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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2-07-05 19:39:22

    수정 : 2022-07-05 19:43:44

[현장] 민주노총, 최저임금 이의 제기…“잘못된 산식으로 졸속 처리”

2022-07-05 19:39:22



민주노총, 최저임금 이의 제기…“잘못된 산식으로 졸속 처리”
[2022년 8월호 vol.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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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위원회는 6월 29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급 96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시간급 9160원에서 5.0% 오른 수준으로,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01만580원이다. (이미지=뉴시스)

    2023년 적용 최저임금이 시간급 9620원으로 결정된 것에 대한 노동계 반발이 거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최저임금과 2018년 개악된 산입범위 확대가 더해져 실질임금이 감소했다"며 최저임금 이의 제기에 들어갈 것을 밝혔다. 최저임금 논의가 졸속으로 이뤄졌고, 이번 최저임금을 결정한 산식 역시 노동자 생활안정이라는 최저임금 제도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23년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시간급 96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대비 460원(5%) 인상된 금액으로, 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01만580원이다.
     
    이번 최저임금 의결 결과는 노사 양측의 반발을 샀다. 노동계 측은 인상률이 낮다고, 경영계 측은 인상률이 높다고 반발했다. 노동계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와 산입범위 확대의 영향을 고려하면 인상이 아닌 실질임금 하락이며 불평등 양극화를 가속ㆍ심화시키는 결과"라고 비판했고, 경영계는 "코로나19 여파와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등 삼중고가 겹치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중소ㆍ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던 와중에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이의 제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임위는 의결한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해야 하는데,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 고시를 앞둔 노사 양측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노동부가 이의가 합당하다고 판단하면 최임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회의장에서 '민주노총 최저임금 이의신청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동희 기자 dhlee@)

    "졸속 처리된 최저임금"…재심의해야
     
    민주노총이 이의 제기에 나서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민주노총은 이번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시한 준수'라는 명분 아래 졸속으로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논의 시작부터 박준식 최임위 위원장이 법정기한 내 처리를 강하게 압박했고,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노사 입장차가 커 첨예하게 대립할 때도 법정기한 준수만을 되풀이했다는 주장이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법정시한 준수의 전제는 충분한 논의와 협의인데 그 과정이 생략된 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며 "최저임금위원회의 운영 파행과 독립성 훼손에 따른 졸속 심의에 최저임금위원장과 공익위원 간사는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법정시한 준수 강요가 없었다면 노동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하는 8월 5일까지의 시간을 감안해 적어도 7월 초까지는 논의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최저임금법은 최임위가 노동부 장관에게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 안을 의결해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올해는 5월 31일 심의 요청을 해 6월 29일까지 의결을 마쳐야 했다. 그러나 법정기한은 거의 지켜지지 않아 지난해에도 법정기한을 넘긴 7월 13일에 최종 의결됐다. 실제 최임위가 법정기한을 준수해 최저임금을 결정한 건 올해가 2014년 이후 이번이 8년 만이었다.
     
    이어 민주노총은 이번 최저임금을 결정한 산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3년 적용 최저임금 9620원은 공익위원이 제출한 안으로, 9620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7%)와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4.5%)를 더하고 취업자증가율 전망치(2.2%) 뺀 금액이다. 공익위원은 지난해에도 같은 산식(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상승률-취업자증가율)을 사용해 공익위원안을 도출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취임위가 이 같은 산식을 지속ㆍ공식화하는 건 그간 최저임금에 대한 노사 공방과 논쟁을 무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위 공식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되면 노사가 최저임금 인상률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대로라면 2024년도, 2025년도 최저임금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산식이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최저임금법 제1조)는 최저저임금 제도 도입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정한다'(최저임금법 제4조)는 최저임금 결정기준과도 다르다.
     
    이창근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와 올해 공익위원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데 사용한 산식은 '국민경제 생산성 증가율'인데, 이것만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는 것은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국민경제 생산성 증가율 산식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는 걸 달리 말하면 생산성이 증가한 만큼 일반 노동자 임금을 인상하고, 일반 노동자 임금 상승분만큼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 제도의 본채 취지인 저임금 해소와 노동자 생활안정 달성은 난망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산식 '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상승률-취업자증가율'에서 취업자증가율을 빼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는 노동자 개인이 1인당 몇 시간 일했는지와 상관없이 국민경제 생산성 증가에 노동자 1인이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계산하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최저임금이 시간당 임금으로 결정되는 것과 괴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취업시간에 대한 고려 없이 모든 취업자를 동등하게 계산하는 것은 지금처럼 초단시간 노동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과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임금노동자 증가율이 임금노동자 총취업시간 증가율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5년간의 격차 평균은 2.06%p였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안이 노동부에 제출된 다음 날인 오는 8일 이의제기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의제기서에서 민주노총은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수준 결정은 최저임금 결정기준 네 가지 중 노동생산성만을 고려한 결정으로서 이는 노동계가 주장하고 국민들이 동의하는 생계비를 배제한 결정"이라며 "노동자의 생계비가 반영된 최저임금 수준으로 재심의 돼야 한다는 민주노총의 정당한 이의 제기에 노동부는 법에 따른 절차를 밟고 그에 따른 재심의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현재로선 민주노총의 최저임금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그간 노사 양측이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 제기를 요청한 적은 많았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의 제기를 신청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가까스로 재심의가 열린다고 해도 최임위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재의결이 가능하다. 이는 재적위원 27명 중 14명 이상이 출석해 10명 이상의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는 것인데, 공익위원ㆍ근로자위원ㆍ사용자위원 모두의 이해관계가 달라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의 제기가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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