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을 비롯한 업종별 단체가 30일 서울 마포구 경총 회관에서 열린 '노동조합법 개정 중지 촉구 업종별 단체 기자회견'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총)

노란봉투법 입법(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안)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되자 경영계가 즉각 반발에 나섰다. 경영계는 하청노조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영계는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 회관 8층 회의실에서 '노동조합법 개정 중지 촉구 업종별 단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에 참여한 업종별 단체는 경총을 비롯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대한건설협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한국기계산업진흥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화학산업협회,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등 총 13곳이다.
 
앞서 지난 28일 노란봉투법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본회의만을 앞두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8월 4일 전에 노란봉투법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 입법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중 퇴장했다.
 
환노위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경우 사용자로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쟁의행위로 인해 사업장에 손해가 발생할 경우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배상 의무자와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해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했다.
 
경영계는 이 같은 내용의 노란봉투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경우 산업 현장이 혼란에 빠지고 손해배상 책임 제한으로 인해 '파업 만능주의'가 만연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영계는 공동성명을 통해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산업 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것이다. 또한 노동쟁의 개념이 확대되고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됨에 따라 산업현장에 파업 만능주의가 만연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국회는 노란봉투법 심의를 중지해야 한다. 노란봉투법이 산업 현장에 가져올 혼란에 대해 다시 숙고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국내 제조업이 업종별로 다단계 협업 체계로 구성돼 있는 상황이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원청 기업들을 상대로 끊임없는 쟁의행위가 발생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추상적이고 모호한 사용자 지위 기준은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또한 노동쟁의 개념 확대와 손해배상 책임 제한은 산업 현장에 '파업 만능주의'가 도래할 것"이라며 "개정안에 따르면 노조가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사실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어 산업 현장은 1년 내내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