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1-11-01 14:59:06 수정 : 2021-11-02 14:05:43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시 사회통념상 합리성 인정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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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호 vol.366]

▲이미지는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월간노동법률] 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사회통념상 합리성 여부 판단

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시 사회통념상 합리성 인정의 의미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해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39778 판결 등 참조). 

다만 판례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그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해서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됐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해서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고 하며, 사회통념상 합리성 인정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등 참조).

나.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의 판단 요소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해 ①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②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③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④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 상황, ⑤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⑥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위 대법원 2012다43522 판결에서는 위 6가지 외에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기업의 경영 행태"도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 판단을 위한 고려사항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 판결례와 부정된 판결례들을 살펴보면, 위 여섯 가지 기준에 관한 사실관계를 일일이 검토해서 판단한 판결례들도 있지만 위 기준 중 특정 요소를 집중적으로 고려해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를 판단한 판결례들도 확인된다. 

2.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의 판단 기준에 참고할만한 관련 판결례 검토

가.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변경된 취업규칙으로 인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방향으로 근로조건이 변경되는지가 쟁점이 되는 만큼,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가 상세히 고려된다. 관련 하급심 판결례로, 학교법인이 보수지침을 개정한 사례에서 위 개정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갖췄는지 문제가 됐다. 춘천지방법원 2020. 5. 28. 선고 2018나55101 판결은 보수지침 개정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하고, 동 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보수지침 개정에 따르면 (i) 책임시수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한 전임교원은 보수를 전액 지급받지 못하게 되므로 급여 측면에서 정직의 징계처분을 받은 교원보다 불이익한 처분을 받게 돼 형평에 반하는 점, (ii) 교원의 주된 업무에는 강의뿐만 아니라 연구나 학사행정 등의 업무도 있는데 강의 시간을 충족하지 못한 전임교원에게 급여를 전혀 지급하지 않는 점은 과도한 제재라는 점이 고려됐다. (iii)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보수에는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근로기준법 제1조 참조)도 있는바, 보수지침의 개정으로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이 작다고 할 수 없고, 보수지침을 개정하면서 다른 근로조건이 개선 내지 향상됐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는 점도 주목했다.
 
한편,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2021. 2. 10. 선고 2020가합5057 판결에서는 취업규칙 변경에 대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됐다. 위 사건에서는 공무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휴일에 관한 규정이 변경된 것과 휴일 대체 근무가 문제가 됐는데, 주된 변경 내용은 취업규칙상 주휴일을 '일요일'에서 '주 1일'로 변경하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i) 채용공고와 근로계약서를 참고해 볼 때 원고들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부터 휴일 대체 근무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ii) 원고들은 실제로 규정이 변경되기 전부터 주휴일인 일요일과 정규근로일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근무해왔던 점 등을 고려하면 변경 후 규정이 주휴일을 '일요일'에서 '주 1일'로 변경한 것만으로 근로자들의 기득권이나 이익을 박탈해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규정을 개정한 것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나.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판례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내용이 기업의 경영 사정이나 조직 운영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해서 판단한다(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다68953 판결). 합병 등 기업조직의 변동 시 근로조건의 통일을 위해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 그 필요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도 있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또 다른 구체적인 사례로, 주식회사 강원랜드가 징계 시행 세칙에 국외 카지노 출입에 관한 내용을 징계 사유로 추가하면서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부분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서 서울고등법원 2015. 1. 19. 선고 2014나25599 판결은, (i) 징계 세칙 개정 이전부터 직원들이 국외 카지노에 무분별하게 출입해 도박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던 점, (ii) 직원들의 도박 중독은 회사 이미지 손상 및 금전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회사는 직원들에 대해 국외 카지노 출입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던 점, (iii) 이러한 상황에서 강원랜드로서는 명시적인 징계 시행 세칙을 마련해서라도 직원들의 국외 카지노 출입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iv) 업무상 출장, 연수를 이유로 한 국외 카지노 출입은 허용하고 일회성 관광 목적의 경우에도 회사에 사전 신고를 한 경우에는 이를 허용함으로써 권익 침해를 최소화하고자 했던 점을 고려해서 해당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판례는 취업규칙 변경의 경위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법적 규범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인지를 고려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판단한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5두13247 판결). 예컨대, 불이익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완화할 수 있는 경과조치가 있거나 상황변화에 따라 규정을 합리적으로 변경하는 경우 상당성 인정의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최근 사례로, 항공사 캐빈매니저 임용 절차의 자격 제한에 관한 근거와 기간 규정이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사례가 문제 됐다.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 2021. 7. 21. 선고 2020누45324 판결은, 위 자격 제한을 징계처분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는 제재적 조치의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자격 제한의 사유와 자격 제한 제재에 따른 결과 사이에 연관성, 비례원칙, 책임주의 등이 요구된다고 봤다. 그런데 변경된 규정은 자격 제한 사유로 캐빈매니저로서의 직무 적합성이나 업무수행 능력 등과 관계없이 경징계를 받은 사유만으로 자격 제한을 가능하게 했을 뿐 아니라, 그 기간에 대해서도 '1년 이하'에서 '1년'이라는 단일기간으로 정했는바, 이와 같이 개별적인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형량 없이 회사로부터 업무정지 등의 경징계를 받았다는 사유 자체만으로 자격 제한 1년에 처하도록 한 것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라.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근로자들로 하여금 일방적으로 불이익만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불이익하게 변경된 근로조건에 상응해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 또는 그 밖에 이익이 되는 보완조치가 있는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 판단의 고려요소가 된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23185 판결). 

최근 사례로, 특별휴가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한 사례에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절차의 유효성과 변경된 취업규칙의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가 쟁점이 됐다. 그러나 부산고등법원 2021. 8. 11. 선고 2020나57281 판결은 (i) 근로자들의 연차휴가 사용 패턴을 고려했을 때 당초 특별휴가제를 도입한 취지에 부합하지 않았던 점, (ii) 근로조건 변경 당시 평균 8%의 임금인상과 변동성과급인 PI 100%의 기본급화 등 근로조건이 유리하게 변경된 사정, (iii) 특별휴가제를 폐지하는 대신 4년분의 수당을 일시에 보상해 그 불이익을 최대한 경감하고자 했던 점 등을 고려해 변경된 취업규칙의 내용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마.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취업규칙 변경 시 근로자들에게 변경의 필요성과 내용 등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한다. 변경된 취업규칙이 전체 근로자들에게 적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부 근로자의 동의를 얻었다는 사정만으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노동조합과 충분한 교섭을 했는지, 근로자들과의 충분한 소통 절차를 거쳤는지 등도 고려 요소가 된다. 서울고등법원 2018. 9. 21. 선고 2018누42049 판결은 회사가 저성과자 실적 향상 프로그램을 도입한 사례에서, 회사가 프로그램의 시행에 관해 근로자들의 동의를 구하려는 노력을 한 흔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취업규칙이 변경된 데에 대한 다른 근로자들의 반응 및 대응도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피고 조합이 업무담당자로 하여금 '개인(신용)정보수집·이용·제공 동의서'를 감사자에게 추가로 제출하도록 준칙을 개정한 사례가 문제됐다. 이에 대해 부산고등법원 2020. 6. 17. 선고 2019나51041 판결은 위 준칙의 개정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설령 불이익한 변경으로 본다고 가정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i) 준칙의 개정 경위, (ii) 피고 조합이 실시하는 각종 감사 시 업무담당자들의 '개인(신용)정보수집·이용·제공 동의서'의 제출이 필수적이고, (iii) 그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다른 근로자들이 위 준칙이 개정되기 이전에도 정기감사나 지점감사 시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개인(신용)정보수집·이용·제공 동의서'를 제출해 왔던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위 준칙의 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고 이를 무효로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바.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변경된 근로조건이 동종업계와 비교할 때 특히 불리하다고 평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다른 판단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 

일부 참고할만한 사례로, 금융투자회사가 새롭게 연봉 조정 제도를 시행한 것에 대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 다투어졌다. 이에 대해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2. 24. 선고 2014가단243931 판결은, (i) 취업규칙 제정 당시부터 연봉 조정 제도를 도입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을 예정하고 있었던 점, (ii) 원고들도 기준 도입 당시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매년 연봉 계약을 체결할 당시 해당 기준에 따라 감액된 연봉 계약에 동의한 점을 비롯해 (iii) 금융회사의 경우 소속 근로자와 연봉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인 점을 고려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긍정했다.

사.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기업의 경영 행태 

위 대법원 2012다43522 판결은 6가지 기준 외에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기업의 경영 행태"도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 판단을 위한 고려사항의 하나로 제시했으나 동 판결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부정하면서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추가적인 판시를 하지 않았다. 

위 대법원 판결 이후에 선고된 부산고등법원 2020나57281 판결은 특별휴가제 폐지와 관련해서, 특별휴가제를 폐지하는 대신 활용 가능한 업무시간을 확보함으로써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고, 그로 인한 이익은 임금인상 등을 통해 근로자들도 향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개정된 취업규칙의 내용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는데 이 부분이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마치며

관련 연구에 따르면 2016. 11. 30.까지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분석한 결과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인정한 사례가 8건(11.8%), 부정한 사례가 60건(88.2%)이라고 한다. 관련 판결례의 동향을 참고해 봤을 때, 근로기준법에 따라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치는 것이 원칙이며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인정받음으로써 변경된 규정의 유효성을 인정받는 사례는 예외적인 경우로 이해된다. 취업규칙 변경은 변경 당시뿐만 아니라 사후에도 계속해서 문제가 될 수 있는바(각종 수당 소송, 징계 소송 등) 실무 담당자로서는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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