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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5-09-02 14:30:00
수정 : 2025-09-02 14:35:42

노란봉투법, 노동인권 후진국을 벗어나는 출발점이다

2025-09-02 14:30:00

노란봉투법, 노동인권 후진국을 벗어나는 출발점이다

[2025년 9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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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률] 김선수 사법연수원 석좌교수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이 2025. 7. 28.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되고, 8. 1.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된 후, 8. 24. 본회의에서 의결됐다(이하 본회의에서 의결된 안을 '개정안'이라 한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파업(2009. 5. 22부터 77일간)을 이유로 회사와 국가가 노조와 조합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1심 법원이 47억 원을 인용하는 판결을 하자(2013. 11. 29.), 2014년 시민들이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월급봉투와 같은 색인 노란 봉투에 4만7000원을 넣어 보내는 '노란 봉투 캠페인'을 시작했고, 2015. 1.부터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 입법 청원 운동을 전개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21. 4. 20. 국제노동기구(ILO) 제87·98호 협약을 비준했고, 노동·법률·시민·종교단체 등은 2022. 9. 14. '원청 책임·손해배상 금지(노란봉투법)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약칭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이하 '운동본부')'를 출범해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이하 '운동본부 개정안')을 제시하고 입법을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 때 두 차례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재의 결과 부결됐다. 이재명 정부에서 노란봉투법 입법청원이 시작된 때로부터 10년 만에 노란봉투법의 입법이 이루어졌다. 역사는 느리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노동조합법 제2조 개정안은 사용자, 노동조합, 노동쟁의의 각 정의 조항을 개정하는 내용이고, 제3조 개정안은 쟁의행위 등을 이유로 한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노란봉투법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 특히 단체행동권의 행사를 현실적이고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입법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쟁의행위가 불법으로 몰린 주된 이유는 첫째, 단체교섭의 상대방인 사용자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인정해 쟁의행위 주체의 정당성을 부정했고, 둘째, 쟁의행위 목적의 정당성을 지나치게 좁게 인정해 정리해고 반대 등을 요구하는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부정했기 때문이다. 단체행동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결정 권한을 가진 자를 상대방으로 단체교섭하고, 필요하면 쟁의행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쟁의행위 목적이 노동조합이나 조합원들의 경제적·사회적·직업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그 정당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 또한 쟁의행위 과정에 일부 위법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그로 인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때 헌법상 기본권의 행사를 침해하거나 위축시키지 않도록 일정한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 노란봉투법은 바로 이러한 요청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