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5 10:24:56 수정 : 2019-12-02 15:47:04

[현장] 요기요 배달기사는 근로자?...“플랫폼기업, 노동법 회피 규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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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호 vol.343]
[월간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 배달대행서비스 '요기요플러스'(아래 요기요) 배달기사들이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에 해당된다는 판정이 나왔다. 노동청은 구체적인 업무 형태와 계약 내용을 종합한 결과, 이들이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정으로 플랫폼기업 등 신산업 육성에 제동이 걸렸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노동청은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배달기사에 한정된 판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요기요 측은 현재 근로자 판단 근거로 언급된 업무 형태를 털어내는 중이다.

노동청 판정이 일부 배달기사에 한정된 만큼 근로자성 논란이 당장 플랫폼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신산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노동법을 회피하며 이익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동청, 요기요 배달기사 근로자로 인정..."시급 형태로 임금 지급"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용노동부 서울북부고용노동지청(아래 북부지청)은 지난달 28일 요기요 배달기사 5명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앞서 배달기사들은 지난 8월 북부지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근로자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회사로부터 주휴수당과 연장근로수당 등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기요 측은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결국 체불임금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요기요 측은 이들을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맞섰다. 근로계약이 아닌 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했고, 배달기사들을 지휘ㆍ감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실제 배달기사들은 요기요 배달서비스를 수행하는 플라이앤컴퍼니와 업무 위탁계약을 맺고 배달업무를 하고 있다. 플라이앤컴퍼니는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자회사다.

북부지청은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을 토대로 구체적 업무 형태와 계약내용 등을 검토한 결과, 플라이앤컴퍼니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확인하려면 노무제공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판시해왔다. 계약의 형식보다 실제 업무 형태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판단 기준에 따르면 먼저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노무제공자를 대상으로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행사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사용자가 정한 근무시간과 장소에 노무제공자가 구속받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또 보수의 성격이 근로의 대가인지, 노무제공자가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해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지, 상대방에 대한 전속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야 한다.

북부지청이 배달기사들을 근로자로 판단한 이유는 요기요 측이 임금을 시급 형태의 정액수수료로 지급했기 때문이다. 회사 소유 오토바이를 무상으로 빌려주면서 유류비 등을 부담한 것도 배달기사들이 근로자로 인정된 이유 중 하나다. 근무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출ㆍ퇴근 보고가 이뤄진 점도 근로자로 인정받는 근거가 됐다.

택배ㆍ배달기사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자문노무사인 최승현 노무법인 삶 대표노무사는 지난 6일 "(요기요 배달기사들의 경우) 대법원이 제시한 노동자 인정 기준에 모두 해당된다"고 말했다.

최승현 노무사는 라이더유니온이 이날 오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본사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배달기사들에게) 정해진 장소에 출ㆍ퇴근 의무를 부과하면서 정해진 근무시간에 배달업무를 수행하도록 했고, 지각하면 급여에서 공제한다"며 "(배달기사들은) 단체대화방을 통해 업무 지시를 구체적으로 받았고, 업무 수행에 대해 건당이 아니라 시급으로 12시간에 대한 급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영업 수단인 오토바이도 개인 소유가 아니라 요기요 소유이고, (오토바이) 유지 비용도 회사가 지급했다"며 "주 5일 동안 하루 12시간씩 근무하다 보니 (요기요에) 전속돼 있고, 다른 업체 일을 병행하는 게 어려워 명백한 근로자"라고 주장했다.

요기요 측 설명은 다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라이더유니온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내고 "요기요플러스 라이더(배달기사)들에 대한 정액수수료 지급은 자사가 경쟁이 치열한 업계 환경 속에서 새롭게 오픈한 신생허브의 라이더 확보를 위해 특정 기간 일시적으로 운영했던 라이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신생허브에 한해 일시적으로 시급 형태의 정액수수료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요기요 측 관계자에 따르면 신생허브의 경우 가맹점 수가 적고, 주문량이 적다. 주문량이 적은 기간에는 배달건수당 수수료를 받는 배달기사들의 수입도 낮다. 수입이 오르지 않으면 배달기사들이 요기요에 남을 이유가 없다. 주문량이 많은 다른 배달앱으로 옮기면 그뿐이다.

배달대행서비스 업계는 배달기사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배달기사가 많아야 더 많은 주문량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기요 측은 주문량이 적은 신생허브가 배달기사를 유치하려면 주문량이 증가할 때까지 기본 수입을 유지하도록 정액수수료를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요기요 측 관계자는 "(진정을 제기한) 라이더분들이 계약을 정액수수료로 했다고 생각하더라"라며 "당연히 위탁계약 방식으로 계약을 했던 것인데 해당 지역이 주문량이 안 나와서 고정급 형태로 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청, 임금체불은 인정 안 해...포괄임금 논란도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본사 앞 기자회견 직후 요기요 측에 면담요청 공문을 전달하고 있다.

북부지청은 배달기사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면서도 임금이 체불됐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초 배달기사들은 시급이 1만1,500원이라고 주장했고, 요기요 측은 9,200원이라고 반박했다.

북부지청은 요기요가 주장한 시급을 토대로 휴게시간 등을 제외하고 급여를 재산정한 결과 체불된 금품이 없다고 봤다. 휴게시간이 제외된 이유는 배달기사들이 자율근무 형태로 업무를 수행했다는 요기요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지청 관계자는 "근로자들(배달기사 측)이 주장하는 시급 1만1,500원은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루 12시간 이상 일한 경우 지급되는 금액"이라며 "그렇다면 시간에 따라 또는 일시에 따라 변동되는 급여이기 때문에 통상시급 자체는 9,200원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라이더유니온은 북부지청 판단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기자회견 당시 "(요기요는) 원래 고정급 1만1,500원을 줄 테니 여기 와서 일해 달라고 했었다"며 "고용노동부가 (배달기사들을) 근로자로 판단해놓고 어떻게 휴식시간을 제외하나"라고 비판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도 "요기요가 (배달기사들이) 자율근무였다고 말하는데 라이더들은 하루 12시간씩 일했고, 주말ㆍ휴일ㆍ야간 등 연장근무를 계속 반복했다"며 "내가 콜을 안 잡으면 다른 동료가 수행했어야 했기 때문에 자율근무를 할 수 없었고, 콜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재계약이 안될 게 뻔하다"고 말했다.

이영주 라이더유니온 정책국장은 "(북부지청이) 포괄임금을 인정한 것"이라며 "시급을 9,200원으로 잡고 그 안에서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이 해결된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영주 국장은 "요기요는 배달기사들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해놓고 북부지청 조사를 받으면서 시급이 1만1,500원이 아니라 9,200원이라고 주장했다"며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면서 시급이 많다고 반박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꼬집었다.

박정훈 위원장은 "포괄임금제는 노동시간을 측정할 수 없을 때 쓰는 것이고, (포괄임금에 수당이 포함된다는) 약정도 없었다"며 "라이더들이 일을 할 때 로그인, 로그아웃 하는 앱이 있고 단체대화방에서 출퇴근 보고도 했는데 고용노동부가 어떻게 이런 판단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만약 라이더유니온 측 설명대로 정액수수료에 주휴ㆍ연장근로수당 등이 포함된다는 약정이 없었다면 포괄임금제가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종호 노무법인 유앤 노무사는 "포괄임금에 대해 아직 명쾌하지는 않지만 계산 편의를 위해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만 포괄임금제가 인정된다는 판례와 노동부 해석이 있다"며 "구체적인 사정을 알아야겠지만 정액수수료에 수당 명칭이 구분돼 있지 않다면 주휴수당이나 연장근로수당이 시급에 포함돼 있다고 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용진 노무법인 하이에치알 대표노무사도 "예를 들어 '9,200원 중 200원은 주차수당'이라는 방식으로 (수당 항목이) 구체적으로 분할돼 있거나 약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포괄임금으로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근로자성 인정 근거 털어내는 요기요, 플랫폼기업 파장은?


▲라이더유니온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앞에서 '4차산업혁명에 안전은 없다'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요기요 측은 북부지청에서 근로자성 인정 근거로 제시한 수수료 지급 방식과 업무 형태를 개편 중이다. 배달기사를 둘러싼 근로자성 논란이 확산되지 않도록 서둘러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요기요 측 관계자는 내년 1월 1일부터 모든 배달기사들에게 건당 수수료 형태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12월까지는 유예기간을 갖고 건당 수수료와 정액수수료 방식을 혼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서울 성북ㆍ동대문 지역 허브는 두 가지 방식을 혼용하고 있다. 진정을 제기한 배달기사 5명은 모두 성북허브 소속 배달기사였다. 성북허브는 주문량이 적은 신생허브 중 하나다.

요기요 측은 또 지난달 말부터 모든 배달기사들에게 오토바이 대여료를 책정하기 시작했다. 대여료는 하루 1만6,000원이고, 5일 이상 빌리면 주당 8만원이다. 유류비도 배달기사들이 부담하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신규허브에 라이더를 유치해야 할 입장이다 보니 바이크가 없는 라이더에게 지원했던 것"이라며 "당시에는 그게 노동자성이 인정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요기요 측 관계자는 "라이더분들이 오토바이를 본인이 소유하게 되면 가장 책임 범위가 낮은 유상운송보험료가 1년에 1인당 300만원 정도"라며 "라이더분들이 보험료 때문에 본인 바이크를 소유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해서 라이더가 필요한 저희가 무상으로 대여했었는데 노동청에서는 도구를 제공한 것으로 봤다"고 했다.

북부지청이 근무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출ㆍ퇴근 보고가 이뤄졌다고 판단한 데 대해서는 "예상 주문량에 대비해 라이더분이 얼마나 필요한지, 주문이 많은 주말에 업무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바이크를 모자라지 않게 준비하기 위해 언제 나올 수 있는지 묻고 내부적으로 기록했었다"며 "만약 약속한 날짜에 말없이 안 나오더라도 따로 페널티 같은 건 없었고, 지금은 시간표도 짜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북부지청 판단이 당장 다른 플랫폼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해당 사건의 경우 일반적인 배달 대행기사의 업무 실태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사건 이외의 다른 배달기사와 사업자의 관계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의 북부지청 관계자는 이 사건이 일반적인 배달기사 업무 실태와 다소 차이가 있다고 판단한 것과 관련해 "그건 저희가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위탁계약을 한 쪽(요기요)과 이 배달기사들이 위탁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관계는 지급관계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배달기사들과 당연히 차이가 있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법 회피 목적으로 도급 전환하는 건 규제해야"

한편, 신산업이 육성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과정에서 노동법을 부당하게 회피하려는 시도는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진 노무사는 "신산업이 새 시장을 개척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지 노동법을 회피해서 이익을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 특성상 위임이나 도급에 의해 거래가 이뤄지는 기업들을 상대로 근로자성을 물을 문제는 아니지만, 유사근로자 형태이면서 노동법을 회피할 목적을 갖고 도급으로 전환해 사업하는 것은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종호 노무사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개인사업자라는 데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그분들이 고소득을 올리는 것도 아니고, 재량이 큰 것도 아닌데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면서 노동법 보호 범위에서 제외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자리와 신산업을 계속 창출해야 하지만 자기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은 노동법에 의한 보호를 당연히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노동법적 보호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건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김대영 기자 kdy@elabor.co.kr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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