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12-21 09:48:25 수정 : 2021-01-04 14:33:08

중소기업 인력난, 대학생 취업난 해소 위해 ‘장기현장실습제’ 확산 돼야

  • PDF
  • 장바구니에 담기
  • 프린트
  • 작은글씨
  • 큰글씨
[2021년 1월호 vol.356]

[월간노동법률] 황의택 한국기술교육대학교 IPP센터 부장 / 경영학 박사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2018년 '대학생의 취업에 대한 인식과 취업률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 요구사항'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은 45.6% 응답은 '인턴십ㆍ채용행사ㆍ현장실습'이었고 선호하는 프로그램 형태는 '현장실습형'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업의 직무중심 채용 트랜드에 따라 '직무관련 경험'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현장실습과 같은 일 경험은 단기현장실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대기업과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의 인턴제(체험형 및 채용연계형) 등을 많이 선호하다보니 경쟁 역시 치열하다. 단기현장실습은 실습기간이 짧아 경력으로 인정받기 쉽지 않고, 인턴제 등은 경쟁률이 치열한데다가 합격을 해도 정규직으로 전환되기가 여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중소중견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산업체의 99%를 차지하고, 전체 고용인구의 87.5%를 포함하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와 대기업에 비해 낮은 근로조건, 청년 구직자들의 막연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취업을 선호하지 않는다. 신입직원 평균 퇴사율은 30%를 육박,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4~6개월의 장기간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은 기업체 등에서 현장실습을 수행하는 '장기현장실습'은 대학생에게 풍부한 직무체험의 기회를, 중소기업에게는 자사에 적합한 대학생 인력 활용을 통한 단기생산성 향상과 인재 채용 등의 효과성을 가져다주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장기현장실습은 1906년 미국에서 유래한 코업(Co-op, Cooperative education program, 산학협동교육)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이 제도는 '대학 3~4학년 학생이 학부과정 중 일정 기간을 대학과 산학협력을 체결한 산업체에서 전공과 관계되는 일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해 일정 수준의 보수와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교육제도'다.

우리나라에서 장기현장실습은 1998년 지방의 국립대에서 시작해 몇몇 대학들이 단기현장실습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대학과 기업 간 파트너십을 통한 인재양성, 교육의 현장성 제고, 취업률 향상 등을 목적으로 운영해 왔다. 2012년 한국기술교육대가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라는 이름의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를 론칭해 운영하고, 2015년 정부가 'IPP형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IPP를 전국 대학에 전파(공모를 통한 선정)하면서 현재 전국의 36개 대학에서 대학생 2만여 명과 기업 5천여 곳이 참여했다. IPP 외에도 학기제 현장실습 등의 이름으로 장기현장실습을 운영하는 대학의 성과를 합하면 3만명 이상 대학생이 장기현장실습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장기현장실습은 중소ㆍ중견기업의 참여가 보통 70%를 차지하는데, 학생들은 산업현장에서 전공관련 직무경험을 하면서 진로탐색과 더불어 '채용연계형'을 통해 비교적 쉽게 자신의 가치관과 정서에 맞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채용연계형 장기현장실습은 주로 졸업을 앞둔 4학년에 해당되는데, 채용을 목표에 두고 장기현장실습에 참여하고 기업은 안정적인 인력 확보를 위해 참여한다. 일반적으로 학생 평가 등을 거쳐 70% 가량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진다. 또 해당 기업이 아니더라도 풍부한 현장실습 경험을 통한 경력목표 명확화로 타기업에 고용될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공채나 인턴제, 추천 채용 등 다양한 인력채용 방법을 활용하지만, 대학과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자사에 적합한 학생 인재를 선발해 4~6개월 동안 학생의 인성과 태도, 업무수행능력을 관찰할 수 있어 이러한 장기현장실습 참여 학생의 선발의 효과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 인력 채용에 있어 장기현장실습이 도움이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학생을 선발, 활용, 채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예비 신규 인력인 장기현장실습 참여 학생에게 현실적인 직무소개(Realistic Job Preview)가 가능하다. 직무에 대한 우호적인 면과 그렇지 않은 면을 실제로 알려줄 수 있고, 채용 후보자인 학생은 직무환경과 활동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를 받아 유리하다.
셋째, 인력 사전 검증 및 발굴에 효과적이다. 장기간 관찰을 통해 자사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공식 채용 전에 판단할 수 있다.
넷째, 개인-조직가치 일치와 조직사회화를 강화할 수 있다. 개인은 자신과 유사한 가치를 지는 것으로 생각되는 조직에 끌리고, 조직도 자사의 가치를 공유할 것 같은 사람을 선별한다. 조직과 자신의 가치관이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입사자들은 조직사회화(organizatonal socialization)가 잘 이뤄진다. 이미 채용연계형으로 장기현장실습을 시작 단계에서부터 학생은 학교 측이 제공한 기업 가운데 자신의 전공능력 등을 제대로 발휘해볼 기업을 검토한 후 매칭되며, 기업 역시 여러 후보자들 가운데 적합한 인재를 스크린해 선발한다. 장기간의 상호 탐색(현장실습)을 거쳐 학생과 조직은 유기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가치 일치를 이루게 되면 선발(기업)과 취업(학생)은 보다 용이해진다.

중소기업이 장기현장실습에 참여해 안정적으로 인력을 채용하면, 공채 등을 통해 발생하는 시간적-물리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인력 선발 후 발생하는 교육훈련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조직사회화와 조직 및 직무몰입이 강한 인재를 선발해 종업원 이직률을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기업 경영활동은 크게 위축되고 인력채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동시에 청년 실업 역시 갈수록 큰 문제를 야기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다 안정적인 인력 활용 및 확보를 위해 장기현장실습제와 같은 방안을 대학과 대학생, 중소기업 모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대학생 진로 및 취업지도를 해는 대학 입장은 제도를 통해 기업과 산학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취업률을 높일 수 있고, 대학생은 대학이 매칭해준 유망하거나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중소중견기업에 가서 실습지원비와 학점을 받으며 실제적인 일 경험을 통해 풍부한 직무경험도 쌓고, 취업도 가능할 수 있다. 기업은 대학이 추천해 준 대학생 인재를 훈련시켜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

대학ㆍ대학생ㆍ기업 3자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장기현장실습제에 세 주체 모두의 노력이 가속화돼,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두 윈윈하는 산학협력의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황의택  한국기술교육대 IPP센터 부장 / 경영학박사
저자이미지

목록보기 버튼

HR라운지 List 더보기 >
  • 1공채가 사라지는 시대
  • 2불확실성의 시대에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는 방법
  • 3친밀하고도 완벽한 타인의 사생활
  • 4백남준 작품 속 ‘노동의 집적’과 ‘사람’
  • 5‘A 씨’들의 한 줄짜리 죽음
  • 6미국 군대가 강한 이유
  • 7그곳에서의 소수, 남성
  • 8공인노무사의 사회적 위상 제고를 위한 제언(提言)
  • 9‘MZ’라는 말이 주는 어색함과 불편함
  • 10나비스코사 공장의 미술관으로의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