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08 14:27:10 수정 : 2019-10-08 14:33:06

[Daily News] ‘직장 내 성범죄’ 가해자 해고해도 노동위가 구제 … 10건 중 3건 “부당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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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 vol.342]


[월간노동법률] 임고은 기자 = 노동위원회가 '직장 내 성범죄'를 이유로 해고된 근로자에 대해 10명 중 3명꼴로 '부당 해고'판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직장 내 성범죄 가해자 해고처분과 관련해 노동위가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제출받은 '부당해고 구제사건 중 쟁점이 직장 내 성범죄로 분류된 사건 처리 현황' 자료 분석 결과를 10월 8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인정 건수는 2017년 전체 52건 중 18건이었고, 2018년에는 전체 85건 중 22건이 부당해고로 인정됐다. 직장 내 성범죄로 해고된 가해자 10명 중 3명이 '부당 해고' 판정을 받고 구제된 셈이다.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에 따라 해고의 정당 사유를 입증할 책임과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동시에 가진다. 특히 직장 내 성범죄는 객관적인 물증 등 명백한 증거 확보가 어려워 사건 당시의 정황이나 주변인 증인심문 등 충분한 조사를 통해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정애 의원은 노동위원회가 피해자 조사 없이 가해자에게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고 파악했다. 해당 사건 모두 근로기준법상 해고 사유와 징계양정의 적정성만을 판단할 뿐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사용자의 적절한 조치 여부는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H기업의 경우 지난 2017년 12월 회식 후 발생한 직장 내 성범죄와 관련해 지난해 5월 가해자를 징계해고 처리했지만, 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 해고'라고 판정했다. 당시 사측은 노동위원회 조사에서 "가해자가 만취 상태인 피해자의 손을 잡고 입을 맞추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성희롱‧성추행에 해당하므로 징계 사유가 존재한다"며 "후배직원인 피해자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에 있고 직원의 30% 이상이 여직원인 회사 특이성을 고려하면,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여 해고 양정은 적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서울지노위는 "근로자가 만취한 피해자의 손을 잡고 입맞춤 등의 성희롱을 한 행위는 징계 사유로 인정되나, 그 비위행위가 우발적이고 단발적으로 이뤄져 해고는 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하다"며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중앙노동위 역시 올해 1월 같은 판단을 기준으로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줬다.
 
더욱이 판정문에는 '가해자가 자신의 행위를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임',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행위', '피해자가 주변에 성희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적이 없는 등 피해자의 고용환경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까지 악화되었다고 보이지 않음' 등 가해자의 입장과 동일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한정애 의원은 "(이러한 판단은) 근기법과 고평법의 법률적 제한을 받게 되는 성범죄 사건의 특수성을 간과한 판정"이라며 "노동위원회는 정황 및 주변인에 대한 증인심문 등 충분한 심리를 통해 상황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했어야 하지만 가해자 편만을 들어 사용자 측 판단보다 더 후퇴한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기법 기준으로 해고 사유와 징계 적정성을 판단할 뿐 아니라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사용자 조치 적절성 여부도 판단요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고은 기자 goi@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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