반독점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먼저, 1922년의 United Mine Workers v. Coronado Coal Co. 사건(이하 'Coronado Coal Co. 판결')은 노동조합이 사용자의 직장폐쇄(Lockout) 및 비조합원에 의한 조업(Nonunion Operation) 시도에 대항해 물리력을 동원해서 사용자(Coronado Coal Co.)의 광산을 폐쇄한 사안이다. 사건이 대법원에 처음으로 다뤄졌을 당시 증거는 '직장폐쇄에 대한 근로자의 대항(An Employee Reaction to the Lockout)'이라는 지방적 동기(Local Motive)를 보여주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대법원은 반독점법 위반이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었지만, 사건을 환송했고, 환송심에서 드러난 증거에 의하면 노동조합의 탄광 폐쇄는 Coronado Coal Co.에서 석탄을 생산하는 것이 다른 회사에서의 협약임금(Union Wages) 지급과 노동조합 조직화 전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보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에 1925년 Coronado Coal Co. v. United Mine Workers 사건으로 다시 심리했을 때, 연방대법원은 노동조합의 의도가 반독점법 책임(Antitrust Liability)을 묻는 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지방적 동기를 갖는 데 불과한 파업은 통상적으로 (州間) '통상(Commerce)'에 대한 간접적인 방해일 뿐이고, 따라서 반독점법 위반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데 반해, '주 간 통상(Interstate Commerce)'에 유입되는 공급이나 '주 간 시장(Interstate Markets)'에서의 가격을 제한하거나 통제하려는 의도에 따른 행위는 반독점법 위반으로 여겨졌다.

    라. United States v. Brims 판결

    노동조합에 반독점법 책임을 묻기 위해 반드시 노동조합의 파업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었다. 1926년 United States v. Brims 사건에서, 노동조합은 지역의 건축업자들과 '조합원인 목수는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않은 목공(Nonunion Millwork)을 거부할 수 있다'라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노동조합이 이러한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유는 더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노조가 조직되지 않은 제조업자들(Nonunion Manufacturers)에게 일감을 빼앗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반독점법에 근거해 노동조합의 활동을 불법이라고 판단하면서, 위 Coronado Coal Co. 판결과 2차 파업(Secondary Strikes)에 반독점법 책임을 부과했던 이전의 판결들을 인용했다.

    4. 노리스-라가디아법 제정과 1960년 이전까지의 판결

    가. 제정의 배경


    1930년경 연방법원들은 반독점법 적용을 통해 노동정책을 규제했는데, 연방법원이 노동조합의 행위를 통제하기 위해 이용한 절차적 장치(Procedural Device)가 레이버 인정션이었다. 법원의 레이버 인정션에 대한 지속적인 불만은 1932년 노리스-라가디아법(Norris-LaGuardia Act) 입법으로 이어졌다. 동법은 노동쟁의에 관한 연방법원의 인정션 허가 권한을 제한했다. 노리스-라가디아법이 반독점법을 직접 개정하지는 않았지만, 동법의 입법은 의회가 반독점법은 전국 노동정책을 형성하는데 부적합한 수단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된다. 나아가 1935년 NLRA(와그너법(Wagner Act))의 제정은 '노동정책 입안자(Labor Policy Maker)'의 역할을 의회가 담당하겠다는 의회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이러한 '의회의 정책(Congressional Policy)'이 노동조합 조직화와 단체교섭의 촉진에 있음을 보여주었다.

    나. Apex Hosiery Co. v. Leader 판결

    Apex Hosiery Co. v. Leader 판결(이하 'Apex 판결')은 노동조합 조직 후 클로즈드 샵(Closed Shop) 협정 체결을 요구했으나 회사가 이를 거부하자, 노동조합은 사업장을 점거하고, 완제품을 주 외(Interstate Commerce)로 선적하는 것을 방해했고, 이 과정에서 4개월 동안 생산이 중단됐다. 이 사건의 쟁점은 노동조합의 이러한 거래 방해가 셔먼법에서 말하는 '거래 제한'에 해당하는지다. 이 사건의 경우, 회사의 상품이 노동조합이 조직된 다른 상품(Union-made Goods)과 경쟁하는 것을 방해하려는 노동조합의 동기를 보여주는 증거는 없었고, 따라서 대법원은 Coronado Coal Co. 판결의 지방적 목적 법리를 원용해 반독점법에 따른 3배 배상을 인정한 하급심 판결을 파기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노동조합의 활동이 '통상적인 경쟁을 제한하려는 의도'이거나 '재화 시장(Product Market)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반독점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원칙(Broad Principles)'을 제시하려고 시도했다. 특히, Stone 대법관이 작성한 의견 중에는 "노동의 결합을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조직된 회사 제품과의 경쟁이 제거돼야 하고 … 노동 기준의 차이에 근거한 가격경쟁의 제거는 모든 전국적인 노동 단체의 목표이다. 그러나 경쟁에 대한 이러한 영향은 셔먼법이 금지하는 유형의 가격경쟁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방론(Dictum)이 들어 있었다. 한편,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노동조합에 의한 Apex Hosiery Co. 제품 선적의 지연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은 물론, 노동조합은 그것을 의도하지도 않았다고 인정했다.

    Apex 판결은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반독점법 '면제(Exem⁻ption)'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노동조합의 책임을 인정하는 실체적 이유(Substantive Grounds)를 제한하는 방식, 즉 '통상경쟁(Commercial Competition)'에 대한 제한과 노동 기준에 따른 '격차 해소(Elimination of Differences)'를 위한 제한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반독점법 책임을 축소했다.

    다. United States v. Hutcheson 판결

    위 Apex 판결과 달리 연방대법원은 1941년 United States v. Hutcheson 판결(이하 'Hutcheson 판결')에서는 직접적으로 노동조합에 대한 반독점법 면제(Exemption)를 인정했다.

    이 사건 당시 미국 법무부는 노동조합의 부당한 관행(Bad Practices), 예컨대 회사가 노동력을 절감하는 장비 등을 도입하는 것을 반대하거나, 노동시장에 대한 가격담합 등의 행위를 셔먼법에 따라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사건은 목수 조합과 기계공 조합 사이의 관할권 분쟁과 이에 따른 일차적 사용자에 대한 파업(Strike against the Primary Employer), 이차적 사용자에 대한 피케팅(Picketing of a Secondary Eployer) 및 일차적 사용자의 제품에 대한 전국 규모의 보이콧 요구와 관련된 것이다. 이 사건에서 법무부는 셔먼법 제1조에 따라 신형장비의 도입에 대한 노동조합의 저항행위를 위법한 공모로 제소했다.

    이 판결의 법정 의견을 작성한 Frankfurter 대법관은 클레이튼법이 특정한 노동조합 관행(Union Practices)을 셔먼법의 적용 범위에서 제외했다고 논증했다. 클레이튼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이 판결이 있기 전까지의 연방대법원 판례는 '노동조합을 반독점법의 제한에서 해방하겠다'라는 의회의 의도와 모순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에 Frankfurter 대법관은 노동조합의 행위가 셔먼법에 위반되는가는 셔먼법, 클레이튼법, 노리스-라가디아법의 조화로운 해석을 통해서만 결정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고, 이처럼 세 개의 제정법이 서로 '맞물려 있음'을 전제로 "노동조합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행동한 경우, 그것이 노동자 이외의 단체(Non-labor Groups)와 공모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면, 해당 노동조합 활동의 클레이튼법 제20조 위반 여부는 그 목적이 현명한지, 정당한지, 이기적인지에 관한 어떠한 판단에 의해서도 결정돼는 안 된다."라고 판시해 노동조합이 반독점법 감독에서 광범위하게 면제된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 판결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의회의 의도를 확대해석했다고 비판하는 견해가 있었다. 사실 노리스-라가디아법 입법 과정에서 동법의 제정을 주장했던 측은 동법은 당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던 레이버 인정션에 관한 연방법원의 권한을 박탈하는 정도의 제한적인 법률이라고 의회를 설득해 입법에 이를 수 있었다. 또한, 노리스-라가디아법은 반독점법에 따라 노동조합에 부과될 수 있는 손해배상은 다루고 있지 않다. 따라서 셔먼법, 클레이튼법, 노리스-라가디아법의 세 법률을 조화롭게 해석해야 한다는 Hutcheson 판결의 결론은 부적절하며, 셔먼법과 클레이튼법을 핵심적인 조항으로 취급하고, 노리스-라가디아법은 특정 구제수단을 철회하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취급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방법원은 노동정책 문제를 의회에 맡겨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Hutcheson 판결은 적절하고, 큰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여겨졌다. 이 판결에 따르면 앞서 Apex 판결이 요구했던 통상경쟁(Commercial Competition)의 범위에 관한 판단은 더는 필요하지 않게 됐고, 또한 이 판결은 훨씬 더 광범위한 반독점법 면제를 선언했다. 이러한 면제는 셔먼법, 클레이튼법 및 노리스-라가디아법에 대한 법원의 해석(解釋)에 근거했다는 점에서 '법정(法定) 면제(Statutory Exemption)'로 부른다. 다만, 이러한 법정 면제의 적용은 노동조합이 비노동자 그룹(Non-Labor Groups)과 공모하지 않을 것, 즉 노동조합의 편면적 행위라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데, 노동조합이 사용자 등 다른 당사자와 합의할 경우 이러한 조건이 쉽게 부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용상 한계가 있다.

    라. Allen Bradley Co. v. IBEW, Local 3 판결

    연방대법원은 Hutcheson 판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적용 면제에 대한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다. Allen Bradley Co. v. IBEW, Local 3 판결(이하 'Allen Bradley 판결')에서 노동조합은 뉴욕시의 전기공사업자들(Electrical Contractors)을 조직화한 후 그들과 클로즈드 숍(Closed-shop) 협정을 체결하고, 이어서 노동조합은 전기설비 제조사들(Electrical Equipment Manufacturers)을 조직화하면서, 그들에게 '시장보호(Sheltered Market)'를 약속했다. 전기설비 제조사들과 전기공사업자들은 해당 노동조합에 의해 조직화 된 뉴욕시의 회사와만 거래하기로 합의했고, 뉴욕시 외부의 기업들은 노동조합의 피케팅과 보이콧으로 시장에서 축출됐다. 이런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노동조합과 협력함으로써 가격을 올리고 입찰을 조작했다. 처음에는 노동조합이 이러한 계획의 이행을 감시했지만, 나중에는 사용자 단체(Employers' Associations)가 감시자 역할을 승계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일련의 계획이 거래를 제한하고, 뉴욕시 시장을 독점화하고, 다른 주에서 선적된 설비를 배제하고, 가격을 직접 통제하고, 잠재적 소비자들을 차별한 것으로 봤고, 노동조합 지부에 의해 지원되고 교사된 '사업상 공모(Business Conspiracy)'로 보아 셔먼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대법원은 이러한 계획은 Hutcheson 판결에 따른 법정 면제에 해당한다는 노동조합의 항변을 배척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 노동조합은 사용자들과 '사용자들은 3지부(Local 3) 조합원을 고용하지 않은 회사가 제조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협약 체결 자체만으로는 셔먼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협약 체결 만이 아니었다. 이러한 협약 체결은 공사업체와 제조사들이 서로 연합해 뉴욕시의 모든 사업을 독점하고, 그 지역에서 다른 사업자들을 배제해, 경쟁 수준 이상의 가격을 요구하려는 훨씬 더 큰 계획의 하나의 요소에 불과했다. 물론 노동조합이 쟁의에서 승리하는 경우, 노동조합이 단독으로 행동하더라도, 제품 가격의 상승을 가져오거나, 모든 사용자가 3지부 조합원을 고용하지 않은 회사가 제조한 전기설비의 구매를 개별적으로 거부하는 결과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만일 노동조합의 단독행동으로 이러한 결과에 이르렀다면, 이는 클레이튼법에 따라 셔먼법 적용이 면제되는 노동조합 활동의 자연스러운 결과였을 것이다. … 그러나 노동조합이 사업자들의 결합에 동참했을 때 … 면제에 해당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 우리는 의회가 시장과 가격을 지배하는 기업의 집중된 힘(Concentrated Power)을 두려워했음을 알고 있다. 의회는 사업의 독점을 금지할 의도였다. 이는 노동조합이 사업 독점에 동참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며, 따라서 노동조합의 이러한 동참은 셔먼법 위반이다. … "

    이 사건의 배경이 된 사실관계를 생각해 보면, 대법원이 Hutcheson 판결에 따른 법정 면제에 해당한다는 노동조합의 항변을 배척한 것은 수긍이 간다. Allen Bradley 판결에서 법원이 인정한 행위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큰 이견은 없었지만, 동 판결의 의미와 한계, 즉 동 판결에 따른 '면제의 상실(Loss of the Exemption)'에 관한 판단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먼저, Allen Bradley 사건에서 문제가 된 계획은 노동조합에 의해 시작된 것이고, 노동조합이 이 계획의 배후의 원동력이 됐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재화 시장을 통제하기 위한 구실로 노동조합을 이용함에 불과한 경우에 관한 '가짜 협약(Sham Arrangements)'의 법리는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없었다. 다음으로, 노동조합의 동참이 필요하지 않은 사업상 공모(Business Conspiracies)와 유사한 모든 계획을 비난하는 것은, 복수 사용자로 구성된 교섭에서 임금을 결정하는 것을 불법화할 수도 있으므로 지나치다. 실제로 몇몇 평석자는 Allen Bradley 판결이 복수 사용자 교섭(Multiemployer Bargaining)을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끝으로, 사용자들이 노동조합의 요구에 저항했는지 아니면 노동조합이 제안한 '시장제한'을 남몰래 기뻐했는지 가려내기 위해 실제 교섭을 조사하는 것은 '서투르게 행동한 자'를 처벌하고 '교묘하게 행동한 자'를 보상하는 데 기여할 뿐이다.

    여하튼, 연방대법원은 Allen Bradley 사건에서 노동조합이 '어느 사업자를 돕기 위해' 사업자가 위법행위로 여겨졌을 행동을 했다면, 법정 면책은 상실된다는 '당연위법의 원칙'을 채택했고, 1960년대가 되기 전까지 이러한 판례법리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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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성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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