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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1-10-06 10:06:00

    수정 : 2021-10-07 09:37:21

독일 공급망 실사법 제정의 시사점과 기업의 대응

2021-10-06 10:06:00



독일 공급망 실사법 제정의 시사점과 기업의 대응
[2021년 10월호 vol.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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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월간노동법률] 박정택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1. 들어가며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주 이외에 기업활동으로 영향을 받는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이익까지 고려해야만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고, 그래야만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이해당사자 중심주의(Stakeholder Capitalism)가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이해당사자 중심주의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기업활동이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인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상시적으로 고려하며 경영활동을 해야하고 이렇게 하도록 하기 위한 기업의 내부 시스템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

    기업에게 이러한 시스템과 절차를 갖추도록 의무화 하는 법이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의 '인권실사법(2017)', 네덜란드의 '아동노동 실사법'(2019), 그리고 최근 EU에서 '지속가능한 기업지배구조 법안'의 일환으로 논의되며 올 연말 EU 의회가 발표 예정인 '기업의 ESG실사(Due Diligence)법안'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지난 2021.6.11 지금까지 인권 관련 실사 의무화법 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독일의 '공급망 실사법'이 의회를 최종 통과해 2023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은 독일에서 활동하는 국내 대기업들에게 직접 적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국내외 기업들의 공급망에 속해 있는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향후 국내 기업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EU의 ESG 실사법 제정과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므로 독일 공급망법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아래에서는 독일 공급망법의 내용 및 기업들의 대응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 독일 공급망법의 내용 

    독일 공급망법은 독일 내에 주된 소재지를 두며 상시 3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법 시행 후 1년이 지난 2024년부터는 근로자 1000명 이상인 기업으로 확대된다. 

    이러한 기업들은 자신의 사업영역 및 직·간접적 공급업체에서 '인권' 및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토양, 수질 오염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다만 간접 공급업체에 대한 리스크 관리 의무는 법 적용대상 기업이 이러한 리스크를 인지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의무 내용은 아래와 같다. 

    1단계: 법 적용 대상 기업 모두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의무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Risk Management System) 구축
    ▲시스템을 모니터링할 책임자 선정(예를 들어 인권경영 담당 임원 지정)
    ▲회사 및 회사와 직접적으로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공급업자가 인권 및 환경권을 침해 또는 침해에 기여할 리스크 분석 및 평가 
    ▲근로자 및 이해당사자들이 익명으로 권리침해 위험성을 제기할 수 있는 절차 마련
    ▲법을 준수하기 위해 취한 조치들의 문서화 및 보관(7년 이상)
    ▲인권 및 환경 관련 리스크가 확인됐는지 여부 및 이러한 리스크에 대해 취해진 조치사항 매년 공시

    2단계: 인권 및 환경권 침해 리스크가 확인된 경우

    ▲1단계에서의 리스크 분석과정에서 인권 및 환경권 침해 위험성이 확인된 경우, 다음의 내용이 포함된 정책 선언서(Policy Statement)를 채택하고, 이러한 선언서에 기초해 즉각적이고 적절한 리스크 방지 조치 마련 
    ▲회사가 법을 준수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절차에 대한 설명
    ▲리스크 분석과정에서 발견된 주요 리스크 목록
    ▲인권 및 환경권 침해 방지를 위한 다양한 조치들의 개요 및 실행방안 (예를 들어, 구매 전략, 훈련 및 통제 메커니즘 또는 직접 공급업자와의 계약 등)
    ▲리스크 방지 조치를 매년 점검하고 업데이트 

    3단계: 인권 및 환경권 침해가 발생한 경우

    ▲침해를 방지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즉각적이고 적절한 구제조치 수행
    ▲침해 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의 효과 및 실효성이 없을 경우 공급업자와의 거래관계 중단
    ▲구제조치의 효율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규제당국은 법준수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다양한 시정조치를 부과할 수 있고, 위반 사항의 중대성 및 회사의 피해구제 노력 등을 고려해 매출액 기준에 따른 행정제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한 독일의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가 피해자를 위해 대신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회사에 대한 소송 리스크가 증가될 수 있다.

    3. 국내 입법의 동향: 인권정책기본법

    최근 국내외 입법 동향을 고려해 볼 때, 공급망 관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독일 공급망 실사법의 영향을 직접 받는 기업들 이외의 기업들에게도 필요해 보인다.

    향후 독일뿐 아니라 유럽국가 전체에 적용될 EU의 ESG 실사법이 제정될 경우 규제의 영향을 받는 국내 기업들의 범위는 훨씬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또한 지난 8월 5일 발표된 한국지배구조원의 'ESG모범규준'에서도 기업은 공급망 관리 전략을 마련하고 공급망 위험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이 새로 추가됐다. 

    이러한 가운데 법무부는, 지난 2020.11.17 .자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범정부적 제도 마련 및 정책 체계화'를 위해 국정과제인 '인권정책기본법' 제정 입법절차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2021. 6. 30. '인권정책기본법' 안을 입법예고 하였다.

    위 법무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인권정책기본법'의 주요내용 중에는 '인권경영'의 확산을 위해 국가의 인권보호의무와 기업의 인권존중책임이 포함돼 있다(법률안 제5장 이하). 

    구체적으로 (i)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업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정책 등을 마련하고 기업의 인권존중책임 실천을 장려해야 할 것, (ii) 기업은 기업 활동을 통해 국내외에서 인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하고, 피해자 구제 수단을 마련하는 등 인권존중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것, (iii) 정부는 기업의 인권존중책임 실천을 위한 지침, 정보공개 표준 등을 마련해야 하고, 평가기준 및 평가지표를 설정·운영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의견 및 협력을 요청할 수 있음을 그 내용으로 한다. 

    '인권정책기본법'에서는 '인권경영'의 의미와 관련해, "기업이 인권침해를 일으키거나 연루될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 인권침해가 일어난 때에는 사후적으로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인권존중 문화를 정착시키고 인권 중심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는 경영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법무부는 2020.5. 국가인권위원회와 인권경영 확산을 위한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기업의 인권 경영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권 경영과 관련된 내용 이외에도 우리 사회의 인권신장을 위한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인 국가인권정책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정부의 인권정책 추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했고, 5년마다 수립하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이 행정 규칙이 아닌 법률에 근거해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국제인권기구 권고를 국내인권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국가의 노력 의무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4. 국내 기업의 대응 

    이와 같은 독일 공급망 실사법 제정에 따라 동법의 적용을 받는 국내회사들은 회사와 직접 거래관계를 가지고 있는 모든 공급망 업체들의 위치, 사업 및 근로자의 특성, 구체적인 연락처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후 개별 공급업체에 대한 기본적인 리스크 평가를 수행해 둘 필요가 있다. 

    또한 법적용 대상 기업의 공급망에 속해 있는 국내 중견·중소기업들도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기업과 지속적으로 거래관계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 동 법의 내용을 파악하고, 인권 및 환경 관련 리스크를 체크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국내외적으로 공급망을 포함한 기업의 인권실사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 공급망 실사법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기업의 의무를 참조하며 인권 관련 리스크 관리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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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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