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5인이상 50인 미만 기업에도 주52시간제가 전면 시행된다. 그러나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부 50인 미만 중소ㆍ영세기업이 제도 도입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7일 '주52시간 단축 시행 현황 및 기업 애로사항 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오는 7월 주52시간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에 대해 파악하고 제도 안착을 위해서 필요한 과제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는 전국 5인 이상 기업에 대해 지난달 6일부터 21까지 전화ㆍ이메일ㆍ팩스ㆍ온라인 등 비대면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한 기업은 319개사로, 300인 이상 기업 110개사, 50인 이상 299인 이하 기업 104개사, 50인 미만 기업 105개사다.

조사 결과 50인 미만 기업 중 25.7%는 주52시간제 도입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고 대답한 기업이 74.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10.5%는 '준비를 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11.4%는 '준비 중이나 7월까지 완료는 어렵다'고 답했다.  3.8%는 '준비 중이고 7월까지 완료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잘 준비하고 있지 못한 이유로는 '특정 시기 조업시간 부족'이 63.0%로 가장 많이 나왔다. 그 다음으로는 ▲숙련인력 등 인력채용 어려움(55.6%), ▲준비를 위한 전문성과 행정력 부족(37.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악화(25.9%) ▲시설 투자 등 비용 부담(18.5%)이 뒤를 이었다.

이에 기업들은 주52시간제를 대비하기 위해 ▲시행시기 연기(74.1%) ▲계도기간 부여(63.0%) ▲유연근무제 개선(37.0%) ▲추가채용, 시설투자 등 비용지원(18.5%) ▲종합컨설팅 제공(3.7%)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경총은 "50인 미만 중소ㆍ영세기업은 경영여건상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고,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50인 미만 기업들에 대한 주52시간제는 시행시기 연기나 계도기간 부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유연근로제 활용 실태에 대한 결과도 나왔다. 

조사 결과 기업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유연근로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43.9%)다. 선택적 근로시간제가 19.7%로 2위를 차지했고 재량근로시간제가 7.5%,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5.0%, 근주근로시간제 3.4% 순이었다.

기업들이 유연근로제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활용조건 제한'이었다. 대상 업무나 제도 활용 기간 등이 제한돼있어 도입이 어렵다는 응답이 36.1%였다. 그 외에도 '근로자대표와 합의 등 절차 이행 곤란'이 25.1%, '임금보전 등 보상요구'가 22.4%, '제도가 복잡해 이해 곤란'이 15.9%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4월부터 3개월 초과 6개월 미만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신설됐으며, 연구개발 업무에 한해 선택적 근로시간제 기간이 최장 3개월로 연장됐다. 그러나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는 경우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근로일이 시작되기 2주 전까지 근로시간을 통보해야 한다. 또한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게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이에 기업 중 58.6%는 근로시간제도 개선 과제로 '업무량 폭증 시 연장근로 한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52.4%는 '연장근로를 1주가 아닌 월ㆍ연단위 제한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23.2%는 '근로시간 위반 시 형사처벌 조항 삭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14.1%는 '고소득ㆍ전문직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적용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장정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유연근무제 개선과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준비 기간 부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