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9-14 12:50:52 수정 : 2020-09-14 14:29:49

[고등법원] 법원 "한국지엠 협력업체 근로자 사용은 불법파견...원청 근로자로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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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호 vol.353]



한국지엠의 사내협력업체 근로자 사용이 불법파견에 해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또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인천제1민사부(재판장 전지원)는 지난 9월 11일, 한국지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한국지엠을 상대로 청구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이 같이 판단하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 1심인 인천지방법원 민사 11부는 지난 2019년 8월, 한국지엠 창원공장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지엠에 사내협력업체가 담당할 공정이나 작업위치를 결정했고, 자동차 생산계획에 따라 생산량, 시간당 생산 대수, 작업 일정 등을 계획해 사실상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량, 작업순서, 작업속도, 작업시간 등을 결정했다"며 "사내협력업체는 작업에 어떤 근로자를 투입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불과했다"고 판단해 사실상 지엠이 사내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엠 자동차생산 공정은 컨베이어벨트를 기본으로 한 연속 공정으로 이뤄져 있어 선행 공정을 배제하고 후행 공정만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각 공정은 모두 한 대의 자동차생산 및 판매를 위한 일련의 작업과정 또는 부분 공정으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된 것"이라고 판단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2심 법원은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한다"고 판단해 한국지엠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이번 판단에서는 지엠 측이 근로자의 신의칙 위반 항변을 추가적으로 한 점이 눈에 띈다. 통상임금이 아닌 케이스에서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과 신의칙을 주장한 사례다.
 
지엠 측은 "원고 근로자들은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며 "(지엠은) 지방고용노동청 특별근로감독, 검찰 수사를 통해 사내협력업체들과의 관계가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 받아 적법 도급이라는 신뢰를 가지게 된 것"이라며 신의칙 위반을 주장했다. 또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게 되면 예측할 수 없는 재정적 부담이 생겨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된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미 2005년경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노조를 통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며 조사가 진행됐고, 대표이사와 사내협력업체 일부 대표자들도 파견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며 "이에 비춰볼 때 원고 근로자들이 피고 한국지엠에 신뢰를 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해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 지회는 지난 2005년 불법파견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바 있으며, 이후 소송에서 수차례 근로자 측의 승소로 돌아간 바 있다.
 
최근에는 서울고등법원 민사15부도 지난 6월 5일, 한국지엠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청구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이 같이 판단한 바 있다(관련기사). 

근로자 측의 승소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으로 보인다.


▼자료=한국지엠창원 비정규직 지회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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