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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11-07 12:22:15

    수정 : 2023-11-08 08:17:24

노사관계에 대한 형벌권 행사의 한계⑵

2023-11-07 12:22:15



노사관계에 대한 형벌권 행사의 한계⑵
[2023년 11월호 vol.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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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

    <지난 호에서 이어집니다>

    법원의 판단

    타이요나마콘(タイヨー生コン) 사건

    법원은 타이요나마콘 사건에 대해서는 2015년 당시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이 타이요나마콘이 레미콘을 납품하는 건설공사 현장에서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하고 있었던 사실, 타이요나마콘의 대표이사인 P12가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그만두게 하기 위해 업계의 유력자들을 통해 칸나마지부의 위원장이었던 P13에게 면회를 요구한 사실, 2015년 5월 21일 피고인 P1이 P13과 함께 P12와 호텔에서 면회한 사실, 본건 면회에서 피고인 P1이 이석했을 때 P13이 P12로부터 1000만 엔을 교부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으며, 주요 쟁점은 ①협박행위(해악의 고지)의 유무와 ②1000만 엔을 교부한 취지 및 ③공모 여부라고 봤다.

    ①의 쟁점에 대해, 법원은 본건 컴플라이언스 활동의 실시규모나 빈도, 양태 및 결과와 이에 더해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받는 이유나 종기(終期)가 제시되지 않아 그 종료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은 P12를 단순히 곤혹(困惑)스럽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포(畏怖)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고 해야 하며, 이러한 사실인정은 P12가 본건 컴플라이언스 활동에 대해 경찰과 상담하고 있었다는 점이나 1000만 엔을 지급하기로 즉시 결의한 사실로도 뒷받침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②의 쟁점에 대해, 피고인 P1 및 P13은 본건 금전지급의 취지는 칸나마지부 50주년 기념사업으로 회관을 신축하기 위한 캄파(이하 '회관 캄파(Kam-paniya)'라 약칭한다)라고 인식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다. 그러나 타이요나마콘이 회관 캄파를 할 이유는 전혀 없고, P12는 이를 명확히 부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P14도 같은 진술을 하고 있는 것, 또한 회관 캄파라면 그 명목을 은닉할 필요가 없는데도 칸나마지부 측은 '정책협력금'으로서 수령했다는 취지의 영수증을 작성 및 교부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본건 금전지급의 취지가 회관 캄파라고는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③의 쟁점에 대해, 법원은 피고인 P1은 본건 컴플라이언스 활동의 개시, 대상의 확대, 중단 등에 대해 P18에게 지시하고 그 보고를 받는 등 본건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주도하고 있었던 것이 인정돼 동 피고인은 본건 컴플라이언스 활동의 중지나 이를 위한 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입장에 있었다고 할 수 있고, 또한 본건 컴플라이언스 활동 중지 지시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에 행해진 본건 면회에서도 P13이 동석했을 뿐만 아니라 타이요나마콘의 컴플라이언스 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에 비춰 보면 피고인 P1은 타이요나마콘로부터 금전을 갈취하는 것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또한 이에 대해 P13과 통정했다고 인정돼 공갈의 고의 및 공모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인 P1의 공갈죄 성립을 긍정했다.

    후지타(フジタ) 사건

    변호인은 본건 컴플라이언스 활동은 ①레미콘의 품질개선, 산업재해방지, 환경파괴방지, 레미콘 가격의 적정화와 불공정경쟁방지 등에 목적이 있어 정당하며, ②컴플라이언스 활동의 양태 또한 각 법령 위반이 객관적으로 의심되는 경우 경찰관의 입회하에 진행됐고, 홍보물 제시를 포함해 소수의 인원으로 단시간에 조용히 법령 위반을 지적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시정을 요구한 것에 불과해 그 수단과 방식에 있어서도 정당하며, ③협동조합과의 레미콘 공급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것은 국가정책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본건 컴플라이언스 활동 등의 실시규모나 빈도, 양태 등과 더불어 피고인들이 칸나마지부 측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한층 더 공격의 확대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점 등에서 볼 때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에 의한 일련의 행위는 B 사에 대해 레미콘 구입처를 변경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집요하고 계속적으로 압력을 가한 것이라 보고 공갈(恐喝)의 실행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한, 이러한 사실인정은 비록 개별적인 컴플라이언스 활동이 평온하게 이루어지거나 일부 정당한 것이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고 달라지지 않으며,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를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변호인은 본건 컴플라이언스 활동은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의 컴플라이언스 활동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된 오사카고등법원의 '호시야마 사건' 결정에 따라 행정기관이나 경찰관과 협동하거나 또는 그 교시에 따라 행해진 것이고, B 사에 협동조합과의 레미콘 공급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것은 국가 정책에 따른 행위이므로 행위자에게는 위법성 의식의 가능성이 없고 책임이 조각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했지만, 법원은 칸나마지부는 '더미'의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실시함으로써 아웃 업체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활동이 정당한 것과 같은 외형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며, 이러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컴플라이언스 활동이 위법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음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고, '호시야마 사건' 결정도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의 컴플라이언스 활동 일반에 대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한 것이 아님에 비춰 볼 때, 동 사건의 결정에 따랐기 때문에 컴플라이언스 활동에 대해 위법성 인식의 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오쓰지방법원은 관련 피고인에 대해 공갈미수죄 성립을 긍정했다.

    세키스하임(セキスイハイム)ㆍ닛켄(日建)ㆍ토요코인(東横イン) 사건

    법원은 이들 사건의 경우 각 공소사실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실시하거나 전단지를 배포한 것 자체에 대해서는 대체로 다툼이 없으며, 주요 쟁점은 ①이러한 활동이 위력업무방해 실행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②각 피고인의 고의 및 공모 여부라고 봤다.

    세키스하임(セキスイハイム) 사건

    법원은 세키스하임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활동은 현장감독들을 공사장 밖으로 호출해 경미한 미비점에 대해 반복적으로 지적하고, 현장감독이 요구하는 약간의 시간 유예도 허용하지 않고 작업을 중단하고 청소를 할 것과 현장에 머무른 다음 현장경찰관에게 대응할 것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동현장에서의 작업이 중단되는 등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은 작업자들에게 전단을 전달했는데, 이러한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의 지적에는 객관적으로 경미한 위반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것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 비춰 보면 전단지 교부는 작업자들에게 어떤 작업이 지적될지 예측할 수 없어 만일 지적을 받는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동종의 전단이 배포되는 것 아니냐는 심리적 압박감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아웃 대책'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컴플라이언스 활동의 목적이 아웃 업체의 거래상대방에게 압력을 가함으로써 레미콘 계약을 아웃 업체에서 오쓰 나마콘 협동조합(大津生コン協同組合) 가입업자로 변경시키는 데 있었다는 점에 비춰 보면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에 의한 일련의 행위는 이를 받은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닛켄(日建) 사건

    닛켄(日建) 사건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활동은 현장감독들을 공사현장 밖으로 호출해 경미한 미비점에 대해 반복적으로 지적하고, 시청 직원을 현장에 임장(臨場)시켜 현장소장들에게 대응하도록 함으로써 현장에서의 작업이 그때그때 중단되는 등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었다. 또한,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은 동 공사의 발주자의 회사명이 크게 기재돼 언뜻 보면 동사가 컴플라이언스 위반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전단을 작성해 이를 발주자의 임원들에게 투함하고 있는데,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그 임원들에게 동사의 기업 이미지를 저하시키는 전단 배포를 시사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압력을 가하는 것을 은밀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인정되며, 만일 닛켄(日建)에 일정한 위반이 있었다고 해도 그 시정을 요구하는 수단으로서 온당하지 않아 닛켄(日建)에 있어서 강한 심리적 압력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컴플라이언스 활동의 목적에 비추면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에 의한 일련의 행위는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토요코인(東横イン) 사건

    토요코인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활동도 전술한 바와 같이 현장감독을 호출해 경미한 미비점의 지적을 반복해 시청 직원을 현장에 임장(臨場)시키고 현장소장에게 대응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동 현장에서의 작업이 그때그때 중단되는 등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었다. 또한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은 공사장에서의 위반을 지적하는 전단을 작성해 이를 토요코인 그룹사가 경영하는 P74 호텔 앞 등에서 배포했는데, 이 전단의 내용은 언뜻 보기에는 P74 호텔에 컴플라이언스 위반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 이러한 행위는 P74 호텔 관계자들에게 호텔 이미지를 저하시키는 전단 배포를 시사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토요코인에 압력을 가할 것을 은연중 요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데다 원래 전단지의 내용은 행정지도 유무에 대해 사실이 과장된 것임을 감안하면 토요코인에게 강한 심리적 압력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법원은 본건 컴플라이언스 활동의 이러한 목적에 비춰 볼 때 칸나마지부 조합원들에 의한 상기 일련의 행위는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판단했다.

    결론

    법원은 각 컴플라이언스 활동은 그 실시 규모나 칸나마지부가 오쓰 나마콘 협동조합으로부터 고액의 아웃 대책 비용을 지급받고 있는 점에 비춰 볼 때 조직적·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되며, 피고인들은 상기 회의 참석이나 컴플라이언스 활동 전에 의사통일 등을 통해 각 컴플라이언스 활동의 존재를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아웃 업체 거래처에 압력을 가할 목적으로 이루어져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하다는 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변호인은 세키스하임(セキスイハイム) 사건, 닛켄(日建) 사건 및 토요코인(東横イン) 사건에 관해서도 "칸나마지부는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목적)노동자·주민의 생명·신체 안전이나 환경보전 등을 목적으로 하는 여러 관계법령의 준수를 요구하는 동시에 경쟁의 정상화 실현(아웃 대책)을 목적으로 법령 위반이 의심되는 객관적 상태가 있는 경우에 위반이 의심되는 법령의 성질에 따라 단시간에 소규모로 평온하게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하다"라는 취지로 위법성 조각사유 존재 및 위법성의 인식 가능성이 없었음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배척하고 각 피고인에 대한 위력업무방해죄의 성립을 긍정했다.

    오쓰 지방법원의 제 판결에 대한 검토

    노동조합의 컴플라이언스 활동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이 현장을 돌아다니며 감시하는 활동이다. 일본 검찰은 이러한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위력업무방해', '공갈' 등의 죄명으로 기소했고, 법원은 유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에서 위력업무방해로 인정된 것은 조합원들이 회사의 법령 위반을 추궁하며 현장책임자에게 '대응을 강요'하고, 업무를 중단시킨 행위다. 이러한 과정에서 회사 측의 법령위반은 대부분 '경미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반대로 칸나마지부는 공무원과 경찰을 불러 지도를 요구한 행위까지 업무방해를 장기화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간주됐다. 또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추가 공격을 시사'하면서 기업에게 겁을 준 것은 공갈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현장에 가본 적도 없는 위원장도 사건 당시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추진하는 부위원장으로서 '주도적 위치'에 있었다는 이유로 '공모(共謀)' 사실이 인정됐다. 노동조합 간부가 조합활동을 지시하는 것이 공모로 인정되면 사실상 조합활동을 할 수 없다. 노동조합의 위원장을 마치 범죄단체의 수괴(首魁)처럼 취급한 것이다.

    물론, 법원이 컴플라이언스 활동 자체를 위법하게 본 것은 아니다. 컴플라이언스 활동은 명목일 뿐, 칸사이지부의 진정한 목적은 법령위반의 시정을 이용한 '아웃 대책'이고, 이를 통해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갈취(喝取)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었다고 본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웃 대책이란 칸나마지부가 그동안 실시해 온 (레미콘 사업자) 협동조합 가입 촉진 활동이다. 종래 일본의 레미콘업계에서는 대형 시멘트회사와 대형 건설사 측이 난립해 있는 레미콘회사들을 경쟁시켜 원료인 시멘트를 비싸게 팔고, 반대로 생산품인 레미콘을 싸게 사들여 왔다. 한편, 이러한 레미콘 회사의 운반을 담당하는 중소 운송업체는 규모가 영세하고 일용직 운전기사도 많다. 이러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하에서는 고용계약을 체결한 운송회사와의 단체교섭만으로는 근로조건 개선이 어렵다. 따라서 이들 근로자의 노동권을 지킬 수 있도록 소속 기업과 정규직, 비정규직 여부를 가리지 않고 가입할 수 있고, 업계 전반의 개선으로 근로조건을 향상시키는 '산별노조'가 필요하다.

    이 사건 칸나마지부는 노동3권 중 '단체행동권'을 활용해 레미콘회사들로 하여금 협동조합을 만들어 레미콘 가격 폭락을 막고, 이렇게 확보한 이익을 운전기사의 운임에 반영하도록 협상해 왔다. 이러한 전략을 위해서는 협동조합 외부의 아웃 업체에 협동조합 가입을 권유하는 아웃 대책이 필요하다. 그 결과 시가현, 와카야마현 등 긴키 지방의 레미콘 가격은 상승했고, 운전기사의 임금도 그에 따라 인상됐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오쓰지방법원 판결은 "업계 전반의 개선을 통하여 산하 조합원의 근로조건 개선을 도모한다"는 산별노조에 대한 이해가 결여돼 있다. 노동조합의 컴플라이언스 활동은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과 환경을 위협하는 건설현장의 법령 위반을 점검하거나 레미콘의 저가 판매를 규제하는 산업정책에 부합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공갈과 강요로 의률하는 것이야 말로 오히려 '국가의 폭력'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조합 간부의 머리통을 깨는 것만이 폭력은 아니다. 국가가 휘두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형벌권'을 남용해 노동조합의 노동3권 행사를 위축시키는 것도 벤야민이 말한 폭력(Gewalt)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위 판결이 선고된 후 며칠 만에 오사카고등법원은 '와카야마 광역협 사건'에서 "산업별 노동조합인 칸나마지부는 업계기업(業界企業)의 경영자·사용자 또는 그 단체와 노동관계상 당사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헌법 28조의 단결권 등의 보장을 받고 이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야 한다(노동조합법 제1조 제2항)"라고 설시해 산업별 노동조합의 노사관계의 특수성을 정면으로 긍정했는바, 이에 대해서는 항을 바꿔 살펴보기로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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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성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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