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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4-03-11 09:45:12

    수정 : 2024-03-11 09:46:28

“‘ADR·중대재해’, 확고한 우리 업역”…노무사 가치 올릴 청사진은

2024-03-11 09:45:12



[인터뷰] 박기현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2024년 3월호 vol.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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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현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노동법률)
     
    한국공인노무사회 20대 회장에 박기현 노무사가 이름을 올렸다. 박 회장은 대안적 분쟁 해결(ADR)을 노무사의 고유 사업영역으로 정착시키고 중대재해처벌법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 확대, 노무감사제도 정착 등 노무사의 일감을 확보하는 데 힘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노무사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협의에 나섰다.

     박 회장은 고소·고발 대리권 확보와 공인노무사법 제27조 단서 삭제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모두 공인노무사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노무사회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다가올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노무사회와 뜻을 같이하는 후보가 있다면 정당을 초월해 지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 다만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Q. 노무사회 회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활동을 개시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A. 이번 노무사회 선거 과정을 지켜보며 걱정해 주신 모든 분에게 회를 대표해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6년 만에 세 후보가 출마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하다 보니 낙선한 후보 측에서 실체적·절차적으로 위법한 임시총회를 개최하면서까지 선거 결과에 불복했다.

    회칙을 위반하면서 파행적으로 진행된 임시총회는 그 위법성이 중대하고도 명백해 당연히 무효다. 낙선한 측에서 제기한 추천서 대필과 노무법인 대표 경력 허위 기재 역시 사실과 달랐고 이러한 점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법원도 동일하게 판단해 임시총회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저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그 결정에 따라 저와 제20대 집행부는 가처분 신청이 나온 직후 곧바로 정상적인 회 업무에 임해 속도감 있게 지체된 업무들을 수행하고 있다.

    *기자의 말 : 박 회장이 당선된 것은 지난해 11월, 임기 시작은 올해 1월 1일이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됐고 노무사회 사상 최초로 당선자 자격을 박탈하고 재선거를 실시하자는 안건이 임시총회를 통과하면서 활동에 차질이 생겼다. 박 회장은 임시총회 의결 효력을 정지한다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받아 들고 난 후인 2월 16일에서야 본격적으로 업무를 개시하게 됐다.

    Q. 노무사회 회장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현재 노무사뿐 아니라 모든 자격사들을 둘러싼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자격사들의 합격자 수 증가와 업역의 중첩에 따른 직역 간 마찰도 발생하고 있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할 필요성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노무사는 변호사, 세무사, 행정사와 업역이 중첩되는 문제와 고소·고발대리권 확보, 공인노무사법 개정 등 당면한 과제들이 있다. 

    오랫동안 노무사회에서 이사, 감사, 대의원 등으로 활동하며 문제의식을 느꼈고 나름대로 해결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느끼게 됐고 회장에 출마하게 됐다.

    Q. 회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하고 첫 행보가 궁금하다.

    A. 낙선한 후보들 측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에서는 회장으로 인정했기에 1월 초 노사정 신년회 참가를 비롯한 일부 활동은 진행했다. 가처분 인용 결정이 난 이후 첫 행보는 함께 회를 이끌어 나갈 임원들과의 회의였다.

    능력을 인정받은 노무사들로 구성된 회장단 회의와 이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향후 업무진행 계획과 내용에 대해 논의했고, 외부적으로는 자격사단체협의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현 상황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유대를 더욱 강화했다.

    Q. 대안적 분쟁 해결(ADR)을 노무사 고유 사업영역으로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최근 70주년을 맞아 ADR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A. ADR은 법원이나 노동위원회 판정을 거치지 않고 제삼자의 관여 혹은 당사자 간 교섭과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ADR이 활성화되고 있고 향후 전망도 매우 밝다고 본다. 

    노무사들은 이미 노동조합법과 공인노무사법에 따라 노동관계 전문가로서 사적 조정이나 중재 등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해 왔다. 특히 단체교섭에 있어서는 많은 노무사가 노동위원회 조정위원을 맡고 있다. 앞으로는 집단적 노사관계뿐만 아니라 개별 근로관계 ADR까지 노무사의 업무영역으로 개척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하고 있다. 

    노무사회는 중노위와 MOU를 조속히 체결해 교육시스템 구축 등 모든 부분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나아가 ADR을 노무사의 수익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해 신규사업개발, 교육 실시 등 특화된 ADR 사업을 구축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2월 22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 관계자가 노무사회를 방문해 조정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에 노무사들의 참여와 협조를 부탁했고 노무사회에서도 향후 중노위와 ADR과 관련된 전반적인 분야에 대해 긴밀히 협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Q. 노무감사제도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A. 노무감사제도는 2012년부터 도입을 주장했던 것이다. 기업들이 회계 감사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부 전문가가 일정 규모나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들에 대해 노동관계법령에 부합하는 인사노무관리와 산업안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감사하는 제도다.

    근로기준법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법,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모든 노동관계 법령 등이 법 내용과 취지대로 준수되고 이행되기만 한다면 근로자의 복리 증진뿐 아니라 기업 경쟁력도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의식과 실행이 부족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일정 기준, 예컨대 근로자 수 1000명 이상 사업장이나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 노사분규가 잦은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전문가들이 정기적으로 노무감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감사 결과를 공시하고 발견된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사업장 내 각종 사건·사고들이 미연에 방지될 수 있다. 국가적으로도 노동 분쟁 해결을 위한 노력과 비용이 절감될 것이고 노무사들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노무감사제도는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조건자율개선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시행돼 왔다. 공인노무사법도 '노무관리진단'을 노무사의 고유 업무로 명시하고 있어 제도적 기반은 마련된 상태다. 법령을 조금만 다듬는다면 노무감사제도를 충분히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Q. 노무사회는 산업안전보건지원센터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응해 왔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올해 1월 27일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전면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노무사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에 대비해 노무사회 차원에서도 회원들을 상대로 관련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노무사회는 법 시행 이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은 우리의 업역이라 생각하고 이에 대한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속해 왔다. 산업안전 분야의 전문가는 노무사라고 생각하고 노무법인과 노무사들도 현재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임기 동안 고소·고발 대리권 확보에 힘써 노동청에서 진행되는 산업안전보건법 사건에서의 노무사 역할을 공고히 하고 싶다. 

    Q.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에 참여하는 노무법인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A.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은 안전보건공단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공단은 참여 단위를 노무법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노무사 개인이 참여하거나 컨소시엄을 형성해 컨설팅에 참여하는 것도 제한한다. 

    노무법인이 참여하려 해도 노무사가 5명 이상 일하고 있는 법인에서 2인 1조로 컨설팅을 해야 하고 신규로 사업을 진행하는 노무사는 안전전문가와 동행해 현장을 점검해야 하는데, 이러한 기준들을 충족하려면 소형 노무법인은 참여할 수 없다.

    컨설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기준과 기타 사유에 의해 아쉽게도 노무사들의 사업 참여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2월 27일 안전보건공단 담당 실장과 단장이 노무사회를 방문해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노무사들의 참여 확대 방안 등에 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Q. 소규모 노무법인이 많다 보니 생기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노무법인 설립 형태 다양화'를 공약에 포함시킨 이유인가.

    A. 노무법인은 합명회사여서 구성원들이 무한 책임을 져야 해 규모가 커지기 어렵다. 반면 변호사는 법인은 다양한 형태로 설립할 수 있다. 공인노무사도 다른 자격사처럼 설립 형태를 다양화하자는 요구가 있었고 추진을 고민 중이다.

    Q. 고소·고발 대리권 확보는 노무사회의 오랜 목표다. 지난 집행부에서도 이를 주요 사업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공인노무사법 개정을 추진했다. 신임 회장으로서 고소·고발 대리권 확보를 위해 어떤 활동을 펼칠 계획인가.

    A. 고소·고발 대리는 과거 노무사가 수행해 온 업무고 고등법원도 이를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과 고용노동부 지도로 인해 노무사들이 고소·고발을 대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무사회는 고소·고발 대리권을 얻기 위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공인노무사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다. 특히 노무사 업역을 확고히 하기 위해 공인노무사법 제27조 제1항 단서를 삭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박기현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노동법률)

    Q. 다른 자격사와의 업역 갈등도 끊이지 않는 문제다. 지난 집행부에서는 다른 자격사 단체와 갈등이 있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A. 전문 자격사 시험 합격자가 증가하면서 각 자격사들의 대내외적 환경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상대 업역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지 않는 이상 자격사 간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행정사들의 노무사 직역 침해가 증가하면서 국민의 권익 침해가 우려되고 있다. 노무사회는 다른 자격사의 위법 행위에 관해서는 고소, 고발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다만 고소·고발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별 사안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기보다는 법 개정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을 하려 한다. 

    특히 올해는 노무사, 변리사, 세무사, 관세사, 공인중개사가 참여하는 자격사 단체 협의회에서 노무사회가 의장을 맡는 해다. 다른 자격사 단체와 대화를 통해 서로 협력하면서 공통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Q. 공약에서는 후배 노무사들에 대한 고민도 엿보인다.

    A. 어려움을 느끼는 후배 노무사가 많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무 교육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교육이 끝나고 나서 자리를 잡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몇 년 사이에 공인노무사 합격자들이 많이 배출되다 보니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이다. 후배 노무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노무사회는 회가 진행하는 사업을 후배 노무사들에게 먼저 배분해 주거나 실무 교육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Q. 후배 노무사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원인 중 하나는 합격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A. 합격자 수도 원인 중 하나겠지만 다른 자격사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많아지면서 노동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들도 많이 생겼다. 대형 법무법인은 노동팀을 두고 노동 사건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행정사나 세무사와도 업무가 중첩되고 있다.

    Q. 타 자격사와 업역이 문제라면 업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결국 공인노무사법 개정을 통해 고소·고발 대리권을 가져와야 한다. 그러나 고소·고발 대리권을 획득한다 해도 바로 업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분들도 있을 것 같다.

    A. 고소·고발 대리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인노무사 시험과목 변경이 필요하다. 이는 변호사들도 지적하는 대목이다. 공인노무사들이 소송 관련 실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시험 과목에도 없는데 어떻게 고소·고발을 대리할 수 있냐는 것이다. 신규 노무사 교육 과정에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도 포함시켰지만 기간이 충분하지 않기도 하다. 공인노무사 시험 과목을 변경하거나 회 차원에서 교육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 

    Q.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노무사회는 공인노무사법 개정을 주요 현안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특정 정당을 지지할 계획이 있나.

    A. 모든 자격사 단체가 그렇듯이 노무사 역시 입법을 통하지 않고서는 업역을 확보하고 위상을 제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공인노무사 출신 국회의원이 배출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회원들의 열망도 있다.

    회원 중에 총선에 출마하는 분이 있거나, 회원이 아니더라도 노무사회를 위해 도움을 주실 분들이 계시다면 정당을 초월해 지원할 계획이 있다. 다만 특정 정당만을 지지하는 행위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Q. 정부는 임금체계와 근로시간제 개편 등 노동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노무 전문 자격사로서 노무사회 차원에서 정부 노동 개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 있나.

    A.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 공인노무사가 함께 협력하고 회원들의 수익까지 창출한다면 윈윈(Win-win)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산업재해 예방 강화, 상생노사문화 구축, 일자리 창출,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유연근무활성화, 취약계층보호 등은 정치와 이념을 떠나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국민의 편익이 증대되는 보편적 노동정책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회 차원에서도 함께할 계획이다.

    Q. 임기 중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A. 회원에게 약속한 공약들은 꼭 지키고 싶다. 무엇보다도 회를 투명하고 깨끗하게 운영하고 매사에 거짓 없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이루고자 한다. 이번 선거에 나온 중요한 이유다. 물론 공인노무사 수익 확대와 공인노무사법 개정도 꼭 달성해야 할 목표다.

    공인노무사는 노사 평화와 산업 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공인노무사들은 취약계층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 그럴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 공인노무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싶다.

    이지예ㆍ이재헌 기자 jyjy@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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