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2-09-14 20:16:00 수정 : 2022-09-14 20:19:42

노란봉투법 제정 운동, ‘원청 사용자성’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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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vol.377]
▲노조법 2ㆍ3조 개정 운동본부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동희 기자 dhlee@)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으로 다시 수면 위로 오른 '노란봉투법' 제정 운동이 이전과 달리 노동조합법 3조뿐만 아니라 같은 법 2조도 함께 개정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노조법 2ㆍ3조 개정 운동본부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부 출범을 알렸다. 운동본부엔 92개 시민사회단체와 4개 진보정당이 참여한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조영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박래군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 대표,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 남재영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목사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법 2ㆍ3조 개정을 연내에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노동조합법 3조 개정은 노조의 쟁의행위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회사가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말한다.

현행 노동조합법 3조는 "사용자는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운동본부는 노동조합법 3조에 구체적인 항목과 단서 등을 추가해 사용자가 노조 활동 전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를 하지 못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계는 쟁의행위를 한 노조(노동자)를 대상으로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가 노조 탄압 매뉴얼로 자리 잡았다면서 노란봉투법 제정을 촉구해 왔다.

노동계는 쟁의행위에 따른 손실과 책임을 노조에 돌리는 손해배상이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3권(단결권ㆍ단체교섭권ㆍ단체행동권) 위에 있을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운동본부는 노동계 요구를 이어받아 다시 한번 노란봉투법 제정 운동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노란봉투법 제정 운동은 이전에도 있었다. 19ㆍ20대 국회에서 노란봉투법이 발의되고 폐기되는 동안 법 제정 운동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법안 심사를 한 차례 거친 것 외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현재는 총 7개의 노란봉투법이 발의된 상태다.
 
이번에 눈여겨볼 대목은 운동본부가 이전과 달리 노동조합법 2조 개정도 주장한다는 점이다.

운동본부는 "노란봉투법이 노조법 3조의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하청노동자,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원청과의 단체교섭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이들의 단체행동은 불법파업의 규정을 벗어날 수 없다"며 "이에 따라 노조법 2조 개정도 동시에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가 높아졌고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됐다"고 했다.
 
노동조합법 2조 개정의 핵심은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이다. 운동본부는 노동조합법 2조 개정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원청을 상대로 한 하청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의 파업이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되면 앞서 손해배상 청구 문제가 발생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의 파업과 하이트진로 화물노동자(특수고용노동자) 등의 파업도 불법파업이 아닌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받게 된다. 손해배상 청구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김세희 민변 변호사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청에 대한 파업이 불법파업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구조와 노사관계 실질에 부합하도록 근로자성과 사용자성 개념을 확대하면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 범위 역시 축소된다"며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없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자는 사용자라는 것을 노조법 2조 개정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운동본부는 "이번 노조법 2ㆍ3조 개정 투쟁은 노동조합 및 당사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헌법에 보장된 시민들의 기본권 쟁취 투쟁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지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국민동의 청원 등 시민참여 대중 캠페인, 손배가압류와 원청 책임의 실태를 알리는 증언대회나 토론회, 온ㆍ오프라인 대중행동이 제시됐다.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노조 활동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문제 실태를 알릴 계획이다.
 
운동본부는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사용자와 대등하게 교섭하고 파업을 할 수 있어야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고 사회도 변화할 수 있다"며 "늦었지만 노동시민사회가 이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권이 훼손된 현실을 바꾸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운동본부는 올해 말까지 국회가 노조법 2ㆍ3조를 개정할 것을 요구한다"며 "운동본부는 시민들에게 노조법 개정의 필요성을 알리고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시민과 노동자들의 힘으로 반드시 노조법 2ㆍ3조를 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
이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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