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고 장창우씨 사고가 발생한 후 경찰과 공장 관계자가 사고 현장을 보고 있다. 붉은 원으로 표시한 곳이 사고 발생 장소다. (사진=화물연대본부)
 
지난 5월 파지더미에 깔려 숨진 화물노동자 고 장창우 씨 유족들이 산재 보상을 받게 됐다. 화물노동자는 산재보험 당연 가입 대상이 아니지만 고 장창우 씨는 고용노동부 특례에 따라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노동계에 따르면 고 장창우 씨 유족이 산재를 승인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날 유족에게 산재 승인을 알리는 문자를 전송했다.
 
고인은 화물노동자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노동자연대본부(화물연대본부) 조합원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지난 5월 26일 쌍용 C&B공장에 파지더미를 운송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경사진 도크 위에 정차한 후 상하차 작업을 위해 화물차 문을 열다가 차에 적재된 파지더미가 고 장창우씨 를 덮친 것이다. 그를 덮친 파지더미는 개당 300kg에서 500kg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음 날 숨졌다.
 
화물연대본부 측에 따르면 고 장창우 씨 사고는 예고된 사고였다. 고인을 비롯한 현장 화물노동자들은 경사면 작업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다. 경사면에 차를 세우게 되면 정차를 위해 브레이크를 밟을 때 자연스레 짐이 뒤로 쏠리게 된다. 또 하차가 용이하도록 도크에 밀착해서 화물칸 문을 열수 있는 공간만 남기고 차를 정차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파지가 덮쳐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환경이었다.
 
특히 상하차는 고인의 업무도 아니었다. 화물노동자가 상하차 업무에 손을 보태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화물노동자는 화물 운송에 대한 운임만 받기 때문에 상하차는 화물노동자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
 
쌍용 C&B 측은 사고가 난 지 8일째 책임을 인정했다. 사측은 "폐사의 조치원 공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통감하며 전 임직원을 대표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절대 일어나서는 안됐을 본 사고로 씻을 수 없는 피해와 상처를 받으신 유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유가족에게 사과할 것을 약속했다. 산재처리에도 적극 협조하기로 한 바 있다.
 
결국 근로복지공단까지 고인 사고를 산재로 승인하면서 유족은 보상을 받게 됐다.
 
고 장창우 씨가 산재 보상을 받게 된 배경에는 고용노동부 특례가 있었다. 화물노동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산재보험 당연 가입 대상이 아니지만 정부는 특례를 신설해서 지난해 7월부터 일부 품목을 운송하는 화물노동자는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 특례에 따라 수출입 컨테이너, 시멘트, 철강재, 위험물질을 운송하는 화물노동자는 산재보험 가입 대상이다.
 
화물연대본부에 따르면 고 장창우 씨는 컨테이너 운송을 하던 화물노동자로 산재보험 의무적용 대상이었다.
 
산재 신청은 쌍용 C&B가 아닌 운송사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본부에 따르면 운송사는 고 장창우 씨 사고 이후에 산재보험에 가입했다고 한다.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 화물노동자가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화물연대본부가 출범부터 18년간 주장했던 요구가 현실화 됐기 때문"이라며 "이번 산재승인을 계기로 더 많은 화물노동자가 산재보험의 보호범위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