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7-30 11:04:34 수정 : 2020-07-31 13:36:16

통상임금 판결의 새로운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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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호 vol.351]

[월간노동법률]=구자형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들어가며
 
2012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7년 이상 지났지만 최근까지도 새로운 통상임금 판결이 계속되고 있다. 한동안 사용자의 신의칙 항변은 거의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신의칙 항변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들이 다시 선고되고 있다. '전년도에 대한 임금 지급시기만 당해 연도로 미룬' 경우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최근 선고됐다.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이 쟁점이 된 사건들 일부는 여전히 대법원에 계속되고 있으나, 다른 한편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들이 계속 선고되고 있다. 아래에서는 최근 두드러진 쟁점별로 통상임금 판례의 동향을 살펴본다.
 

2. 신의칙 항변

대법원은 2019년 상반기 선고한 일련의 판결들을 통해, 사용자의 신의칙 항변을 인정했던 원심판결들을 잇따라 파기했다. 특히, 대법원은 통상임금 인정으로 인한 추가 법정수당 규모를 매우 제한적으로 산정하거나, 회사가 상당한 적자로 인해 공적 보조금을 지원 받는 사정을 오히려 신의칙 항변을 배척하는 이유로 제시하는 등 매우 엄격한 기준들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용자의 신의칙 항변은 거의 인용될 여지가 없어 보이기도 했다.
 
 
[2019년 주요 신의칙 관련 판결]
 
회사명 사건번호 주요판단 근거 결론
시영운수 [2심] 서울고등법원 2015. 4. 29. 선고 2014나2033671 판결 ○ 연간 당기순이익이 1억 원 미만인데 통상임금 인 정으로 인한 추가 법정수당은 약 7.8억 원에 이름.
○ 추가 법정수당은 버스준공영제 재원에서 지원되지 않을 것으로 보임
신의칙
긍정
[3심]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5다217287 판결 ○ 추가 법정수당이 피고 연간 매출액의 2~4%에 불과함.
○ 2009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 당기순이익 기록
○ 피고는 버스준공영제의 적용을 받고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파기환송
(신의칙
부정취지)
예산교통 [2심] 대전지방법원 2014. 3. 26. 선고 2013나5617 판결 ○ 피고는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고, 매년 거액의 국고보조금을 받아 회사를 유지하고 있음. 신의칙
긍정
[3심] 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4다27807 판결 ○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을 제외한 추가 퇴직금 규모가 특정되지 않았고, 피고의 현금성자산, 현금 흐름 주장-증명 없음.
○ 추가 퇴직금 청구액이 피고 매출액의 약 0.9%, 피고 자본금의 약 6.7%에 불과함.
○ 피고가 다년간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적자상태에 있었으나 이에 상당하는 보조금을 받아왔음.
파기환송(신의칙 부정취지)
한진중공업 서울고등법원 2016. 7. 22. 선고 2015나26148 판결 ○ 통상임금이 60% 증가.
○ 2010, 2011, 2013, 2014년 당기순이익 적자 기록.
○ 미지급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칙 위반(퇴직금 청구는 신의칙 위반 아님).
신의칙
긍정
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6다37167 판결 ○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근로자들의 소멸시효가 완성됐을 가능성 높음.
○ 추가 법정수당이 연 매출액의 0.025%, 연 인건비의 0.3%, 현금성자산의 1/160에 불과함.
파기환송
(신의칙
부정)


그러나 최근 일부 대법원 판결들이 다시 신의칙 항변을 인정하면서, 그 판단은 사안에 따라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법원은 아시아나항공, 한국지엠, 쌍용자동차의 신의칙 항변을 인정했으나, 두산중공업의 신의칙 항변은 배척했다. 다만, 위 판결들은 모두 원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한 상고기각 판결로서 대법원의 견해가 적극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고, 또한 판결문만으로는 신의칙 항변을 인정한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차이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대법원 2017다52712 사건(한국지엠 사건), 대법원 2016다7975 사건(현대중공업 사건) 등 신의칙이 쟁점이 된 사건들이 여전히 대법원에 계속돼 있으므로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20년 주요 신의칙 관련 판결]
 
회사명 사건번호 주요판단 근거 결론
아시아나항공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61415 판결 ○ 채권자단에 의한 공동관리 등 구조조정절차를 거쳤음에도 여전히 상당한 채무를 부담.
○ 설립 이후 한 차례도 누적 당기순이익이 플러스인 적이 없었고, 최근까지도 당기순손실 규모가 당기순이익 규모를 크게 앞지름.
○ 부채비율이 600~700%에 이름.
○ 2008년부터 이자보상배율이 60%에 불과
○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가 상여금 지급을 축소하는데 동의함.
상고기각
(신의칙 부정)
두산
중공업
대법원 2020. 6. 25.자 2020다220867 판결 ○ 2011, 2013, 2017 외에는 매년 큰 폭의 적자 기록.
○ 유동비율 지속적 하락, 부채비율 지속적 증가, 신용등급 계속 하락
○ 당해사건 및 관련사건의 추가 법정수당이 매출액의 1% 미만
○ 소를 제기하지 않은 근로자의 법정수당은 소멸시효가 완성됐을 가능성 높음.
상고기각
(신의칙 부정)
한국지엠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5다71917 판결 ○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의 700%에 이름.
○ 2008~2014 당기순이익 누계가 -8,000억 원에 이름.
○ 부채비율이 높고 유동비율이 낮음
○ 매년 경상연구개발비가 6,000억 원에 이르러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할 경우 연구개발 중단이나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음.
상고기각
(신의칙
긍정)
쌍용
자동차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7다7170 판결 ○ 추가 지급액이 매년 200억 원 남짓임.
○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큰 폭의 적자.
○ 2009년경에는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웠음.
상고기각
(신의칙
긍정)
 

3. 공기업 내부평가급 사건
 
최근 대법원은 고용정보원의 내부평가급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문제된 사안에서, 위 내부평가급은 '전년도에 대한 임금을 그 지급 시기만 당해 연도로 정한 것'이라고 판단해, 이와 달리 위 내부평가급을 당해연도의 통상임금이라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했다(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7다206670 판결).
 
위 대법원 판결에서 퇴사한 직원은 전년도 근무일수에 비례해 내부평가급을 지급받지만, 당해 연도에 입사한 근로자는 당해 연도에는 내부평가급을 지급받지 못한 점 등에서 내부평가급은 당해연도의 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는 전년도에 대한 임금을 지급 시기만 당해 연도로 정한 경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힌 판결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4.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조건의 효력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이 쟁점이 된 대법원 2019다204876 사건(세아베스틸 사건)이 2020. 3. 9.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이후 현재까지 대법원에 계속돼 있다. 다만, 위 사건에 관해 2020. 3. 19. 전원합의심리기일이 진행된 직후,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을 인정한 판결들이 잇따라 선고됐다.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7다4638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7다247602 판결 등이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을 인정했다.
 
한편, 지급대상 기간 중 일정일 이상 근무를 요구하는 조건에 대해서도 유효성을 인정하는 판결도 계속 선고되고 있다. 가령, 대법원 2020. 1. 22. 선고 2015다73067 전원합의체 판결은 당해 월에 5일 이상 근무해야 지급되는 근속수당은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019. 7. 25.자 2019다225606 판결은 13일 이상 근무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문제된 사안에서, 위 정기상여금은 고정성을 결여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5. 앞으로의 쟁점
 
신의칙 항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은 아직도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2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했고, 대법원은 위 판결 선고 이후 노사 합의에 대해 신의칙이 적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신의칙 항변이 문제되는 사건 자체가 점차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의 내부평가급이나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후속 판결을 통해 더욱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자형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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