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1-02-01 15:21:22 수정 : 2021-02-03 14:05:16

영업양도와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최근 판례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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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호 vol.357]

[월간노동법률] 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들어가며

현행 노동관계법은 기업의 합병, 양도 등 기업변동에 따른 근로관계의 문제에 대해 명문화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즉 근로관계가 승계되는지에 관한 내용이나, 승계 이후의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상법에는 영업양도에 관해 총칙에서 영업양도의 원칙에 대해 규정하고 있고(제41조~제45조), 회사 편의 주식회사 및 유한회사 부분에서도 영업양도에 대해 일부 규정하고 있다(제374조 제1항 제1호, 제530조의10, 제576조 제1항). 그러나 이 규정들은 영업양도 후의 법률관계에 관한 규정이거나, 출자자의 이익 보호를 위한 규정으로 근로관계와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 결국 영업양도의 개념과 판단 기준, 영업양도 후 근로관계의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해석론이나 대법원 판례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최근 대법원에서 영업양도 후 근로관계에 관한 문제를 다룬 두 건의 판결이 선고됐다. 이를 계기로 영업양도와 근로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최신 판결의 의미를 소개하고자 한다.


2. 영업양도에 관한 판례 법리

판례는 영업양도에 대해 상법이 적용되는 경우와 노동법이 적용되는 경우를 구별해 접근하는 듯한 방법을 취하고 있다. 상법이 문제가 된 경우에는 "상법 제42조 제1항의 영업이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해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말하고, 여기서 말하는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이란 영업을 구성하는 유형, 무형의 재산과 경제적 가치를 갖는 사실관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수익의 원천으로 기능한다는 것과 이와 같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이 마치 하나의 재화와 같이 거래의 객체가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대법원 2005.7.22. 선고 2005다602 판결 등)이라고 하고 있다. 즉 영업양도를 본질적으로 기능적 재산(영업재산)을 이전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편, 노동법상 고용승계가 문제된 경우에 판례는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해 조직화된 일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뤄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고용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영업의 양도가 이뤄졌는가의 여부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돼 있는가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돼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 것이므로, 예컨대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 그 조직을 해체해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는 되지 않는 반면에 그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돼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것"이라고 했다.

이와 같이 영업양도가 이뤄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양도인의 근로관계가 양수인에게 포괄승계되는 것으로 해석되나, 경우에 따라 근로자가 반대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양수기업에 승계되는 대신 양도기업에 잔류하거나 양도기업과 양수기업 모두에서 퇴직할 수도 있다(민법 제657조 제1항, 대법원 2012.5.10. 선고 2011다45217 판결 등 참조). 

또한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고용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고용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30조(현 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다"(대법원 2002.3.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대법원 2001.7.27. 선고 99두2680 판결 등)고 했다.


3.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근로자와 근로관계 승계의 문제

가. 종래 대법원 판결
근로자가 노동위원회 또는 법원에서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기간 사이에 기업변동이 이뤄진 경우 해당 근로자의 근로관계가 양수인에게 승계되는지 문제된다. 이에 대해 기존 대법원 판결은 실제 계약체결일을 기준으로 그 근로관계의 승계 여부를 결정하려는 경향을 보여 왔다.

사업의 전부양도에 대해서는 (i)"사업양도에 의해 승계되는 근로관계는 계약체결일 현재 실제로 그 영업부문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만을 의미하고 계약체결일 이전에 해당 영업부문에서 근무하다가 해고된 근로자로서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근로자와의 근로관계까지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함과 동시에, (ii)다만 사업양도계약 체결 이전에 이미 근로자가 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확정판결을 받았다면 그 근로관계는 양수회사에 승계된다고 봤다.

사업의 일부양도의 경우에도 판례는 그 물적 시설과 함께 그 사업부문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권리의무도 함께 포괄승계받기로 약정한 경우 이 때 승계되는 근로관계는 계약체결일 현재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만을 의미하고 계약체결일 이전에 근무하다가 해고된 근로자로서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근로자와의 근로관계까지 승계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요컨대,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근로자와의 근로관계 승계는 원칙적으로 부정하되, 다만 이후 부당해고라는 취지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당해 근로자의 근로관계는 양도인과 유지된다고 봤다.

나. 최근 대법원 판결
최근 대법원은 영업 전부의 양도 이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의 근로관계는 양수인이 원칙적으로 승계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0.11.5. 선고 2018두54705 판결). 위 판결은 종전 대법원 판결과는 일부 다른 판시를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사건 병원의 영업 전부가 1차로 甲에게 양도되고(1차 영업양도), 2차로 원고에게 양도됐는데(2차 영업양도), 甲는 1차 영업양도 시 병원 근로자 A, B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했고, 1차 영업양수 이후 근로자 C을 해고했다. 2차 영업양도를 받은 원고는 2차 영업양수 시 근로자 A, B, C를 승계 대상에서 제외했기에 이들에 대한 부당해고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상판결은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기존 대법원 판결을 재확인했다. 나아가 "근로자가 영업양도일 이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경우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고, 해고 이후 영업 전부의 양도가 이뤄진 경우라면 해고된 근로자로서는 양도인과의 사이에서 원직 복직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므로, 영업양도 계약에 따라 영업의 전부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받는 양수인으로서는 양도인으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원칙적으로 승계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영업 전부의 양도가 이뤄진 경우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또 다른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고, 영업양도 그 자체만으로 정당한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甲은 원고에게 병원 영업을 전부 양도한 이후 폐업했기 때문에 甲을 상대로 부당해고를 다투던 이 사건 근로자들이 부당해고임을 인정받았음에도 구제실익을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경우에 양수인인 원고가 영업양도 당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서만 고용승계를 인정한다면 영업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 근로자 승계 배제특약 없이 영업양도인이 영업양도 직전에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경우 영업양도 방식을 통한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하고, 해고사유를 제한하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를 잠탈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돼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대법원은 甲으로부터 영업을 양수한 원고는 A, B, C의 근로관계를 원칙적으로 승계하는 것이므로 영업양도를 이유로 A, B, C의 고용승계 요구를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다.

이 사건은 영업양도 계약에 따라 영업의 전부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받는 양수인으로서는 양도인으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원칙적으로 승계한다고 함으로써 영업양도 시 해고를 다투고 있는 자의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법리를 구체화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실무상으로는 양수인의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의 소송참가여부와 해고무효확인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의 당사자 범위에 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4. 영업양도에 수반된 근로계약인수의 효과로써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을 승계취득한다는 대법원 판결

최근 대법원은 양수기업이 양도기업의 근로계약을 함께 인수했다면 양수기업이 양도기업의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 또는 근로계약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을 승계취득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0.12.10. 선고 2020다245958 판결). 

원고 회사는 甲 회사로부터 일부 사업부문을 영업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동 계약에는 양수도 대상 자산, 부채, 계약, 승계 대상 근로자에 관한 사항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근로계약에 관해서는 甲 회사는 피고 A를 포함한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모든 권리의무를 원고 회사에게 이전하고, 원고 회사는 이를 승계한다고 정하고 있었다. A는 영업양도 전 甲 회사에서 재직할 당시 고객이 송금한 돈을 개인 계좌로 입금받아 유용했는데, 이 때 양수기업인 원고 회사가 양도기업인 甲 회사로부터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을 승계취득 하는지가 문제됐다.

원심판결은 A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영업양도 대상인 개별 채권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양수기업인 원고 회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승계를 계약인수의 법리에 따라 판단했다. 계약당사자로서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는 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채권-채무의 이전 외에 계약관계로부터 생기는 포괄적 권리의무의 양도를 포함하는 것이고, 이러한 계약인수는 양도인과 양수인 및 잔류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삼면계약으로 이뤄지는 것이 통상적이며 관계당사자 3인 중 2인의 합의가 선행된 경우에는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동의 내지 승낙해야 그 효력이 생긴다는 법리를 인용했다(민법 제454조, 대법원 2012.5.24. 선고 2009다88303 판결 등 참조). 이어서 이 사건 영업양도에 수반된 근로계약의 인수대상에 A와의 근로계약이 포함됐고, A 역시 근로계약의 인수를 승낙했으므로 인수인인 원고에게 사용자지위가 이전될 뿐만 아니라 그 계약관계를 기초로 해 이미 발생한 손해배상채권도 원고에게 이전됐다고 판단했다. 

요컨대 영업양도에 근로계약 인수가 수반된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 A 역시 근로계약의 인수를 승낙했으므로 개별 채권 양도에서 요구하는 대항요건과 관계없이 피고 A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양수인인 원고 회사에 이전된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기존 영업양도와 근로관계 승계 법리에 더해 계약인수 법리를 구체적으로 적용해 판단했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5. 마치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운영상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하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 또는 합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업변동으로 변화하는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을 인수했으나 예상치 못한 노무관리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기업변동은 근로관계의 승계 여부 외에도 경영상 해고의 가부, 기존 근로조건의 유지-변동 및 단체협약의 승계 등 다양한 쟁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히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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