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총파업대회에 앞서 집회 참석자들과 경찰들이 집회 장소 경계선을 조정하며 충돌하고 있다. (정현철 기자 jhc0722@)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정부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며 오는 7월 총파업에서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금속노조는 31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노동개악ㆍ노조파괴 분쇄! 윤석열 정권 퇴진!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경찰청 앞에서 열린 수도권대회에는 금속노조 수도권지부 조합원과 기업지부 수도권 소재 위원회 조합원 약 5000명이 참석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총파업에서 노동개악 저지, 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을 내걸었다. 금속노조는 "이번 금속노조 총파업은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속노조는 정부에 노동탄압 중단, 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 등이 담긴 대정부 요구안을 제출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금속노조는 정부를 규탄하며 총파업을 결의, 지난 26일엔 금속노조 전 사업장노조에 '주ㆍ야 각 4시간 이상 파업' 총파업 지침을 내렸다.
 
윤 위원장은 "오늘 아침 광양 포스코에서 폭력 경찰이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를 곤봉으로 진압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김준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사무처장이 전남 광양에 위치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다 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맞아 부상을 당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일었다.
 
윤 위원장은 "정권이 경찰을 앞세워 집회시위를 제한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30일 윤희근 경찰청장은 "불법집회를 강행할 경우 해산 조치하겠다"며 캡사이신 최루액 사용 등 노조 불법집회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윤 위원장은 "정권의 폭정에 맞서 노동탄압, 노동개악을 분쇄하는 5.31 총파업을 단행하고 7월 총파업으로 진군한다"고 선언했다.

설정석 LG전자지회 지회장은 "노동조합이 유일한 수단이고 집회, 시위의 자유는 헌법상 권리"라며 "이를 불법이라고 규정하는 대통령은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수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경찰청장이 5시 이후 집회, 노숙 농성, 야간 문화재 모두 안 된다지만 법적 근거는 없다"며 "헌재 판결마저 뒤집은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 헌법재판소는 야간 집회ㆍ시위에 대해 "집시법 제10조가 과도하게 집회를 제한한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또한 2014년에는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 처벌은 위헌"이라고 한정 위헌 결정을 내렸다.
 
홍진성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지부장은 "고용부 안양지청이 행정지도를 빌미로 사업장에 무단 침입했다"며 "정권의 노동탄압이 도를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용부 안양지청은 기아차지부에 파업을 자제하라는 행정지도 공문을 보냈다. 당시 고용부는 공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지부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금속노조의 거부로 면담은 무산됐다. 금속노조는 "사전에 파업이 불법이라며 행정지도를 내린 것은 처음"이라며 반발했다.

금속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금속노조를 강화한다"며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이르게 한 책임자 처벌 투쟁을 전개한다"고 말했다. 이어 "7월 총파업 투쟁으로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에 앞선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총파업 대회 이후 광화문을 지나 숭례문 방향으로 행진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진행하는 집회에 합류했다.

한편, 이날 금속노조는 약 5만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나서, 전국 각지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정현철 기자 jhc0722@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