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5번 출구 앞에서 '온전한 노조법 2ㆍ3조 즉각 개정! 윤석열 정권 반노동 정책 폐기! 노정 교섭 쟁취! 2025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을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새 정부에 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입법)과 노정 교섭 등을 요구하며 16일 하루 총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오후 3시부터 결집해 서울을 포함한 전국 11곳에서 총파업 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5번 출구 앞에서 '온전한 노조법 2ㆍ3조 즉각 개정! 윤석열 정권 반노동 정책 폐기! 노ㆍ정 교섭 쟁취! 2025 민주노총(지역별) 총파업 대회'을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에 이어 오는 19일에도 총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에서 ▲노란봉투법 입법 ▲노정 교섭 재개 ▲윤석열 정권 반(反)노동 정책(노조 회계공시, 근로시간면제 근로감독 등) 폐기 등을 주요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민주노총 가맹조직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은 오후 1시 서울고용노동부 앞에서, 민주일반연맹은 오후 1시 30분 국회의사당역 앞 본무대에서 사전 대회를 열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 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디코닥지부는 서울 구로구 넷마블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했고, 배달플랫폼노동조합 배달 라이더들은 오후 1시 대통령실 앞에서 모여 국회의사당역까지 오토바이로 행진했다.

이날 수도권 외에도 대전, 광주, 부산을 비롯한 전국 각지 11곳에서 동시다발로 총파업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파업 규모는 주최 측 추산 수도권 1만 명, 전국 8만 명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의 민주노총 총파업은 지난 문재인 정권 때 '정권은 바뀌었지만 우리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는 평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이라며 "우리의 요구는 명확하다. 노란봉투법 입법을 통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교섭할 수 있는 세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플랫폼 노동자가 노조 할 수 있는 세상, 노동자라면 누구나 손해배상 가압류로 노동 3권이 훼손되지 않는 세상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 지난 3년 동안 노조 회계공시로 노조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내몰고, 근로시간면제 근로감독으로 노조 활동을 위축시켰다"며 "윤석열 정권을 진짜 끝내기 위해서는 윤석열 정권이 만들었던 반노동 정책을 없애야 한다. 노정 교섭을 통해 윤석열 정권으로 잃어버린 3년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은 "새 정부는 외투 기업과 사모펀드가 망치고 있는 기업 생태계에 칼을 들어야 한다. 한국옵티칼, 한국지엠, 홈플러스 등 노동자 고통에 정부가 나설 때"라며 "새 정부가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고공에는 노동자가 있다. 더 늦기 전에 새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문화체육관광부지부장은 "2018년 용역에서 공무직으로 전환됐지만 우리의 차별과 저임금은 바뀌지 않았다. 공무직 노동자는 국가가 말하는 최저임금 노예일 뿐이다"라며 "새 정부가 노동 존중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노정 교섭을 마련해 노동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노란봉투법을 통과해야 한다. 또한 불평등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옥 서비스연맹 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 코디코닥지부장은 "코웨이는 코디 코닥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억압의 핵심에는 노란봉투법이 있다"며 "지금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노란봉투법 입법이 필수적이다. 노란봉투법은 노동 존중 사회의 첫 걸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총파업은 그 목적이 정치적인 만큼 '정치파업'으로 분류돼 쟁의권을 확보한 사업장 위주로 진행됐다. 현재 민주노총에서 쟁의권을 확보한 사업장은 금속노조, 서비스연맹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등 일부다. 금속노조는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산별중앙교섭을 실시했지만, 지난달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1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투표인원 대비 찬성 89.63%로 파업이 가결돼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었다.

금속노조는 전 사업장에 '주ㆍ야 각 2시간 이상, 총 4시간 이상 파업'을 지침으로 전달했다. 금속노조 산하의 주요 사업장 중 파업에 참여하는 곳은 한국지엠지부, 현대중공업지부 등이다. 그 외에도 현대 자동차의 부품 계열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가 파업에 참여했다. 총파업에 참여하는 금속노조의 규모는 주최 측 추산 전국적으로 7만 명이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은 쟁의권을 확보한 코웨이 코디코닥지부와 비교적 출퇴근이 자유로운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이 파업에 참여했다.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하루 동안 배달 앱을 끄는 방식으로 파업에 동참했다. 파업에 참여한 서비스연맹의 규모는 코웨이 코닥지부 5000명, 배달플랫폼 노동조합 5000명이다.
 
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은 확대간부를 중심으로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에 참여한 공무원노조는 1000여 명 규모다.

민주노총은 이후 오는 19일에도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 당시 내란 투쟁으로 함께했던 시민들이 다시 모여 사회 대개혁을 외치고 새 정부에게 요구안을 강조하기 위해 오는 19일에도 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영계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4일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파업의 목적이 될 수 없는 정치적 요구를 앞세운 불법 정치파업"이라며 "모든 경제 주체가 힘을 모아야 할 상황에서 불법 정치파업은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다.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위기 극복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