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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17-11-03 14:09:28

    수정 : 2017-11-03 14:11:10

[특별기고] 근로자의 퇴사 통보와 해결방안

2017-11-03 14:09:28



근로자의 퇴사 통보와 해결방안
[2017년 11월호 vol.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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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저는 ○○기업의 인사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 대리입니다. 어제 구매팀 정규직 박○○ 사원이 퇴사 통보를 하고 출근을 하고 있질 않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업규칙에는 퇴사시 30일 전 통보를 해야 하고 인수인계 서류를 작성토록 돼 있습니다. 이 경우, 박○○ 사원에 대한 행정처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 대리의 문제는 인사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문제다. 근로자는 하루라도 더 출근하는 것이 괴로워 퇴사 통보를 하지만, 회사는 위와 같은 규정을 제시해 악착같이 근로자를 출근시킨다. 물론 회사도 사정이 딱하다. 특정 직원이 예고 없이 퇴사 통보 후 출근하지 않는다면 업무상 차질이 생기고 이는 고스란히 나머지 직원의 업무부담으로 귀결된다. 이처럼 노동논리와 자본논리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우리 법은 어떠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지 이하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의 해지를 위해 사용자에게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정당한 이유를 요하지만, 근로자에게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특별법인 근로기준법에 이처럼 규정이 없는 경우, 민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 행정해석도 '퇴직 절차에 관해서는 근로기준법에서 특별히 정한 바가 없으므로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민법 제660조 등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근로기준팀-5728).
    민법은 근로계약 해지에 대해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660조(기간의 약정이 없는 고용의 해지통고)
    ①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②전항의 경우에는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③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당기후의 일기를 경과함으로써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근로자와 사용자가 연인관계라고 생각해보자. 연인관계라면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하면 그 순간 끝이지만 근로관계는 그렇지 않다. 우리 민법은 어느 한 쪽이 이별통보를 하더라도 한 달간의 유예기간을 준다. 이 기간 동안 추억들을 정리하고 다음 연인(?)에 대한 메시지를 남긴다. 그 기간이 지나면 아쉽더라도 끝내야 한다. 즉, 민법은 근로계약 해지는 자유로우나 어느 일방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1월의 기간(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당기 후의 일기)이 지나야 비로소 근로계약이 해지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중요한 프로젝트나 TFT에서 활동하는 경우처럼 회사 나름대로 사직을 제한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는 경우, 근로자의 사직을 법정 기준 이상으로 제한할 수 있을까? 이에 행정해석은 '근로자의 사직서를 수리할 수 없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민법 제660조 소정 일정 기간 경과로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해지의 효력이 발생함으로써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입장이다(근로개선정책과-371). 즉, 사용자의 경영상 합리적 이유는 근로자의 사직을 제한할 수 없다. 
    한편 연인이 서로 이별을 통보하면 이별을 받아들이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그 해결방안이 다소 달라질 수 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퇴사 통보를 사용자가 수리한 경우

    이 경우는 근로자가 더 이상 출근하지 못하겠다는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를 했을 때, 사용자가 그 의사를 존중하고 사직을 수리하는 경우다. 이 경우 사용자의 수리 시점을 기준으로 근로관계는 종료되며,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리했는지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에게 있다(근기 68207-2646). 설령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가 그 기간만료 전 이러한 의사표시를 했더라도 사용자의 수리가 있다면 별도의 손해배상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즉각 종료된다.


    퇴사 통보를 사용자가 수리하지 않는 경우

    사용자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했더라도, 사용자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사직을 수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실무상 가장 빈번하게 발생되는 사례이며, 이 경우 사용자는 업무 인수인계, 행정처리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든다. 퇴사 통보를 사용자가 수리하지 않는 경우 단체협약, 취업규칙 기타 사규에 퇴사 통보에 대한 규정(특약)이 있는 지 여부에 따라 상이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퇴사통보 관련 규정이 있는 경우
    [예] 취업규칙 제30조
    근로자는 퇴사하고자 하는 경우, 사용자에게 적어도 2주 전에 통보하고 후임 직원에게 인수인계를 완료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할 경우 회사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약이 있는 경우, 민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2주가 지나면 사직의 효력이 발생한다. 법정 기간보다 짧은 기간을 정했기 때문에 30일이 지나지 않아도 된다(반대로 법정 기간보다 긴 경우를 규정한 경우, 30일이 지나면 사직의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근로자가 규정된 2주 이내에 결근할 경우 사용자는 이를 무단결근 처리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다. 또한 근로자가 결근하는 경우 평균임금1)이 감소하게 돼 퇴직금이 감액될 수 있으며, 근로제공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용자는 징계회부나 퇴직금 감액보다는 손해배상에 방점을 찍고 으름장을 놓곤 한다. 사용자의 이러한 손해배상 요구는 오히려 사용자에게 득보다는 실이 될 수 있다. 손해배상을 위해서는 실제 발생한 손해와 손해액을 산정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이를 산출해내기는 쉽지 않다. 특히 중소기업과 같이 업무의 분장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사실상 손해배상 청구는 불가능하고 사례도 극히 드물다.   

    퇴사통보 관련 규정이 없는 경우
    인사 제반규정에 퇴사통보 관련 내용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민법 제660조 제3항에 따라 1월(기간으로 임금을 정한 경우에는 1임금지급기)이 지나면 사직의 효력 발생된다. 예컨대 월의 초일부터 말일까지를 근태기준일로 산정해 익월 10일에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그 다음 월의 1일에 퇴사의 효력이 발생된다. 즉 10월 15일에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1임금지급기(11월)이 지난 12월 1일에 효력이 발생된다.
    한편 근로자가 30일 이후를 사직일로 지정하고 사직서를 제출했음에도, 사용자가 근로자의 행동에 분을 이기지 못해 당장 근로제공을 중지하고 퇴사하라고 명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해고의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아울러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근로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근로자가 규정을 위반했더라도 근로를 강제하기보다는 관련 규정과 법에 따라 절차를 이행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법적 다툼으로 진입할 경우, 결과 여부에 관계없이 노사 양측에 매우 큰 스트레스가 된다. 따라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 법적 다툼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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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태민

     명예기자/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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