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11일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 2곳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부는 이를 사법처리할 예정이며 노동자들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3월부터 강제수사 지원팀을 신설ㆍ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감독 대상이 된 사업장은 제일약품과 진안군 장애인 복지관이다. 제일약품은 임직원이 여직원을 폭행한 사건이 보도됐다. 진안군 장애인복지관에서는 직원들이 복지관장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다. 이에 제일약품 임원은 지난 1월, 진안군 장애인복지관장은 지난 2월 해고됐다.
 
특별감독 결과 2개 사업장에서 모두 법 위반이 다수 적발됐다. 제일약품에서 적발된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은 총 15건이다. 전 직원 945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866명 중 11.6%가 본인 또는 동료가 피해당한 경험이 있거나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서도 응답한 825명 중 53.9%가 최근 6개월 동안 한차례 이상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3년간 전ㆍ현직 직원 341명에게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등 약 15억원을 체불한 사실이 적발됐다.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 대해서는 시간 외 근로 금지 규정을 위반했으며 근로조건 서명 명시도 위반했다.
 
진안군 장애인복지관에서는 노동관계법 위반사항 5건이 적발됐다. 전 직원 17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 65%가 최근 6개월간 한차례 이상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복지관장은 다수 직원들에게 시말서 작성을 강요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도 임금체불, 근로조건 서면 명시 위반,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등 법 위반 사항이 드러났다. 최근 3년간 전ㆍ현직 직원 27명에게 연차수당, 주휴수당 등 금품 1,600여만원을 체불한 것.
 
노동부는 특별감독에서 확인된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ㆍ성희롱 관련 조직문화가 취약한 것으로 보고 조직문화 개선 계획을 수립해 모든 노동자가 볼 수 있도록 회사 내에 공개하는 동시에 지방노동관서에 이를 제출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제일약품의 경우 간부급 전 사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관련 교육을 실시한다.
 
한편, 임금체불 청산율과 임금체불 사건 처리기간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임금체불 청산율은 2018년 64.8%, 2019년 70.3%였으나 지난해는 79.3%로 증가했다. 임금체불 사건 처리기간은 2018년부터 50.7일, 47.7일에서 44.1일로 단축됐다.
 
권기섭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취약계층 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해 근로감독관 정원을 늘리고 충원하는 등 적극 노력해왔고 이러한 인프라 확충이 국민들의 민생 고충이 덜어지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노동자들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특별감독을 강화하고 신고사건 처리분야에서는 강제수사 지원팀을 신설ㆍ운영하는 등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8개 지방관서에 강제수사 지원팀을 신설하고 3월부터 운영 중이다. 지원팀은 악의적으로 법을 위반한 사업주에 대해 체포ㆍ구속ㆍ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전담한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