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1-04-07 09:15:55 수정 : 2021-04-07 09:17:19

[특별기고] [민주노총 임금요구안 해설]심화된 불평등ㆍ양극화 해소 위한 임금인상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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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호 vol.359]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3월 19일 민주노총 출입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간노동법률] 홍석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국장

한국의 불평등-양극화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이 달성한 경제성장의 과실은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았다"며 "산업화 초반에는 대부분의 국민이 큰 폭의 소득 증대를 경험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 경제성장의 포용성이 약화됐다. 지니계수로 측정한 세후소득불평등 기준으로 한국은 OECD 국가 중 일곱 번째로 소득불평등도가 높다. 이는 다른 대부분의 OECD 국가보다 임금 격차가 크고 소득 재분배는 제한적인 것에 기인한다"고 한국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인 불평등-양극화의 상황과 원인을 밝혔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전염병은 만인에게 평등하게 감염되지만, 전염병으로 인한 재난은 약자에게 집중된다"는 말이 또 한 번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1분위의 월평균 근로소득이 59만6,000원으로 13.2%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5분위는 721만4,000원으로 오히려 1.8% 증가한 것이다. 이는 2020년 8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도 명확히 나타난다. 상하위 각 10%의 월 평균임금과 시간당 평균임금의 격차가 2019년 8월 기준으로 3.59배와 5.39배였던 것이 2020년 8월에는 3.64배와 6.25배로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남녀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이 심각한 상황이다. 남성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놓았을 때 남성 비정규직은 63.0, 여성 정규직 75.2, 여성 비정규직 51.8로 여성 비정규직에 집중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불평등과 양극화, 거기에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저소득, 저임금 계층 및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역시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성장불균형 평가'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불평등-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양극화-불평등 구조가 단기적으로는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의 이중구조 심화, 성장 기회의 불평등으로 인해 경제안정기반을 자체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불평등-양극화 구조를 해소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질적 발전과 도약에 우선 과제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양극화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소득증대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 임금을 대폭 인상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전세계적인 재난상황에서 개별기업의 지급여력 혹은 상황에 따라 고용과 소득이 보장되는 방식이 아닌, 사회(국가)가 고용과 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하다. 

민주노총은 이에 따라 지난 3월 18일 제6차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①악화되고 있는 임금 및 소득격차, 불평등 구조 해소, ②저임금노동자 비중 일소, ③노동소득분배구조 개선, ④코로나19 재난시기 일하는 모든 이들의 생계 보장 쟁취를 목표로 "불평등-양극화 해소 / 모든 이들의 생계보장을 위한 2021년 임금요구안"을 확정했다. 


민주노총의 임금요구(안)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저임금노동자 생활임금 확보를 위한 정액요구안으로 월 27만8,800원 이상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보고서의 전 사업 1인 이상 2020년 3/4분기 월평균임금인 357만3,883원을 기준으로 2020년 11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경제성장률(3.0%)과 물가인상률(1.0%) 전망치, 민주노총이 계산한 노동소득분배 개선치(1.2%)와 저임금노동자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인상 요구분(2.6%)을 반영한 것이다. 저임금노동자의 생활임금 확보 및 연대임금 정책에 따른 하한 요구안으로, 정액인상안을 기본으로 정률 및 +α를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해 요구할 수 있다.

② 차별과 격차 해소를 위한 요구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지급을 요구했다. 앞서 밝힌 것처럼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놓았을 때 비정규직의 임금은 62.8%에 불과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과 격차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불평등-양극화 구조의 개선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업종(혹은 사업장)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직접, 간접, 도급, 파견 등) 노동자의 임금을 업종(혹은 사업장)에 종사하는 정규직 노동자와 동일하게 보장해야 한다. 또한 위탁 및 도급 계약 시 하도급계약에 이 조항을 포함시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저임금을 이유로 한 도급(위탁), 간접고용을 규제해야 한다.

③ 사회임금제도 강화, 노동시간-임금-산업구조 개편을 위해 노정교섭을 요구했다. 코로나19로 한국사회 전반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코로나19 이전의 사회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설계돼야 한다. 그 핵심은 재난으로 확인된 부족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재벌과 금융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공공성에 기반한 산업구조로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서 민주노총은 재원확보 방안 및 취약계층의 고용과 소득 보장을 위한 사회임금제도 강화, 노동시간의 획기적 단축과 이를 통한 일자리 확충, 보편증세 및 재정지출 확대 등이 필요하며 이를 실현하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정부와의 교섭을 요구한다. 

④ 공동근로복지기금 조성을 통한 지역-업종 차원의 노동복지 및 교섭체계 구축. 연대임금의 일환으로 지역-업종별 공동근로복지기금을 조성해 원-하청, 대기업-중소기업 노동자 공동의 이익 증진 도모, 기업별 복지제도를 넘어서 지역 또는 업종 차원의 복지제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생산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을 모든 노동자가 함께 공유하고 노동자 복지를 통해 대기업-중소기업, 원-하청 관계에 따른 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

⑤ 노동자 가구 생계비를 기준으로 한 최저임금 인상. 지난 2년간 2.87%, 1.5%로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인상으로 점철됐다. 최저임금이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계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022년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불가피하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은 노동자 가구 생계비를 기준으로 인상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추후 양대노총 협의 및 노동-시민사회단체가 함께 구성한 최저임금연대회의와의 논의 등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이러한 임금인상 요구 외에도 임금제도 개선을 위해 민주노총은 가구생계비 반영, 산입범위 정상화, 공익위원 선출방식 변경, 장애인 등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 등을 포함한 최저임금법 개정과 초단시간노동자에게도 주휴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기법 개정을 요구했다. 

또한 코로나19로 피해를 받고 있는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와 영세기업 지원을 위해 일자리안정자금의 지원대상 및 규모 확대, 소상공인의 피해에 비례해 임대료를 감면하도록 하는 보호제도, 금융비용 절감 등을 위한 공적채무조정기구 설립을 확정했으며, 최저임금에 대비해 공공기관을 비롯한 기업의 최고연봉을 적용하는 최고임금제도 도입,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명문화, 성별 임금격차 해소, 포괄임금제 금지를 요구하고 쟁취하기로 결정했다. 

노동자의 임금인상을 두고 여전히 경영계 등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임금인상 자제, 혹은 삭감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내로남불이다. 3월 주주총회를 지나면서 재벌을 비롯한 대기업 임원 및 총수의 연봉은 대폭 인상됐다. 대표적으로 호텔신라의 경우 코로나19로 경영이 악화돼 직원들의 연봉을 삭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부진 사장의 임금은 전년대비 52.6% 증가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옵티머스 사태의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의 보수한도를 4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인상하는 등 경영계의 주장과 모습의 괴리가 너무나 크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많다,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 임금인상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저들의 모습은 모순적이다. 경영계는 자신들의 연봉을 셀프인상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임금을 대폭 인상시켜야 한다. 노동자의 소득증대가 불평등-양극화 해소를 위한 핵심 정책과제이자, 소득증대는 곧 소비진작이라는 게 경기부양에 핵심적인 정책방향임을 인정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다. 
홍석환  민주노총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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