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배달플랫폼노조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안전배달제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이 가입할 수 있는 배달플랫폼노동조합(준)이 출범했다. 이들은 출범과 동시에 안전한 배달노동 기준을 제도화한 '안전배달제' 도입을 촉구했다.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배달플랫폼노조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소속 배달플랫폼지부가 배달플랫폼노조로 정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서비스연맹 산하에는 서비스일반노조가 있고 여기에 배달의민족지회, 쿠팡이츠지회, 지역지회(소규모 배달플랫폼) 등이 가입한 배달플랫폼지부가 설립돼 있었다. 이번 배달플랫폼노조 출범을 통해 배달플랫폼지부가 서비스연맹 산하 산별노조 중 하나로 재탄생하게 됐다.
 
배달플랫폼노조 조직 대상은 배달플랫폼에 소속돼있는 전국 30만 라이더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외 지역중소플랫폼에서 일하는 라이더도 가입 대상이다. 서비스연맹은 올해 배달플랫폼노조 5000명 조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플랫폼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배달노동자들을 하나로 단결시켜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배달노동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배달플랫폼노조는 출범과 함께 안전배달제 도입을 촉구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은 "배달노동자들은 눈이 오는 날에도 위험하게 일해야 하고 일하다 사고가 나도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이지만, 배달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가치는 여전히 낮다"며 "배달노동자의 행복과 안전은 안전배달제로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안전배달제는 안전한 배달노동 기준을 제도화한 것으로, 주요 내용은 ▲시간당 배달 건수 제한과 적정 배달료 산정 ▲보험가입 의무화 ▲입직조건 마련 ▲안전교육 의무화 ▲오토바이 공제조합 설립 등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시간당 배달 건수를 제한하고, 그에 맞는 적정 배달료를 산정해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목소리다.
 
또한 라이더의 유상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배달플랫폼업체가 이를 확인하고 업무에 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어 플랫폼업체의 상해보험 가입도 의무화해 업체의 지시로 배달을 하다 사고가 발생한 경우 업체에 사고처리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어 라이더의 입직요건 문턱이 낮은 것도 지적하며 안전교육, 업무교육, 서비스교육 등을 이수해야 라이더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활물류서비스법에 근거한 오토바이 보험 공제조합 조기 설립도 요구했다.
 
생활물류서비스법에는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인증사업자는 조합원의 자주적인 경제 활동을 지원하고 조합원의 사업용 운송수단 사고로 생긴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 공제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배달플랫폼노조는 이와 관련해 공제조합을 통한 각종 정부 지원과 보험료 인하, 공제조합에 대한 노조 참여 보장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달플랫폼노조는 대국민 서명운동, 스티커 부착을 통한 안전배달제 홍보 등 안전배달제 도입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며, 오는 26일에는 서비스연맹 주최로 '배달플랫폼 안전배달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도 개최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수 배달의민족 라이더는 "배달노동자는 소상공인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직업군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며 "배달플랫폼노조 출범을 시작으로 배달노동자들이 떳떳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