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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5-06-05 19:04:49

    수정 : 2025-06-09 09:02:49

노동계 “태안화력 사망사고, 다단계 하청과 안전시스템 공백이 원인”

2025-06-05 19:04:49



고용부 “특별감독에 준하는 감독 실시…법 위반엔 엄중 조치”
[2025년 7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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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안화력 고(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원회)는 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충현 사망사고 1차 조사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박정현 기자 axs@)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기계에 끼여 숨진 고(故) 김충현 씨의 사망사고를 두고 노동계가 "다단계 하청구조와 안전시스템의 공백이 만든 사고"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태안화력 고(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는 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충현 사망사고 1차 조사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김 씨는 한국서부발전, 한전KPS, 한국파워O&M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2차 하청업체인 한국파워O&M 소속 근로자였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2일 김 씨는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혼자 cvp밴트 밸브 핸들을 선반으로 가져가 절삭해 가공하는 일을 하다 숨졌다. 대책위는 선반 가동 직후 선반의 회전하는 공작물에 김 씨의 왼손부터 빨려들어가 숨진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조적 원인 주목…다단계 하청, 안전 시스템 부재"
     
    대책위는 사고 원인을 ▲직접적 원인 ▲관리적 원인 ▲구조적 원인으로 나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구조적 원인인 '다단계 하청구조'와 '안전 시스템 공백'이 사고를 발생시킨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직접적 원인으로는 절삭 가공 과정에서 사용된 선반이 적절한 장비가 아니었고 선반에 안전장치가 없었다는 점을 지목했다.
     
    최진일 대책위 상황실장은 "김 씨가 절삭하려던 cvp밴트 밸브 핸들은 양쪽이 둥그런 직사각형의 모양이었다. 이는 밸브 핸들을 꽉 조이기 위해서는 단동척이 적절했지만 현장에는 단동척이 없었고, 일반적인 연동척만 있었다"며 "연동척이 단단히 물려 있지 않아 회전 반경이 커져 소매부터 빨려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사용된 선반에 방호울이나 방호덮개와 같은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 상황실장은 "안전보건공단은 선반을 취급하는 작업을 사망사고 10대 작업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법적인 방호장치를 갖춰 놨다 하더라도 여전히 사망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관리적 원인으로는 김 씨가 속한 하청업체가 일상적으로 작업 절차를 무시해 온 것을 꼽았다. 작업 전 감독자들의 지시에 따라 작업자들의 건강 상태나 작업의 위험 요소 등을 체크하는 TBM(Tool Box Meeting) 또한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상황실장은 "김 씨가 작업 전 작성한 TBM을 보여 주고 미리 복사한 문서에 날짜와 작업 내용을 추가로 기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씨가 작성한 TBM은 여러 명이 작성하는 일반적인 TBM과 달리 김 씨 혼자 위험을 파악하고 이후 하청업체와 한전KPS 관리자의 형식적인 결재가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책위는 다단계 하청구조가 이번 사망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다단계 하청으로 인해 위험이 원청에서 하청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최 상황실장은 "고(故) 김용균 씨 사망 사건 이후 강화된 안전시스템이 원하청 구조 안에서 더 취약한 집단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었다"며 "김용균 특별조사위원회의 우려대로 2차 하청의 가장 주변화된 노동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전 김용균 특별조사위원회 간사)는 "서부발전은 발주만 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 자신들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 발주자라며 이번 사고의 책임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하지만 기계공작실은 건설공사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설공사 발주자가 아닌 도급인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 서부발전의 지배관리 책임에 대해서도 따져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책위와 유족은 ▲발전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화 ▲현장 인력 확충 및 안전 대책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정당한 배ㆍ보상 등을 요구했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중대재해 발생 즉시 작업 중지 명령 ▲사고 목격자들이 속한 다른 업체에 대해 심리회복 기간 동안 작업 중지 권고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중대재해 수사 착수에 들어갔다.
     
    고용부는 향후 태안발전소에 대해 특별감독에 준하는 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태안발전소의 안전 및 보건 관리 실태 전반에 대해 감독을 실시하고 법 위반 사실에 대해서는 사법 조치 및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또한 원청인 한전KPS에는 안전보건진단 명령을 내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안전보건 개선계획을 수립 및 시행하도록 명령할 계획이다. 이어 사고를 목격한 근로자의 트라우마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근로자 건강센터 등을 연계한다.
     
    고용부는 관계부처 합동 감식 등을 통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해자에 대한 작업지시와 방호장치 설치 여부 등에 대해 면밀히 수사하고 법을 위반한 사실이 있다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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