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2-08-05 12:56:47 수정 : 2022-08-08 16:36:30

[경제산업] 노동이슈가 통상 분쟁으로...“기업들 공급망 리스크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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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호 vol.376]
▲지난해 4월 20일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서 기탁식에서 이재갑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이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과 비준서를 들고 화상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내 노동조항 위반 상대국에 무역 제재를 가할 것을 시사하면서 노동이슈의 통상 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제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와 우리 기업들도 공급망 내 노동권 보호 관련 리스크를 점검하고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경영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는 전날 통상보고서 '노동이슈의 통상의제화 분석 및 시사점'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조항이 반영된 무역협정의 수가 증가하고, 협정에서 다뤄지는 노동권의 종류와 범위가 확대되는 등 노동이슈의 통상의제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중국 신장지역의 강제노동을 통한 생산품의 수입을 엄격히 금지하는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을 시행했고, EU는 올해 2월 공급망 내 인권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공급망실사 지침을 발표했다.
 
이어 최근 EU는 FTA 내 노동조항 위반 상대국에 대해 무역 제재를 가하는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미국은 9년 만에 열힌 한미 FTA 노동협의에서 우리나라의 노동규정 이행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자료=한국무역협회

이 같은 노동이슈의 통상의제화 강화 추세 속에 우리나라 역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발효 중인 18건의 FTA 중 노동조항을 포함한 FTA는 10건이다.
 
이 중 EU와는 실제 FTA 조항을 근거로 분쟁을 겪기도 했다. 지난 2018년 EU는 우리나라가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나라가 관련 FTA 조항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EU는 우리나라가 협정 발효 후 8년이 넘도록 ILO 기본협약 4개를 여전히 비준하지 않았고, 비준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 노동조합법 일부 조항이 협정문 조항과 부합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ILO 기본협약 중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장 협약(제87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협약(제98호)', '강제노동 협약(29호)', '강제노동 철폐 협약(105호)' 총 4개 기본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3개 기본협약을 비준하면서 현재 강제노동 철폐 협약(105호)만 비준하지 않은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EU의 문제 제기는 직접 제재가 아닌 권고적 성격의 의견 제시로 마무리됐지만, 우리나라에서 노동이슈가 통상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더불어 향후 EU가 기존 무역협정 개정을 통해 '무역과 지속가능한 발전' 관련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 상대국에 무역 제재를 부과할 계획을 발표해 이에 대한 모니터링도 요구된다.
 
결국 이러한 노동이슈의 통상의제화 강화 추세 속에서 국내 기업이 공급망을 점검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준석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미국의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 발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공급망 전 과정을 점검하고 이를 실사하기 위한 적절한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최근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 강제노동 철폐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대중 견제 노선을 천명한 바 있어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을 요구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향후 EU와 미국의 입법 동향과 무역협정 추진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도 제기했다.
 
황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노동이슈의 통상의제화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기업들도 노동 관련 리스크를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 검토하고 단기적 비용 증가가 아닌 장기적인 차원에서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
이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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