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가 타다 드라이버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29일,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타다 드라이버로 근무했던 곽 모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낸 바 있다. 자신이 주식회사 쏘카, VCN  주식회사, 헤럴드에이치알 주식회사의 근로자라는 것.
 
하지만 초심인 서울지노위는 "타다 드라이버는 프리랜서"라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각하한 바 있다.

중노위는 이런 서울지노위의 각하 판정을 취소하고 부당해고를 인정했다(중앙2020부해170). 법률원에 따르면 중노위는 지난 5월 28일, "타다 드라이버들은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결론지었다.

사건을 담당한 강성회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는 "아직 판정문을 받아보지는 못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자를 사용자로 정한지는 알 수 없지만, VCNC를 사용자로 본 것은 확인됐다"고 말했다.

<노동법률>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특히 일부 회사의 경우 제척기간 도과 등의 이유로 이번 판정에서 사용자성 판단을 받지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고용노동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부당해고라고 판정한 구체적 이유와 내용은 판정서를 통해 한달 이내에 당사자에게 송부된다"고 설명했다. 
 
법률원측은 "(쏘카 등이) 타다 기사 업무내용을 결정했고 업무수행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다"며 "프리랜서 계약서에 작업시간이나 내용이 구체적이고, 각종 복무규정으로 작업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해 복장 규정을 따라야 했으며 복장을 위반하면 강제 배차가 취소되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인 도급이나 위임계약은 목적 사업과 필요사항만 정하는데, 타다는 작업시간과 내용, 복장, 작업수행 방식까지 정했다는 것.
 
그밖에 쏘카, VCNC 등이 타다 드라이버들에게 엄격한 출퇴근과 근태관리를 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법률원은 "(쏘카 등이) 엄격한 통제-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며 천재지변이 아닌 한 배차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고, 사전에 만든 근무규정에 따라 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승객의 요청이 없는 한 운행 중 음악을 마음대로 켤 수 없었고, 라디오는 미리 지정된 주파수만 틀어야 했고, 운행경로도 미리 지정된 네비게이션에 따라야 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판정은 최초로 플랫폼노동자인 타다 드라이버의 근로자성을 인정했고, 형식적으로 계약관계를 맺은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타다 드라이버를 지휘-감독한 타다 측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한 대형 법무법인 노동전문 변호사는 "이번 판정의 법리가 그대로 인정 될 경우 플랫폼 산업 전반에 큰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며 "행정소송은 물론이고, 플랫폼 업체가 총력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변호사도 "여러 회사를 공동 사용자로 인정했다면 매우 특이한 판결로 독일의 공동사용자성 법리가 엿보인다"며 "최근 근로자성을 확정해서 인정하는 노동위원회의 기조가 반영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