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1-08-31 11:35:22 수정 : 2021-08-31 11:21:31

채용 시 유의해야 할 관련 법령과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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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호 vol.364]

▲이미지는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월간노동법률]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들어가며

하반기 공개채용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계속되는 취업난과 우리사회를 뒤흔든 각종 채용비리 사건들 이후, 기업의 채용과정이 적법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원자들의 권리의식도 높아져서 채용과정 중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거나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면 법적 구제절차를 도모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고려할 때 기업의 채용담당자들로서는 채용의 전 과정에 걸쳐 관련 법령이 제대로 준수되고 있는지, 혹시 문제될 만한 사정이 있는지 상세하게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 

2. 채용절차의 단계별 유의사항

가. 채용절차법의 개정 및 채용강요 등의 금지
2014년에 처음 제정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은 2018년 금융권 채용비리, 2019년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2019년 개정됐다. 동 법은 채용과정에서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구직자의 부담을 줄이고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채용절차법은 상시 3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회사에 적용된다(법 제3조).

개정 채용절차법의 핵심은 '채용강요 등의 금지'에 관한 조항이 신설됐다는 점이다. 기존에 채용비리에 가담한 사람들은 형법상 업무방해죄, 배임수재죄, 사문서 위조·위조 사문서 행사죄 등으로 처벌받았다. 그러나 법리상 형법 조항을 적용하기가 마땅치 않아 채용비리에 가담한 사정이 구체적으로 확인됨에도 불구하고 제재를 받지 않는 사례들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개정된 채용절차법은 '누구든지 채용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행위로 ① 법령을 위반해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 압력, 강요 등을 하는 행위, ② 채용과 관련해 금전, 물품, 향응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수수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금지조항을 명시했다(법 제4조의2). 동 조항을 위반할 경우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진다(법 제17조 제1항). 다만, 형법 등 다른 법률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는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문제는 동조의 '부당한 청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다.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은 부정청탁 행위에 관한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제5조), 채용절차법은 별다른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고용노동부 매뉴얼은 청탁금지법 제5조에서 금지되는 부정청탁 행위를 차용해, "채용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청탁을 했음에도 채용의 결과가 나타타지 않더라도 동조가 적용 가능하다고 이해된다. 

위 채용절차법 조항 위반에 관한 대법원 판결은 아직 찾아보기 어려우나, 유사 사례 및 채용비리에 관한 판결들은 '부정행위', '부당행위' 등에 관해 비교적 넓게 해석하는 입장인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 하급심 판결들은 부모가 자식을 위해 인사청탁을 한 사례가 아니라 몇 단계를 걸쳐 인사청탁을 한 사례에서도, 해당 근로자의 합격은 일련의 부정행위에 의한 것이므로 부정행위 내지 부정행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춘천)은 해당 근로자가 청탁을 한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해당 근로자가 부당한 방법으로 채용됐다는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고, 고의·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근로자는 부당한 방법으로 채용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결례들이 위 채용절차법의 '부당한 청탁'을 해석하는 데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 채용광고 단계
채용절차법은 채용의 각 단계별로 회사(구인자)가 준수해야 하는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채용광고 단계에서 회사가 준수해야 하는 사항으로 거짓 채용광고 등의 금지(제4조), 채용 일정 및 채용과정의 고지(제8조)가 주목된다.

채용절차법은 회사는 채용을 가장해서 아이디어를 수집하거나 사업장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거짓의 채용광고를 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법 제4조 제1항). OO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심화 아이디어를 서류로 제출하도록 한 후, 지원자에게 별다른 언급 없이 아이디어를 차용하는 사례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법 제16조).

채용절차 진행 시 회사 내부 사정으로 인해 공지했던 것과 달리 채용 일정이나 중간 과정 등이 변경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도 채용절차법을 준수해야 한다. 채용절차법은 회사로 하여금 구직자에게 채용일정, 채용심사 지연의 사실, 채용과정의 변경 등 채용과정을 홈페이지 게시, 문자 전송, 이메일, 팩스, 전화 등으로 알려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법 제8조). 특히 공개경쟁채용의 방식으로 채용절차를 운영하는 회사의 경우 이 부분은 채용절차 위반 및 부정채용 리스크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특히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 응시·접수 단계
채용전형을 서류심사, 필기, 면접시험 등으로 구분해서 실시하는 경우 처음부터 관련 서류를 다 제출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서류심사에 합격한 구직자에 한정해 입증자료 및 심층심사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채용절차법 제13조 참고). 채용서류 관리 리스크, 지원자들의 개인정보 관리 리스크를 고려했을 때도 이와 같이 진행하는 것이 보다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라 판단된다.

지원자들에게 자료를 요구하는 단계에서는 출신지역 등 개인정보 요구 금지가 주목된다(채용절차법 제4조의3,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특히 기존에 사용해오던 입사지원서 양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의무 준수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 계약의 체결 및 이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등에 개인정보 수집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법 제15조). 특히 고유식별정보(주민등록번호, 운전면허번호, 여권번호 등)와 민감정보(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 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유전정보 등)의 수집·이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 제24조). 

구체적으로, 개정 채용절차법은 회사들이 ① 구직자 본인의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② 출신지역·혼인여부·재산, ③ 구직자 본인의 직계 존비속 및 형제자매의 학력·직업·재산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법 제4조의3). 지원자의 사진을 부착하도록 하는 것이 '구직자 본인의 용모'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는데, 고용노동부 매뉴얼은 구직자의 동일성 확인을 위해 사진을 부착하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출신지역'이란 출생지, 등록기준지, 성년이 되기 이전의 주된 거주지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항 준용). 다만 현 거주지 주소, 주민등록상 주소 등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된다. 

혼인여부에 대한 정보 수집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기혼·미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유무', '시부모 유무'를 포함해 혼인여부를 유추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개인정보 요구 금지 조항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제17조 제2항). 혼인여부 수집에 관한 사항은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금지되는 채용 시 성차별도 문제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라. 채용 확정 및 근로계약 체결 단계
채용대상자를 확정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구직자에게 채용 여부를 알려야 한다(채용절차법 제10조). 특히 경력직 직원 채용 시 채용 여부 고지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유의해야 한다. 문자전송, 전자우편, 팩스, 전화 등으로 알려야 하며, 합격자뿐만 아니라 불합격자에게도 결과를 안내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합격자통보를 한 이후에 서류상 또는 채용단계 과정상의 오류를 발견한 경우 회사가 임의로 합격취소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통설 및 판례는 합격 통보(채용내정 통지)로 근로계약이 체결됐다고 보고 있으므로, 합격 취소 시에도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제한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채용을 결정한 후 근로계약 체결 시 채용광고(채용공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변경해도 되는지 문제된다. 채용절차법은 구직자를 채용한 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법 제4조 제3항, 제17조 제2항 제1호). 채용공고와 달리 회사가 일방적으로 더 낮은 연봉을 제시하면서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한다거나, 채용공고에 기재한 것과 다른 근무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근로조건 변경 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는 사회통념상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변경할 만한 합리적이고 타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회사가 질 것으로 예상된다.

3. 채용 서류의 관리

가. 채용서류 보관 및 채용서류반환 등 고지
회사는 지원자의 채용 여부가 확정된 이후 14일~180일까지의 범위 내에서 회사가 정한 기간 동안 채용서류를 보관해야 하고, 지원자(확정된 채용대상자는 제외)가 채용서류의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본인임을 확인한 후 반환해야 한다(채용절차법 제11조 제1항, 제3항, 채용절차법 시행령 제4조). 

다만 채용서류가 '홈페이지 또는 전자우편으로 제출된 경우'나 '구직자가 구인자의 요구 없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경우'에는 구직자가 반환을 청구할 수 없으며, 구직자가 반환청구를 하더라도 회사가 서류를 반환할 의무도 없다(채용절차법 제11조 제1항). 다만 반환하지 아니한 서류는 파기해야 한다(채용절차법 제11조 제4항).

채용 전형이 종료된 후 입사지원자의 개인정보는 지체 없이 파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통상 5일 이내에 파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해된다(개인정보보호법 제21조 제1항, 행정자치부·고용노동부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인사·노무분야 참고). 만약 인재의 수시선발을 위해 탈락자의 개인정보의 보관·이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간을 정해 당사자로부터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 별도 동의를 받아서 보관하는 경우 기업이 그 동의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회사는 채용서류의 반환 등에 관한 사항(채용절차법 제11조 제1항 내지 제5항)을 채용 여부가 확정되기 전까지 구직자에게 알려야 한다.  위반 시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된다. 채용공고상에 "제출된 서류는 일체 반환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기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채용서류반환청구의 내용을 미고지한 사례에 해당해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다.

나. 개인정보 유출에 유의
채용과정에서 수집한 지원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합격자 통보 시 담당자의 실수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례들이 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지원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취업관련 카페에 OO전자 지원자들의 입사지원서 일부 내용을 열람할 수 있는 불법해킹프로그램이 게시돼 지원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례에서 법원은 직접 개인정보가 열람된 31명에 대해 회사가 각각 30만 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IT회사 경력직 사내변호사 채용 시 인사담당자의 실수로 전체 지원자 104명에게 성명·생년월일·전화번호·이메일·출신학교와 전공·학점·합격여부 등이 담긴 엑셀파일이 첨부된 채로 이메일이 송부됐다. 이에 대해 법원은 회사의 위자료 책임으로 70만 원을 인정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유출 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손해액의 3배 범위 내에서 손해배상), 법정손해배상제도(법원의 판결로 300만 원 이내의 범위에서 손해배상)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바 개인정보 보안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4. 마치며

채용 관련 이슈가 본격적으로 기업에 리스크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채용갑질', '취업갑질'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채용과정에서의 이슈는 단순히 담당자의 실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등을 통해 소문이 확산되고, 다수의 언론보도로 이어지면서 기업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 채용비리 이슈는 인사팀 압수수색, 관련자 구속 등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사안이 논란이 되다보니 기업의 담당자가 국정감사에 소환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사정을 잘 살펴 회사의 채용과정 전반을 다시금 점검하고, 관련 법령을 준수하면서 채용절차가 이뤄지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을 할 필요가 있다. 
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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