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1-07-09 15:35:08 수정 : 2021-07-09 15:37:17

[이슈포커스] 노동조합 가입이 가능한 근로자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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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호 vol.362]


[월간노동법률] 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들어가며: 조직구조의 변화와 관리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와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해서 행동하는 자의 노동조합 참가를 금지하고 있다(법 제2조 제2호, 제4호 가목).

이와 관련해서, 실무상으로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때 단체협약 조항에 조합원의 가입범위를 명시하는 문제, 특정 직급 이상의 근로자를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문제, 특정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했음을 이유로 해당 노동조합이 부적법한 노동조합임을 다투는 문제 등이 흔하게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하급심 판결례 중 노동조합에 가입 가능한 근로자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다룬 사례가 있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2.과장급 이상의 근로자가 조합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한 사례

가. 배경

A회사에서 과장급 이상의 직위인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원고는 A회사 일반직지회에 가입했다. 일반직지회는 A회사에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의 B노동조합이 과장급 이상의 직위의 직원들을 조합원 가입 범위에서 제외하자 과장급 이상 직원들이 별도로 만든 조직이다. 원고 등은 B노동조합에 일반직지회를 산하 조직으로 편제해 줄 것을 요청했고, B노동조합은 세부 규정이 마련되면 일반직지회 조합원도 규정변경과 동시에 조합원 자격을 가진다는 내용을 신설하는 결의를 했다. 그러나 그 세부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일반직지회의 B노동조합으로의 편입이 지연됐고, 이에 원고는 B노동조합을 상대로 조합원 지위를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부산고등법원 2020. 8. 19. 선고 2019나54965 판결, 이하 '대상판결1').

나. 차장 직급인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지

B노동조합 규정에는, B노동조합은 A회사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사용자의 정의에 해당해 조합원으로 할 수 없는 자' 및 '기타 지부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사용자의 이익을 위한다고 판단돼 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결의된 자'를 제외한 자로 구성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차장인 원고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이하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 또는 노동조합 참가가 금지되는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해 행동하는 자'(이하 '이익대표자')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됐다.

대법원은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와 이익대표자를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8두13873 판결).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 결정 또는 업무상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해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 이익대표자란 근로자에 대한 인사, 급여, 징계, 감사, 노무관리 등 근로관계 결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용자의 근로관계에 대한 계획과 방침에 관한 기밀사항 업무를 취급할 권한이 있는 등과 같이 직무상 의무와 책임이 조합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에 직접적으로 저촉되는 위치에 있는 자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자에 해당하는지는 일정한 직급이나 직책 등에 의해 일률적으로 결정돼서는 안 되고, 업무 내용이 단순히 보조적·조언적인 것에 불과해 업무 수행과 조합원 활동 사이에 실질적인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자도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다.

본건과 관련해, 제1심 판결은 원고와 같은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들의 담당 업무 중에는 부하 직원을 관리 및 감독하는 직무의 비율이 높고,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업무의 자율성 및 독립성이 크기 때문에 B노동조합 가입에 있어서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절차나 내용상 제한을 두는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일반직지회 조합원들의 B노동조합 조합원 자격 인정 여부, 인정할 경우 그 편제 등에 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의 B노동조합 가입신청과 조합비 납부만을 이유로 원고를 B노동조합원의 조합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제1심판결 울산지방법원 2019. 6. 26. 선고 2018가합141 판결).

그러나 항소심은 이와는 달리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 대상판결1은 이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바탕으로, (1) 원고는 차장의 직급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는 OO자동차 발안지점으로 전보돼 인사, 급여, 후생, 노무 등과 무관한 차량출고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점, (2) B노동조합 규정에는 과장급 이상의 직원에 대해 조합원 가입자격을 제한하는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3) 과장급 이상의 직원인 경우 구체적인 업무내용이나 직무권한 등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나 이익대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춰 차장인 원고에게 B노동조합 가입의 결격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단체협약상 조합원 자격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노동조합 가입의 유효성을 다툴 수 있는지

한편, A회사와 B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서는 판매영업직을 제외한 과장급 이상의 직원 등에 대해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규정을 두고 있기도 해 동 조항의 의미와 효력이 문제가 됐다.

대법원은 노동조합 조합원의 범위는 당해 노동조합의 규약이 정하는 바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다만 단체협약에서 노사 간의 상호 협의에 의해 노동조합 규약상 노동조합의 조직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범위와는 별도로 조합원이 될 수 없는 자를 특별히 규정하는 것도 유효한데, 이와 같이 단체협약상의 조합가입 범위를 정한 규정은 단체협약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정한 규정인 것으로 이해된다(대법원 2004. 1. 29. 선고 2001다5142 판결).

대상판결1은 위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차장인 원고는 단체협약에 따르면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 사람이나 동 단체협약 규정은 B노동조합이 A회사와의 관계에서 당해 단체협약의 적용범위를 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원고는 B노동조합의 규정에 따르면 조합원 범위에 포함되는 사람이므로, 따라서 B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조합가입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상판결은 현재 대법원 계속 중으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2020다262106).

3.과장·대리급이 다수 가입했음을 이유로 노동조합

설립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사례

가. 배경

원고는 전국금속노동조합으로, 산하에 C회사 근로자로 구성된 경주지부 D지회를 두고 있다. 피고는 C회사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해 설립된 기업단위 노동조합인 E노동조합이며,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자격으로 C회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었다. 피고의 조합원은 총 81명이었고, 그 중 대리급 이상의 직원이 14명이었다. 원고는 C회사의 대리급 이상의 직원들은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 내지 이익대표자에 해당하는데, 이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으므로 피고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노동조합이어서 그 설립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대구지방법원 2020. 10. 22. 선고 2020가합201549 판결, 이하 '대상판결2').

나.과장·대리급이 다수 가입했다고 해서 노동조합 설립이 무효인지

대상판결2는 노동조합법이 그 실질적 요건으로 자주성, 단체성 등을 규정하고 있는 점(법 제2조 제4호, 동호 각 목), 노동조합법이 신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점(법 제10조 제1항), 행정관청은 노동조합이 법 제2조 제4호 각 목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해야 한다(제12조 제3항)고 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노동조합이 법 제2조 제4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 노동조합의 설립은 무효라는 법리를 제시했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51610 판결도 유사 취지).


그러나 대상판결2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해 대리 및 과장급 직원들이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 내지 이익대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 원고는 C회사의 대리급 직원에게 소속 직원에 대한 연차승인 등 근태관리, 성과평가·관리 등에 관한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나, 대리급의 모든 직원에게 위와 같은 권한이 일률적으로 부여됐다고 보기 어렵다.

(2) 소속 직원에 대한 1차적인 업무평가권한은 상위 직급자인 팀장에게 있는 것으로 보이고, 대리급 직원은 '연차, 휴가요청서'를 단지 검토, 확인(Review)하는 지위에 불과하고 최종적인 승인(Approve)권한은 공장장 등 상위 직급자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대상판결2는 대리급 및 과장급 직원들이 다수 가입했다고 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피고 노동조합 설립이 무효라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4. 마치며
 
대법원은 특정 직급에 해당한다고 해서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 내지 이익대표자에 해당한다고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일관된 법리를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실무상 특정 직급의 관리직 근로자들을 일률적으로 조합원 가입범위에서 제외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거나, 특정 직급 이상으로 승진하면 노동조합에서 자동 탈퇴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어 다툼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 최근 하급심 판결례들의 경향을 참고해 본다면 특정 직급에 해당함을 이유로 노동조합 가입을 제한하는 것은 그 타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우리라 판단된다.

특히 회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특정 직급 내지 업무 내용이 단순히 보조적·조언적인 것에 불과한 특정 부서(인사, 급여, 징계, 감사, 노무관리 등)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을 제한하거나 노동조합 탈퇴를 요구할 경우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까지 문제될 수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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