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1-04-08 15:50:14

스타트업 사업 확장 시기에 고려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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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호 vol.359]

[월간노동법률]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 / 정치학박사

1. 성장 초기(early-growth) 단계로 나아가기
 
스타트업이 신생기업(start up) 단계에서 진일보해 성장 초기(early-growth) 단계로 진입했을 때 경영진은 '기초가 없다'는 것을 체감한다. 얼마 전 예상치 못하게 시장 영향력이 확대된 한 스타트업의 창업 임직원은 '겁이 난다'고 했다. 서너 명이 장난처럼 생각해낸 이름으로 기업 명칭을 삼았는데 언론사에서 '기업 명칭에 어떤 철학이 담겨있느냐'고 물었을 때 손발이 차가워지고 식은땀이 났다는 것이다.

성장 초기 단계를 지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expansion)하려고 하는 벤처기업의 컨설팅을 한 적이 있다. 본부장은 조직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적 접근을 하고 싶은데 무엇을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우선순위는 있느냐고 물었더니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의 대책, 점점 많아지는 직원 교육용 매뉴얼 같은 것을 먼저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2. 미군 정보통신 병과의 훈련전략
 
최근 미군 정보통신 병과의 고민과 해법이 사업 확장 시기에 놓인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최근 발간한 미 육군의 '정보통신 훈련 전략(2019)'을 참고했다.

미군은 최첨단 장비를 가지고 전세계에서 작전을 수행한다. 당연히 그들이 가진 정보통신 자산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간 미군의 작전환경과 정보통신 병과에 종사하는 장병의 능력 사이에 갭이 생겼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랫동안 전쟁을 하느라 최첨단 장비를 장병에게 보급, 교육, 숙달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미 육군 정보통신 병과가 '어떻게 해야 전쟁을 계속 치르면서 정보통신 병과의 능력을 변혁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충분한 예산과 시간을 투입해 연구했다. 연구의 전제는 '향후 미국은 항구적인 전쟁을 치를 것이고 기술은 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며 환경과 능력의 갭은 주기적으로 발생할 것이다'였다. 연구의 결과 및 제언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론 교육에 투자하라.
전장의 정보통신은 철저하게 실용적이어야 한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정보통신 병과 장병이 해야 할 일은 고도로 전문적이며 업무의 양은 거의 살인적이다. 그래서 전시에는 물론이고 평시에도 정보통신 병과 장병들은 주로 실무 교육을 받는다.

미 육군 정보통신 병과는 '전쟁통에 무슨 이론 교육이냐' 하는 기존 사고의 틀을 깨고 과감히 이론 교육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기초적 이론 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환경과 능력의 갭이 생길 때마다 매번 처음부터 다시 교육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병들이 이론에 기반한 시스템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새로운 장비가 전장에 보급될 때마다 정보통신 병과의 능력 전반이 일시적으로 '정전된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가 된다.
 
둘째, 다중 임무수행이 가능하도록 육성하라.
'한 분야의 전문가' 시대는 끝났다. '제네럴리스트로서의 관리자' 시대도 끝났다. 복잡하고 예측불가능한 미래 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 다수가 준비돼야 한다. 관리자 역시 여러 분야의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조직을 리드할 수 있는 다중 임무수행을 해야한다.
 
셋째, 자체적으로 보급지원, 부대방호를 할 수 있는 다기능 부대로 육성하라.
기존의 부대 편성은 기능에 충실했다. 공병이면 통로를 개척하고 장애물을 설치하는 부대, 통신이면 유무선을 개통하고 의사소통을 보장하는 부대였다. 그러나 오늘날은 다르다. 통신은 기존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그 스스로 전투부대로서 상당한 능력을 가진 적과 교전해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교육자로서의 장교의 역할이 부활해야 한다.
현대전의 기능이 분화되고 사용하는 기술이 첨단화되면서 미군 장교단은 전장의 의사결정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됐다. 자연 병사들의 교육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는 가벼워졌다. 전쟁에 투입되는 부대의 환경과 여건을 떠올려 보건데 장교가 교육까지 맡을 시간이 없었고, 첨단 기술 분야까지 가르치기엔 장교의 역량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사정이 다르다. 사용하는 기술이 워낙 첨단화되다보니 그것을 가르칠 정도로 이해하지 않으면 관련된 의사결정과 지시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위성을 사용하는 엑스밴드 레이더 기술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이 없으면 그것을 사용, 조정, 변경하도록 지시를 할 수 없다.
 

3. 미 육군 "정보통신 훈련전략" 적용해보기
 
가. 체계적 계획에 의한 직원 양성, 보수, 수시교육 실시
 
'현장에서 일하면서 배우라'든지 '직장은 배우려고 들어오는 곳이 아니야'든지 하는 말은 이제 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처럼 혁신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업무환경 하에서는 별도의 인력, 제도, 예산을 갖춘 프로그램을 갖추어 신입 직원을 양성하고 연차가 된 직원을 보수할 수 있는 교육해야한다. 또한 주목할 만한 현상, 새로 등장한 기술에 대해서는 수시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그것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은 기술의 혁신과 경쟁사의 발전 속도를 힘겹게 따라잡다가 결국 뒤처지게 될 것이다.
 
나. 순환보직파견근무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 제공
 
벤처 기업의 'venture'는 모험이란 뜻이다. 그러나 벤처 기업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직원은 모험의 기회가 없다. 자신의 책상과 모니터 앞을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이 많다. 모험의 기회를 갖지 못한 직원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다재다능해지길 기대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직원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직과 근무 체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여러 전문 분야를 경험할 수 있도록 보직을 순환하고 때에 따라서는 대기업이나 이종 업계에 과감히 파견해 시계를 넓혀줄 필요가 있다.
 
다. 인간관계조직관리 등의 전통적 요소 교육
 
예전부터 그랬지만 점점 더 '일은 힘들지 않은데 사람이 힘들다'는 호소가 많다. 비대면 활동이 많은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가 대면 활동이 많은 직장에 들어오면 매우 기본적인 의사소통 자체를 버겁게 여기기도 한다.

데이팅 어플리케이션 업체에 다니는 A의 경우 입사 직후부터 전문 역량을 갖고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를 높이 평가한 대표는 A를 팀장으로 임명했다. 그러자 A는 몇 달 지나지 않아 회사를 관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업무역량은 뛰어나지만 리더로서 인간관계, 조직관리를 도맡아 할 능력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별도의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 직원들에게 아주 기본적인 대화와 소통법, 갈등관리, 조직의 특성, 성과와 개인의 취향 등에 대해 가르치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 /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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