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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5-08-14 15:22:48

    수정 : 2025-08-14 15:47:40

민주노총 “노란봉투법이 파업 조장? 오히려 파업 줄어든다”

2025-08-14 15:22:48



양경수 위원장 “정부, 공공부문서 원하청 교섭 모범사례 만들어야”
[2025년 9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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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노조법 2ㆍ3조 즉각 개정! 민주노총 위원장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안)이 '파업 조장법'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했다. 민주노총은 "노란봉투법이 시행돼 원하청 교섭이 시작되면 오히려 파업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1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노조법 2ㆍ3조 즉각 개정! 민주노총 위원장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를 앞두고 노란봉투법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이 참여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개념에 '실질적 지배력'을 추가해 원청과 하청 근로자 간 교섭이 가능하게 하고,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대해 책임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노란봉투법은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노총은 노란봉투법이 오는 23일 통과해 내년 2월부터 법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노총은 8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21일 개최돼 방송3법 개정을 마무리 짓고 22일 노란봉투법이 상정될 것으로 봤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고려해도 23일엔 표결이 마무리될 거란 전망이다.

    경영계는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를 적극 표명하고 있다. 경영계는 사용자 범위 확대로 기업 경쟁력이 저하되고, 노동쟁의의 개념이 확대돼 '파업 만능주의'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경영계 우려에 대해 "노란봉투법은 성실하게 교섭하라는 내용에 불과하다"며 선을 그었다. 양 위원장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왔던 다단계 하청 구조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근로자성 등으로 인해 많은 갈등과 대립이 발생했다"며 "노란봉투법은 이러한 극단적 갈등과 대립을 완화시킬 수 있는 법이다. 사용자들이 노란봉투법을 피해 갈 방법을 연구하기보다는 교섭에 응하고 원만한 해법을 찾아가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국회 통과를 앞둔 노란봉투법은 기존에 노동계에서 준비했던 개정안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다만 헌법적 측면에서 단체교섭권은 노동3권 중에서도 핵심적인 권리라는 판결이 있다. 노조법 2조 개정은 헌법 정신의 발현이고, 헌법 정신 실현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원장은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는 조항은 쟁의행위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의 결정이나 단체교섭 위반 사항이 단체교섭의 의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그동안 이러한 사항들이 단체교섭 의제가 될 수 없어 노조를 극한 투쟁으로 내몰았던 측면이 있다. 오히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불법 파업으로 인한 대립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노란봉투법은 국회 내에서 최소 3년간 논의된 법이다. 시행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다시 논의할 수는 있겠지만, 일부 정치권이나 경영계가 표현하는 우려는 노란봉투법 통과를 늦추기 위한 변명거리"라며 "법안 개정 이후 민주노총 내부적으로 TF를 꾸려 노란봉투법이 취지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간담회에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양 위원장은 원청의 정규직노조와 하청 노조 간의 노노 갈등이 생길 것이란 우려에 대해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에 있을 때 노측 교섭단을 원하청이 같이 꾸렸고 교섭 대표는 정규직이었다"며 "교섭 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수용성이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노조 활동이 오래 진행되면서 수용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우려는 불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청을 수백 개씩 둔 원청이 하청 노조와 교섭하느라 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냐는 질문도 나왔다.

    양 위원장은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으로서 교섭하던 당시 하청업체가 60개였다. 교섭위원을 원하청 노동자 12명으로 구성해 하청업체와 교섭을 진행했고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교섭 초기에는 사측으로부터 경영 현황을 설명 듣는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공장에 따라, 성별에 따라 시급이 다르게 책정됐음을 확인했다. 경영 현황을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서 갈등과 분쟁이 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미리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답변했다.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묻자 양 위원장은 "정부가 먼저 원청과 하청 노조의 교섭이 모범적으로 이루어지는 선례를 남겼으면 한다"며 "공공 부문부터 정부가 모범 사용자로서 민간 위탁, 파견, 하청, 도급 등 다양한 형태로 고용된 노동자와 교섭해야 한다. 매뉴얼을 만드는 것보다 확실하고 정확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정 원장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의 아쉬운 점에 대해 "근로자 추정 규정이 빠진 것이 가장 아쉽다"며 "내가 노동자임을 노동자가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근로자 추정 규정이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에게 근로자성 분쟁이 발생한 경우 일단 이들을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이 시행되면 사용자가 근로자성을 부정할 경우 그 입증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 현재는 입증 책임이 근로자에게 있다.

    정 원장은 "또한 실질적 지배력에 대한 부분도 모호한 부분이 남아 있어 원청이 교섭을 거부할 경우 투쟁을 하거나 법적 쟁송을 벌여야 한다"며 "평화적으로 대화로 해결하자는 취지가 담긴 법인데 분쟁의 소지가 남아 있는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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