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사가 최저임금 수정 요구안을 공개했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보다 360원 인하한 안을 냈지만 경영계는 올해보다 20원 인상한 안을 제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경영계 수정안에 반발하면서 회의 중 퇴장했다. 제9차 전원회의는 오는 12일 열릴 예정이다. 노사는 9차 회의에서 세 번째 수정안을 공개한다. 최저임금은 자정을 넘긴 13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노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모두 수정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받았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23.9% 인상한 1만800원을, 사용자는 동결안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 제7차 전원회의에서는 이 최초 요구안을 토대로 논의를 진행했지만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수정안을 제시하게 됐다. 

이날 공개된 수정안은 노동계 1만440원, 경영계 8740원이다. 노동계는 당초 요구안보다 4.2%p 인하한 안을 제시했다. 

민주노총 설명에 따르면 수정안은 3인 가구 생계비에 주 소득원을 계산해 생계비를 산정한 후 노동연구원 임금 인상 전망치인 5.5%와 소득분배선치 2.0%를 합한 7.5%를 곱한 다음 209시간으로 나눈 결과다. 

사용자위원들은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20원 올린 8740원을 제시했다. 

사용자 측 수정안에 근로자위원들은 반발했다.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들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민주노총은 "사용자 측이 지난달 29일 동결안을 냈을 때 심한 모욕감과 분노를 느꼈지만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알기에 함께 살 수 있는 논의와 대안 마련을 위해 자리를 지키면서 이어왔다"며 "그런데 오늘 또 사용자 측이 제시한 수정안은 동결과 다름없고 심지어 어쩔 수 없이 내라고 해서 낸다는 식의 발언을 들으며 오늘 장시간 회의장을 지킨다고 어떤 변화나 의미 있는 결론을 내지 못한다고 판단했다"고 퇴장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입장문을 내고 사용자위원들이 지난 회의에서 장애인에 대한 비하 발언을 했고 이날 회의에서는 노동자 비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퇴장 후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근로자위원만 남아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한 시간 여 회의 끝에 더 이상 회의 진행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회의는 마무리됐다. 

최저임금위는 9차 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간다.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도 9차 회의에는 복귀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노사는 모두발언 직후 3차 수정안을 제출한다. 회의는 차수를 넘겨 13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3일 새벽에는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