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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2-02-17 17:07:00

    수정 : 2022-03-02 09:50:43

[현장] [종합] 민주노총 주요 연맹 해산...‘산별 교섭’ 힘 실리나

2022-02-17 17:07:00



[종합] 민주노총 주요 연맹 해산...‘산별 교섭’ 힘 실리나
[2022년 3월호 vol.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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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민주노총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화학섬유연맹)이 22년 만에 해산됐다. 이에 따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으로 조직 체계가 일원화됐다. 화학섬유연맹이 2019년 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산별 전환을 본격화한 지 3년 만이다.
     
    화섬식품노조가 산별 노조 대열에 동참하게 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조직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산별 노조 전환에 동의하지 않은 10개 사업장이 이탈하면서 조합원 수가 감소하게 됐다. 미전환 사업장들이 산업단지에 있는 석유ㆍ화학사들인 만큼 산단 노후 설비 등 주요 현안을 주도할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산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사무금융연맹)도 같은 날 연맹 해산을 의결하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로 전환됐다. 민주노총 한 축을 담당했던 연맹들이 연이어 조직 형태를 변경하면서 산별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에 힘이 실릴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노총 주요 연맹 해산...산별 노조로 '새 출발'
     
    17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화학섬유연맹과 화섬식품노조는 전날 오후 온라인 정기대대를 열고 연맹 해산을 의결했다. 연맹 해산 안건은 재적 대의원 389명 중 90.5%인 35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86.9%(306명)로 가결됐다.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해산할 수 있다는 연맹 규약을 충족한 것이다.
     
    화섬식품노조는 연맹 해산으로 본격적인 산별 노조 시대를 열어가게 됐다고 자평했다.
     
    화학섬유연맹은 2000년 2월 민주화학노조연맹과 민주섬유노조연맹이 통합해 창립된 조직이다. 통합 직후인 2001년 산별노조 건설 방침을 결정했고 2004년 10월 산별 노조 전환을 결의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화섬식품노조를 띄웠다.
     
    그러나 산별 노조 전환을 결의하지 못한 사업장이 화학섬유연맹에 잔류하면서 기업별 노조 연합체인 연맹과 산별 노조가 공존하는 이원화된 조직 형태가 유지돼 왔다.
     
    화섬식품노조로 전환된 조직은 210개 지회, 조합원은 3만3000여 명이다. 전체 조합원 중 약 88%를 차지한다. 미전환 조직은 10개 사업장이다. 조합원 수는 4700여 명으로 전체의 약 12%다.
     
    화학섬유연맹은 앞서 산별 노조 미전환 사업장 15곳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이 중 5개 사업장이 산별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한국바스프, LG화학ㆍLG에너지솔루션, LG하우시스, 한화토탈, LG생활건강이다.
     
    나머지 10곳은 산별 노조 전환이 부결됐다. 이에 따라 LG Chem, 대한시멘트, KRCC, 대성산업가스, 바이엘크롭사이언스, LG화학 대산, 씨텍, 베올리아워터코리아, 코카콜라음료, KCC글라스 사업장 소속 조합원 4700여 명이 화섬식품노조와 결별했다.
     
    산단 내 주요 사업장들이 이탈하면서 화섬식품노조가 산단 관련 현안을 주도할 동력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화섬식품노조는 산단 내 화학공장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노후 설비 문제 해결을 위해 '노후설비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왔다. 최근 여천NCC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서도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면서 산업안전을 강조한 바 있다.
     
    화섬식품노조 설명은 다르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노동법률>과의 통화에서 "올해 사업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노후설비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라며 "우리 사업장이 아니라고 해도 산단 내에 사업장들도 동의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주도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사무금융연맹도 같은 날 정기대대를 열고 연맹 해산을 결의했다. 거수 투표를 진행한 결과 대의원 165명 중 찬성 143명으로 의결됐다. 올해 말 연맹을 해산한 뒤 인적ㆍ물적 자산을 사무금융노조로 귀속하는 특별규약 제정 안건도 가결됐다.
     
    또 '대산별노조 완성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맹 가맹조직의 조직 변경과 산별 전환 안착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산별 노조 중심 노동운동' 힘 실리나
     
    민주노총 내 주요 연맹들이 산별 노조 전환을 마무리하면서 산별 노조 중심의 교섭과 노동운동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부 자료를 보면 2020년 전체 노조 조합원 280만5000명 중 초기업 단위 노조 조합원은 60.4%인 169만5153명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업별 노조 조합원은 39.6%인 110만9480명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산별 교섭을 강조하는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도 이번 연맹 해산을 환영하면서 산별 노조 중심의 노사관계 구축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금속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기업별 노조 체계의 핵심은 권력과 자본에 의한 노조 통제와 약한 노동조합에 있다"며 "하청ㆍ비정규직ㆍ플랫폼 노동자 노동권 보장도 초기업 단위 노조 조직과 교섭만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한국 사회 노사질서를 산업 단위로 재편해야 하고 법과 제도도 초기업 단위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다시 써야 한다"며 "새로 들어설 정권은 인수위 단계부터 산별교섭 법제화로 우리 사회경제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환섭 위원장도 "화학섬유연맹 해산으로 한동안 침체됐던 민주노총 내 산별 노조 운동이 다시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영ㆍ이지예 기자 kdy@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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