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삼성화재에서 평사원협의회를 노동조합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삼성화재노동조합(이하 삼성화재노조)은 이를 노조탄압으로 보고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삼성화재노조는 19일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가 어제(18일) 분회장대회를 열고 평사원협의회를 노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평사원협의회는 이날 이후 직원들에게 노조전환 동의를 받고 있다.
 
삼성화재노조에 따르면 평사원협의회는 1987년 사측이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친사측 참여자들을 설득해 노조설립 대신 사원협의회 설립으로 유도했던 직원협의체다. 설립 이후 회장단 대부분이 부서장 이상 직급으로 승진하기도 했고 간부들이 사측으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아 왔다. 이들은 회사의 요구에 따라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에 동의하기도 하고 임금협상 등에서 사측 기준에 맞춰왔다.
 
이에 반발한 직원들이 지난해 2월 3일 삼성화재노조를 설립하게 됐다. 이는 회사 설립 후 68년만이다. 그러나 가입률은 미진하다. 삼성화재노조 노조원들은 650여명으로 가입대상의 12%정도다. 삼성화재노조는 "직원들 사이에는 진성노조(삼성화재노조) 가입 시 회사로부터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해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재용 부회장이 노조합법화를 선언한 후 노조설립방해와 진성노조에 대한 지배개입이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자 삼성노조파괴 문건의 화룡점정인 "친사노조구축"에 나선 것"이라며 "사측에 지배개입당한 친사 어용노조설립은 진성노조의 교섭권을 빼앗고 진성노조를 합법적으로 무력화시킬 최고의 방법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친사노조 설립은 자연스레 회사의 비호아래 있다는 우호적 시각이 반영돼 직원들이 쉽게 가입하게 되고 친사노조가 과반수 노조나 다수 노조가 될 경우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불이익은 직원들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갈 것을 대부분 지원들은 깊게 인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노조는 "(친사노조 설립을) 강행할 경우, 삼성화재 6,000노동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동자의 권익과 정의를 지원하는 모든 우호세력과 연합해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삼성그룹 노동조합 대표단도 삼성그룹의 노사협의회 불법 지원을 규탄했다. 대표단에 따르며 삼성그룹은 노사협의회 위원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거나 근로자위원의 상임을 보장하는 등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을 위반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측과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던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노사협의회 사원대표와 임금 조정 협의를 완료했다는 공문을 노조에 발송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도 노사협의회와 임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단은 오는 22일 오전 고용노동부 서울지청 앞에서 삼성그룹의 노사협의회 불법 지원ㆍ불법 운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더불어 노동청에 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하고 서울경찰청으로 이동해 고발장도 접수한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